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 휴지통의 비밀...

issop 작성일 04.08.09 15: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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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6:+::+::+::+::+::+::+::+::+::+::+:요즘 딸아이는 이상해졌다.

아내와 사별하고 난뒤 도시와 떨어진 시골마을의 전원주택으로 이사온 다음부터 밝고 명
랑하던 딸아이는 말수도 적어지고 침울해져갔다.

처음에는 엄마를 잃은 충격과 낯선곳에서의 환경에 적을하기 힘들어서 일꺼라고 생각했는
데.... 어느날 우연히 그아이 방을 지나가는데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그아이는 누군가와 이
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노크를 하고 들어가 누구와 얘기하고 있었니? 하고 묻자 그아이는 침묵으로 일관했
다. 불쌍한 것... 이러다 이아이는 정신적으로 극한에 다다를지도 모른다.
나도 미쳐버릴 것 같았으니까.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딸아이를 보는 것이 견딜수 없던 나는 화
가나서 다그쳐 물었다.
은영아~ 너 왜그래?... 무슨일이 있니? 제발 아빠한테 얘기해 봐....

그제서야 딸아이는 얘기를 꺼냈다.

아빠는 제말 믿지 않을꺼예요.
제가 외롭고 심심할때면 그 아이가 나와 저와 얘기를 해요.
긴머리에 눈에서 피를 흘리고 있어 좀 무섭긴 하지만 그아이는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줘요.

그게 무슨소리야?.. 너 정말 어떻게 잘못된 것 아니니?

아니예요... 그아이는 이곳에 있어요...

딸아이가 가리킨 것은 양철로만든 커다란 휴지통이었다.
뚜껑으로 닫혀있는 방안에서 쓰기에는 좀 크다 싶은 휴지통이었는데.

나는 그 휴지통의 뚜껑을 열어젖혔다.
안에는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었다.
봐라~은영아... 아무것도 없잖니....

왜요? 아빠? 잘 보세요... 그아이가 웅크리고 앉아 아빠를 빤히 보고 있잖아요.....
그아이는 제게 용기를 줘요.
자기는 아빠가 어렸을때 죽어서 너무 외로웠데요.
그래서 제가 너무 부럽다는 말을 해요.... 그아이는 제 유일한 친구예요...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 아무래도 은영이를 정신병원에 치료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알았다...은영아. 쉬어라....

다음날 은영이와 병원에 가기위해 방문을 열었을때 은영이는 차분하게 내게 말했다.
아빠.~ 저 이제 괜찮아 졌어요.
그동안 아빠 맘 많이 아팠죠?
이제 정말 착하고 예쁜 딸이 될께요...

그랬다.
은영이는 그날이후로 예전의 은영이로 되돌아 왔다.
무엇때문 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전보다 더 밝고 귀여움이 많은 착한 딸로 되돌아 갔다.
전에 없던 어리광까지 부리면서.....
이제야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날은 집안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
그동안 청소는 늘 아내 몫이었기에 신경쓰지 않았는데 집안 여기저기에 먼지가 많이 쌓여
있었다.
은영이는 1층 거실을 분주하게 청소하고 있었는데 나는 은영이의 방에 있던 휴지통이 생
각났다.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기 위해 나는 은영의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쓰레기 봉투를 옆에 두고 휴지통의 뚜겅을 연순간 나는 심장이 멎어버리는 충격
에 휩싸였다.

양철 휴지통안에 가득 들어있는 잘려진 팔과다리 그리고 바로 피투성이로 썩어가는 은영
이의 머리가 흉측하게 입을 벌리고 포개져있었던 것이다.
구역질나는 피비린내와 함께.....

나는 부들부들 떨며 뒷걸음질 쳤다.
그때 등뒤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그것도 치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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