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의 집시 9

풍경운영자즐 작성일 07.07.03 23: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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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놀래 그 자리에서 까무러치고 싶을 정도였지. 아니 정말 미치고 싶었어. 그리고 어떤 미친놈이 이런 천벌 받을 짓을 저질렀는지 몰라 답답했지. 눈앞에 있다면 당장 찢어 죽여 버리고 싶었어. 그런데 냉동실 안에 있는 것은 아내와 장모님의 머리뿐이더군. 딸아이가 보이지 않았어. 나는 설마 녀석이 이런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짓을 저질렀다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채 녀석만큼은 살아 있겠구나 라며 걱정했던 거야.”

 

사내는 탄식을 하며 말했다.

 

“나는 비통한 마음속에서 놀랍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일이었기에 어이가 없었다네. 거의 실신한 사람과 다름없었지. 어느 놈이 철천지한(徹天之恨)이 있어 우리 집안을 몰살 시켰는지 알 도리가 없었지. 그렇다고 우두커니 부엌에만 있을 수는 없었어. 그때, 마침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누군가가 다가오더군. 경황을 잃은 나는 눈에 보이는 아무 칼이나 집어 들고 무작정 침입자를 향해 덤볐네.”

 

명근은 깨달은 것이 있어 말했다.

 

“그 칼이 지금 들고 계신 대도(大刀)겠군요?”

 

사내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사내의 말이 이어졌다.

 

“침입자라고 여겼건만 마당에 서 잇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내 딸이었어. 이 칼을 들고 서 있는 나를 보자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지.

 

<아, 아빠. 뭐 하시는 거예요?! 그 칼로 절 죽이시려는 거예요? 그런 거예요?!>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바닥에 떨구며 딸을 향해 다가갔다. 딸이 무사하다는 것에 감격했어.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 그러나 딸아이는 내가 다가갈수록 뒤로 물러나며 비명을 질렀네. 새하얗게 질린 그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허허…….

 

<무사하구나, 무사해! 하느님이 널 보우하셨어.>

 

그 자리에서 나는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해 큰절을 올렸지. 반면 딸은 뒤로 돌아 화장실 뒤쪽으로 도망을 치는 거야. 너무 놀랬으니 당연한 결과였지.

 

<얘야, 도망치지 말아라. 이 애비가 잘못했다!>

 

화장실 뒤쪽은 대나무 숲이었지. 그 짧은 순간에 딸은 어디론가 숨어서 보이지가 않았다. 녀석이 산에서 길을 잃은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또다시 길을 헤매면 어찌하나 싶어 녀석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숲을 뒤지기 시작했지.

 

그때 땅 아래에 움푹 패인 곳이 있었는데, 미쳐 살피지 못하고 무언가가 내 발을 걸어서 그만 넘어지고 말았지. 그렇게 넘어짐과 동시에 내 목과 가슴에선 날카로운 무언가가 느껴졌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이 공격을 했는데, 그것은 피아노 줄이지 않은가!

 

하마터면 나는 그 피아노 줄에 의해 목이 잘릴 뻔한 거야.”

 

명근은 슬쩍 사내의 목을 바라보았다. 가느다란 흉터가 보였다.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 때문에 눈 여겨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흉터였다.

 

“나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살인자가 숲에 있다는 생각과 숲을 헤매고 있을 딸을 생각하니 아찔했지. 그런데 그때 내 딸의 비명이 들렸어.

 

<살려줘요, 아빠!>

 

나는 급히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해 달려갔다네. 그런데 웬걸, 이번에도 썩을 놈의 피아노 줄이 다시 한번 내 목을 자를 뻔하지 않겠는가! 그때서야 나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꼈지.”

 

사내가 한숨을 내쉬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내 딸이 지금 날 죽이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었던 거야. 그래서 발걸음을 조심히 하고, 주변을 경계했네. 그렇게 몇 분 가량을 대나무 숲에서 맴돌았지. 그러나 곧 눈이 침침해지고, 정신이 어질어질해지더군. 그때 뒤에서 부스럭대는 소리와 함께 내 딸아이가 모습을 드러냈네. 딸아이의 손에는 이 대도가 들려 있었어.

 

<흐흐……. 용케도 머리가 안 떨어지셨군요. 사람 뇌가 급격히 활동하고 있을 때 순간적으로 떨어지면 그 맛이 더 뛰어나는 법이거늘, 날 실망시키는군요. 아빠.>

 

나는 믿을 수가 없었지. 눈으로 직접 보고 있음에도 인정할 수가 없었어. 그리고 딸아이의 말 중에서 맛이 뛰어나다라는 말을 헤아리는 순간 냉동실에 있던 장모님과 아내의 머리가 번쩍 생각났지. 쩍 벌린 그 입에는 혀가 없었던 거야. 그리고 딸아이에서 발견되었던 요리 책! 뛰어다니는 원숭이는 사람으로 대입을 시킬 수가 있잖은가. 이 모든 것이 딱딱 맞아떨어지더군.

