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xi 2화 -1

asasdgz 작성일 07.03.31 15: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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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의 의식불명상태로 비춰진 화면의 모습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뭔가 한구덩이를 벗어난 느낌이었는데 가슴이 꽉막히는듯한 느낌이었다.

 

만약 헌병이 저미친 헌병이 깨어나기라도 하면... 기억나는 내얼굴로 몽타쥬를 그릴것이고

 

나는.. 나는..

 

차라리 목격자가 없는 장소였기때문에 깨끗한 살인이 성공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딴것도 아닌..

 

나는 권총을 들고있었기때문에

 

지문이나 전혀 그런것이 남지않다.

 

불법으로 구입한 총기 이기에 총기 영수증 같은것도 없다.

 

그냥 겁만줄려고 산것이 심심해서 실탄도 구입하게 되고...

 

또한 오늘같은 사태를 만들게 되었다.

 

저녘 8시 뉴스가 끝났다.

 

밖에서 싹 다 바꿨다는 말이 들렸다.

 

동민이의 목소리였다.

 

나가보았다. 내택시는 번호판도 바뀌어져있고 시트도 깔끔했으며

 

전혀 오늘은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깨끗한 모습으로 서있었다.

 

동민이와 알바생이 사무실로 들어갈때...

 

난 차 뒷트렁크를 열어보았다. 이것 제발 꿈이길...

 

하지만 트렁크 깊숙히에 어렴풋이 살색의 무언가가 보였다.

 

난 동민이의 부름에 다시 황급히 트렁크를 닫았다.

 

왜그래?

 

동민이가 나에게 말을 던졌다.

 

아니야...

 

원.. 싱거운놈 ㅋㅋㅋ

 

동민이가 사람좋아보이는 웃음을 했다.

 

난 알바생과 동민이와 같이 그들의 저녘식사에 동참했다. 짜장면과 짬뽕...

 

짬뽕의 빨간국물이 오늘 나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것만 같았다.

 

그때 문득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만약 만약... 헌병이 깨어나지 않는다면... 혼수상태로 계속 있다면...

 

증거없는 총성은 살인미수죄가 적용되지도 않는다.

 

그렇게 되면... 나는 이 중년 남성의 자살만을 경찰에게 진술하면 되는것이다.

 

그럴려면... 그 중년남자의 총이 필요하다. 남자의 지문이 묻어있는...

 

난 황급히 차를 몰았다. 김포쪽으로 다시 달렸다.

 

어둑어둑해졌는데 과연 그총이 거리에 있을까?

 

아무리.. 김포가 인적이 드물었다고 해도 이런 장시간동안 그자리에 총기가 놓여져있을까?

 

제발..

 

한번도 믿은적없는 하느님 공자님 알라신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다.

 

손이 떨려왔다.

 

제발 24살의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 갑작스런 자살을 증명할수만 있다면...

 

낯익은 도로가 나왔다.

 

사람은 극도의 긴장 상태가 이루어진 곳의 풍경은 시간이 지나도 기억한다는 심리학자의 보고가 있다.

 

역시 심리학자들의 연구가 헛된것은 아니라는것이 비로소 내몸을 통해 느꼈다.

 

내눈에는 불과 몇시간전 그냥 지나쳐온 사건이 일어났지만 그냥 지나쳐온 도로였는데

 

옆에있는 표지판이니 전봇대니 생생하게 뚜렷하게 기억났다.

 

마치 몇번 왔던 곳 같았다.

 

난 헤드라이트를 켰다. 그리고 미친듯이 도로를 뒤졌다.

 

내 직감이라면 여기가 맞는데...

 

설마여기?

 

무릎으로 도로를 쓸드시 훑었다.

 

여긴가?

 

여기?

 

점점 더 다급해짐을 느꼈다.

 

지금 쯤 총이 나와준다면야 고맙지만..

 

총기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조그만 개머리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막막했다.

 

이성을 차리고 생각을 했다.

 

택시기사는 손님이없을때는 신문을 자주 읽는 편이다.

 

손님을 기다리기 위해서.. 역전에서 죽치다보면 나는 Focus 나 Metro 같은 (특정신문을 옹호하는건 아니다.)

 

공짜 신문을 보곤한다.

 

솔직히 돈주고 보기엔 아깝기 때문이다.

 

그때.. 난 메트로에서 봤던 언제적 신문인지 모르지만..

 

예전에 봤던 한구절이 떠오른다.

 

사람이 죽고난 48시간이 되기전엔 사람은 온기또한 남아있으며

 

지문이나 모든것도 정상인처럼 발휘될수있다.

 

난 그구절을 믿었다. 그구절을 믿지않으면.. 정말 길이없기때문에...

 

그래서 내 뒷주머니에 있는 나의 총을 찾았다.

 

헌병에게 의식불명이란 아픔을 준 나의 총...

 

그가족들의 슬픔이 그려지면서 나의 맘속엔 죄책감이 들지만...

 

지금은 하나라도 벗어나고 싶다.

 

중복된 농도 짙은 범죄의 짐을 하나라도 벗고싶었다.

 

그런데 씨발..

 

뒷주머니에 총이없다.

 

분명히 정말 분명히 총기난사후

 

뒷주머니에 총을 꽃아넣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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