에....... 원래는 17편으로 찾아뵈야 하는데. 이렇게 공지에 가까운 글로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세이브 원고가 다 떨어진 건 아니구요.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설정의 붕괴라고 하지요? 이야기의 내용이 더 진행하는 것이 무리일 정도로 어그러져 아무래도 그 부분을 수습한 뒤에 이야기를 진행해야 할 것 같아서 잠시 연재를 접어두게 되었습니다. (아직 세이브 원고가 다 떨어지려면 몇편 더 남았답니다.) 수습을 하는동안 새로운 편의 업데이트가 조금 늦어질 것 같아서 이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이렇게 부득이하게 제가 직접 독자분들께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왕 여러분들 앞에 주인공의 입을 빌지 않고 나왔는데, 그냥 들어가기도 섭섭하기도 한 것 같아. 그동안 주인공의 입으로는 말하지 못했던 두가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 괜찮지요?
1. '두가지 인생'에 대하여
이 작품은 Dogma Code라는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랍니다. 원래 이름도 '두가지 인생'이 아니라, Myth였다지요.........(나머지 두 편의 이름은 Folk Story와 Legend이랍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11년전 제가 모 게임의 팬사이트에 올린 팬픽소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때는 어찌어찌 완결을 지었는데(3부작이 아니라 '두가지 인생'부분이요) 그 내용의 수준이 차마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저급하고 중2병적인 내용이 많은지라 도저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고 싶지가 않군요 죄송합니다.......(마침 기묘하게도 글을 처음 올린 시기도 제가 중학교 2학년 이었군요)
뭐......... 댓글로 말은 안하지만 지금도 읽다보면 손이 오그라드신다면 할말은 없습니다. 다만,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x10000더 오그라들었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해봅니다. (누가 그럽디다. 어제는 오늘의 흑역사라고요)
그때 완결을 짓고나서 제 인생에서 제대를 시켰어야 했는데......... 이놈의 여운이라는 놈때문에 아직도 두 명을 제 머릿속에서 떠나보내질 못하고 있네요. 저란놈 찌질한놈........
어쨌거나 11년이라는 시간동안 여러 버젼의 초고를 대충대충 끄적거리다가 지우다를 반복하다가 보니, 저도 어느정도 경험이라는 것이 생기고, 제 글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팬픽이라는 태생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에서 벗어나 저만의 이야기로 재창조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이었습니다. 그래서 요 몇년동안 부지런이 팬픽의 냄새를 뺐던 것 같아요. 그야말로 주인공빼곤 다 바꾼 셈이지요.
p.s그러니........ 제 옛날의 흑역사는 검색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빌게요)
2. 두가지 인생에 등장하는 여러 지명에 대해
두가지 인생에는 여러 지명들이 등장합니다. 워터 프론트라던지, 뉴빌리지라던지, 이스트민스터라든지........ 나름 의도를 가지고 지어본 이름도 있고, 별 생각 업이 지어본 이름도 있지만, 기억에 남는 것들을 중심으로 몇개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워터 프론트......기억하시나 모르겠습니다. 1편에서 로키가 지하철을(생각해보면 1600년대에 지하철을 탄다는 것 자체부터 설정의 붕괴라는 거대한 이야기가 시작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타고 도착한 곳이지요. 그곳에서 찰리도 첫 출연을 하게 되었는데요.......좌우간, 이 지명은 경기도에 있는 수원시를 영어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별거 아니죠?)
이런식으로 한국의 지명을 영어나 이외의 언어로 번역한 곳이 몇몇 등장하는데요, 한번 여러분들도 찾아보셨으면 좋겠네요.
이스트민스터....... 아이리스가 사는 동네죠. 이건 영국 런던에 있는 웨스트 민스터에서 모티프를 얻었습니다. 그냥 웨스트 민스터로 할까 했지만........ 그럼 왠지 영국으로 배경이 한정되는 것 같아서 그냥 패러디를 해보았답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의 배경인 라스알게티, 이건 판타지 소설이나, 천문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짐작하겠지만 별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찾아보니까 라스알게티는 변광성으로 빛이........변하나봐요 신기하죠?
지금은 라스알게티만 등장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외에도 여러 대 도시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아마 그런 도시들은 라스알게티와 마찬가지로 별의 이름을 따서 지었습니다. 다들 우리가 알고있는 별자리에 한자리들씩 차지하고 있다니, 이 별이 어느 별자리에 있는 별인지 확인해보시는것도 나름 재미있겠네요. (저만 그런가?)
3. 이야기의 시점에 대하여
이 이야기의 시점은......... 굳이 이름을 지어보자면, 복수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서술의 주체가 두명이니.......
그동안 여러 버전의 초고를 작성하고 지워보기를 약 10년의 시간동안 반복해 보면서 여러 종류의 서술 시점을 연습해 보았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하는게 저에게 제일 잘 맞는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시점에도 한계는 있지요. 아무래도 주인공도 전지전능하지 못한 사람인지라 주어진 정보를 '자신의 입장'에 입각해서 해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로 인해서 정보의 공백, 누락, 혹은 왜곡이 일어날 수 있지요. 즉, 두 명의 주인공들은 여러분들에게 반드시 진실만을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그것을 보완하고 독자 여러분들에게 진실에 가까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서술자를 두명으로 설정했습니다. (잘했죠?) 여러분들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두 서술자가 숨기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이야기를 읽는데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4. 주인공들에 대하여
아시다시피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은 두 명입니다. 우선 로키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로키는 암살자 혹은 히트맨입니다. 가슴에 '비정한 마음'을 이식했고, 이를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 금이 갔지요? 원래 제가 의도한 것은, 로키가 이를 통해서 서서히 자신의 감정이라는 것에 눈을 뜨고, 서투르게나마 자신의 감정을 영위하게 되는 것을 바랬지만........ 10년이 한결같은 발필력으로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그건 제 영원한 숙제가 될 것 같네요.
아이리스는 수녀지요. 아이리스라는 인물이 10여년의 시간동안 캐릭터의 변화가 가장 컸었습니다. 팬픽시절 아이리스는 '전래동화', '구전설화'에나 나올법한 평면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지고지순하고, 숭고하며......... 여하튼 좋은말은 다 가져다 붙여도 손색이 없는 인물이었죠. 그때 당시 캐릭터의 의도가 로키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기도 했고........ 평면적인 인물을 창조하는게 더 쉬운것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10여년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아이리스를 다룰때는 생각을 달리해서 입체적인 인물로 재창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은 결실을 맺어....... 그렇게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인물이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허허허허허허허 이놈의 발가락 같은 손가락이 여러명 피를 보게 만드네요. 아무래도 아이리스의 캐릭터 역시 또 다른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5.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해서
그동안의 이야기는 로키와 아이리스가 각각 여러 사건을 경험했다면 (물론, 서로의 행위가 각자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치긴 했습니다만, 사실상 거의 남이라고 봐도 되겠지요) 앞으로의 이야기는 둘이서 같은 사건을 놓고 서로다른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넘어갈 생각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3부작을 위한 떡밥을 슬슬슬 뿌려나가야겠지요.
허허, 3부작이라......... 아직 1부도 끝나지 않았는데........ 그래도 제가 늙어죽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회수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분들도 힘내서 장수하셔요.
이야기에 대해서 잠깐 코멘트를 하는 식으로 하려고 했는데, 막상 글을 마치고나니 스크롤이 꽤나 짧아졌군요.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제가 직접 전면으로 나와 독자 분들과 소통을 하기 보다는, 전에도 그러했듯이 주인공의 입을 빌어 여러분들께 나서는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