 

<네, 네가 이 모든 것을 네가 저질렀느냐! 아니지? 넌, 넌 내 딸이잖아. 얘야, 너가……. 너가……. 널 태어나게 해주신 어미와 조모(祖母)를 죽이고 지금은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냐? 아니지? 아닌 거지? 제발 아니라고 해다오, 제발!>

 

 딸은 미소를 지었다.

 

<그 피아노 줄에는 제가 만든 독이 발라져 있어요. 아마 지금쯤이면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시고, 의식도 흐려질 거예요.>

 

<말도 안 된다! 네가 그럴 리가 없어!>

 

<왜 말이 안 된다는 거예요? 눈으로 직접 보고 계시면서!>

 

목에서 줄줄 흐르는 피와 쓰라림이 더욱 심해졌지만 찢어지는 마음의 고통과는 비교도 할 수가 없었지. 딸아이는……. 내 심사(心思)를 알지도 못하고 이렇게 말하는 거야.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게 뭔지 아세요? 세상의 빛을 보지 않은 가장 순수한 존재. 바로 뱃속의 있는 태아와 사람의 혀, 눈이에요. 마침 재료가 부족하던 터였는데 잘됐군요.>

 

녀석은 갑자기 앙천대소(仰天大笑)를 하였다.

 

<그만! 그만해라. 내…내 심장이 지금 터질 것 같구나.>

 

<걱정 말아요. 아빠의 그 심장도 제가 맛있게 먹어 드릴 테니까!>

 

<넌 지금 악마에게 조정을 당하고 있는 거야! 정신차려!>

 

딸아이는 나를 노려보았다. 사뭇 교활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지.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

 

<내가 바로 악마인데 누가 나를 조정하죠?>

 

<뭐라고?!>

 

딸아이가 사악하게 웃었다.

 

<제가 바로 악마라고요. 당신의 딸은 죽은 지 이미 오래되었죠. 후훗, 악마는 인육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호호홋!>

 

그때서야 나는 눈앞에 있는 딸아이가 육체만 내 딸일 뿐 진짜 딸아이가 아닌 것을 깨달았다네.”

 

명근이 중간에 말을 가로막았다.

 

“알겠군요. 이 일은 세계에 떠도는 수수께끼 중에 여러 번 거론된 적이 있었습니다.”

 

“뭐라고?”

 

“제가 미스테리한 사건에 관심을 좀 두고 있거든요. 제 친구와 함께 여기 수봉산으로 온 것도 수봉산의 실종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서였어요. 비록 머리가 똑똑하지 못한 탓에 정확하게 결론을 내어서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이것은 구생신(俱生神, Saha-deva) 인 것 같아요. 아니, 틀림없군요.”

 

“구생신?”

 

“네. 사람은 선과 악이 구분된 행동을 하죠. 자신이 행하는 행동이 선인지 악인지 확실히 알면서 행동합니다. 대체로 사람은 선하기 위해서 노력하거든요, 그러나 반대로 인간의 선과 악의 과보는 자연의 이치가 행한 바 그대로 응한다(數之自然 應其所行)고 우기는 아주 무식한 심사가 있는데 이게 바로 구생신이라고 일컫죠.”

 

“난 자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어려워서 통 알아들을 수가 없겠네.”

 

“뭐, 여러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수봉산에서 따님의 머리가 정말 미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귀신에게 정신이 뒤집어 씌어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취할 수도 있죠. 하지만 스스로를 악마라고 지칭하며 사람으로서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은 행한다는 것은 구생신, 즉 도플갱어의 특징이에요.”

 

“……자네의 말이 맞네.”

 

“네?”

 

“자네의 말대로 구생신이 맞다는 말일세. 내 딸뿐만 아니라 수봉산에 갔다온 모든 사람들이 악한 쪽으로 변했으니 구생신이 아니고 뭐겠는가!”

 

사내는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미 재로 남겨진 담배를 땅에 떨궜다.

 

“나는 내 딸을 죽인 것이 아니야. 그 구생신을 죽인 것이지…….”

 

“결국 그 괴물을 죽이셨군요.”

 

명근은 차마 따님이라고 말할 수가 없어서 괴물이라고 칭했다.

 

사내가 계속 말했다.

 

“그때 딸아이의 얼굴이 악마로 보였네. 십 수년간 딸아이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던 내 모든 것들이 산산이 부서진 것을 느낄 수가 있었지. 그런 나를 향해 딸아이는 이 칼을 내리쳤네. 나는 세상에 살아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느끼고 그 칼을 피하지 않았어.”

 

명근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것 참 이상하군. 칼을 맞으셨는데도 살아남으셨다는 건가?’

 

“그런데 그때 아내와 장모님, 그리고 세상에 떠났다는 내 딸이 눈앞에 보이는 거였어. 그들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이대로 억울하게 죽을 셈이냐면서 애원하더군. 나는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손을 들어 구생신이 내리치는 칼을 쥐었지.”

