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을 보다가 어느 의사가 쓴 글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기사 내용은 군의관으로 근무할 당시
자신의 부대에서 근무하던 한 병사의 이야기였다. 그가 군의관으로 전방 부대에 근무하던 중 호흡 곤란으로
의무대에 실려 온 한 병장을 진찰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청진기로 진단해 보아도 쉽게 기관지 천식을 앓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천식증세는 군 면제뿐만 아니라
조기 전역도 가능하여 안타까운 마음에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어릴 때부터
이미 천식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젊은이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이 사실을 숨기고 군대에 오게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병장으로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냥 치료만 해 주고 전역할 때까지 모르는 일로
덮어 주기를 부탁했단다.
그래서 이 군의관은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는 회피하는 일부의 젊은이들과 달리 이 병사의 반듯하고 건실한 생각이
너무 기특해서 그 뜻에 따르기로 약속하고 대신 약은 꼭 챙겨 먹으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이 병사의 경우는 자신의
병을 숨기고 군에 입대한 케이스이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질병을 치료한 뒤 다시 신검을 받아 입대한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일부 젊은이들 중에는 군 면제를 위해 고의로 질병을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 의사들 사이에서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젊은이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
사회에서 대접받을 수 있는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으로서의 권리만을 주장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병역의무만은 이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