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106:+::+::+::+::+::+::+::+::+::+::+:이 이야기는 암울했던 70년대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의 이야기다.
처음부터 그랬다. 나는 그녀석이 싫었다. 길게난 수염이나 새빨게 보이는 눈빛. 온몸이 온통 새까맣게 털로 뒤덮힌 짐승. 그리고 아이울음소리같이 그렁그렁대는 그 징그러운 울음소리.
예전 70년대만해도 집안 곳곳에 쥐가 하도 많아 [쥐잡는날]을 정해 동사무소에서 쥐약을 나눠줄때였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놈의 징그러운 쥐떼들은 부엌안에 놓아둔 생선이나 밥을 훔쳐먹기도 했고 잠자고 있는 이불위를 훌쩍 지나갈때도 있었다. 그녀석이 우리집에 오게된건 그런 쥐들을 해결해주기를 바랬던 아버지 때문이었다.
비대한 몸, 녀석은 게을렀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저놈 밥주지마.... 배가 부르니까 쥐를 안잡잖아.... 어머니는 그때부터 녀석에게 밥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녀석은 내가 새우깡을 먹고있을때 그렁그렁한 기분나뿐 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오곤했다. 나는 그런 녀석을 발길질해 쫓았다. 재수없는 자식..... 놈은 그때부터 쥐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날이갈수록 쥐들의 모습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속이 후련하다는 듯 했지만 그녀석에게 밥을 주지는 않았다. 분명 남아있는 쥐들을 해결하려는 생각 때문이었다. 녀석은 그래서 늘 배가 고팠던 것 같다. 쾡해진 눈을 번뜩거리며 어머니가 버린 쓰레기를 뒤지는 것을 볼때도 있었다.
그때 그런 녀석에게 밥을 주던 사람이 있었다. 이웃집에 사는 김씨 아저씨였다, 가족없이 혼자사는 불쌍한 아저씨.... 길거리에 휴지나 고물을 주어 팔아 근근히 사는 아저씨였는데 유달리 김씨 아저씨는 그 고양이에게 먹다남은 밥이나 생선찌꺼기 같은 것을 주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날....
무덥던 어느 여름날 장마비가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했다. 저지대에 살고있던 우리집은 서서히 물에 잠기기 시작했고 가족들은 간단한 짐을 꾸려 고지대에 살고있는 친척집을 향했다. 당연히 그놈의 재수없는 고양이를 챙길틈도 없이.....
그날밤을 친척집에서 세우고 비가 멋기를 기다렸다 우리집에 왔을때 집안은 온통 진흙과 쓰레기로 가득했다. 가족들은 전부 집안을 청소하고 치우는데 시간을 보냈다. 이틀을 매달린 끝에 대략 청소가 끝났을때.... 아버지가 문득 말했다. 그런데 나비(고양이 이름)는 어디있지? 글쎄요...안보이는걸 보니 물에 휩쓸려 갔나보네....
나는 오히려 기뻤다. 내 주위를 맴돌며 그렁그렁 하는 쇳소리를 내며 먹을 것을 탐하는 녀석의 모습을 안보게 되었다는 사실이 나를 즐겁게 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후 나는 그고양이 녀석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중에 갑자기 낯익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놈이다.... 놈은 죽지 않은거다... 나는 소리가 난쪽을 바라보았다.
헉....
나는 비명을 질렀다. 놈이었다. 그리고 놈의 입가에 뭔가가 물려있었다. 그것은... 사람의 손이었다. 시퍼렇게 퉁퉁 불은 사람의 손.... 놈은 나를 힐끗보더니 재빠르게 뛰어 바로 옆의 김씨 아저씨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집에와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는 내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함께 김씨 아저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간 순간 썩은냄새가 진동했다. 그것이 쓰레기와 진흙이 뒤섞여 썩는 냄새인지 아니면 다른 냄새인지는 알수없었다.
계세요?...김씨 아저씨?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방안으로 들어간 순간 어머니와 나는 너무나 놀라 얼어붙은 듯 서버렸다.
물에불어 퉁퉁불어 기괴하게 모습이 변한 김씨 아저씨의 썩어가는 몸위에 그놈의 재수없 는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살점이 여기저기 떨어져나간 몸에 허연 구더기들이 꿈틀대고 있는 참혹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