 

“맨손으로요?”

 

“그때의 상황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네. 계집아이가 힘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내가 칼을 쥐자 구생신 놈은 놀라며 칼을 쥔 손에 더 힘을 주더군. 하지만 나는 생사(生死)가 걸렸고, 아내와 장모님, 그리고 딸아이의 육신(肉身)을 거두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어서 맨손으로도 쉽게 칼을 빼앗을 수가 있었지. 칼을 빼앗긴 구생신은 이제 도저히 날 죽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칼을 내리쳤다네. 그런데 놈은 그 칼을 한번 피하더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처절하게 소리치는 거야.

 

<아빠, 살려줘요. 잘못했어요. 아빠!>

 

나는 멈칫거리며 칼을 내리치지 못했어.

 

<흥, 어리석은 놈!>

 

그 짧은 순간을 이용해서 놈은 내 눈에 흙을 뿌리고 달아났지.

 

나는 눈을 뜨기 위해 안간힘을 부리며 칼을 휘둘렀다.

 

<이 괴물 년! 죽여버릴테다!>

 

그렇게 헤매는데 심한 구린내가 풍기더군. 그때서야 내가 서 있는 곳이 화장실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네. 화장실의 건너편에는 부엌이니까 녀석이 분명 칼을 들고 나를 공격할 것이 틀림없었어. 나는 필사적으로 눈을 뜨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가 그만 실수로 발을 헛디디고 말았지. 빌어먹게도 내 한쪽 발은 그 조급한 순간에 똥물에 빠지고 만 거야. 이 광경을 본 놈은 깔깔대며 웃었다.

 

나는 화가 나서 있는 힘껏 발을 쳐 올려 놈의 얼굴에 똥물이 튀도록 했지. 그러자 녀석은 매우 분개해 하며 죽어라 하면서 덤볐다. 그때는 이미 내 눈이 원상복귀 된 상태였고, 나 또한 필사적이었기 때문에 덤벼드는 녀석의 복부를 강하게 때렸다. 녀석은 신음을 토하며 몇 걸음 물러서더니 다시 덤벼들더군.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에 들린 이 대도로 녀석의 머리를 내리쳤지.”

 

명근은 사내의 손에 들린 대도를 바라보았다. 비록 괴물이긴 하지만 자신의 딸의 몸을 그 칼로 직접 죽였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가족의 살을 뜯어먹는 괴물이나, 그 괴물을 죽인 사내나 모두 똑같이 끔찍하기만 했다.

 

사내는 계속 말했다.

 

“나는 미친 듯 놈에게 칼을 내리쳤지. 놈은 비명 한 번 지르지 않고, 두 눈을 부릅뜬 채 나를 쳐다보았어. 머리에서부터 흐르는 피를 의식이 흐려지는 가운데서도 핥아먹으며 이렇게 말하더군.

 

<내 피…달콤한데……. 흐…흐흐……!>

 

나는 소름이 돋았다. 그것도 잠시, 싸늘하게 식어버린 녀석의 몸을 보자 눈물이 흘러내렸지. 아무리 괴물이라 하더라도 내 딸이지 않은가. 난 녀석의 시신을 부여잡고 그 자리에서 통곡했다네. 그 후 나는 3년 간 수봉산에 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궁과도 같은 수봉산의 지리를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지. 내 딸의 시신은 이 곳에 분명히 있을 게야.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문젯거리도 아니야. 딸아이를 찾기 전까지는 난 이 곳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네. 벗어날 수가 없어…….”

 

말을 마친 사내의 눈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래서 이 곳을 나가지 않으시는 것이었구나.’

 

잠시 긴 침묵이 이어졌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사내였다.

 

“자네의 친구는 이미 그 괴물 놈에게 목숨을 잃었을 것이야.”

 

명근은 그의 말에 진오가 걱정이 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안절부절못하며 사내에게 물었다.

 

“녀석을 구해야 해요.”

 

사내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미 늦었어.”

 

“지금이라도 가야 한다고요! 그 녀석은 제 생명과도 같습니다. 어디에요? 어떻게하면 갈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나도 내 생명과도 같은 딸아이를 괴물에게 빼앗겼어!”

 

“그, 그렇지만…….”

 

“자리에 앉게.”

 

“나가는 방법을 아신다고 하셨잖습니까? 절 도와주세요.”

 

“이보게. 나도 소중한 사람을 잃은 그 슬픔을 잘 알아. 그런데 그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내버려 둘 것 같은가? 왜 그렇게 생각이 짧나? 우리가 직접 가지 않아도 괴물 녀석은 이곳으로 찾아 올 것이야. 바로 자네를 죽이기 위해서 말이네!”

 

명근의 머릿속에는 ‘괴물이 직접 찾아와 자신을 죽인다.’ 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다.

 

“저를 죽여요? 그럼 진오는? 진오도 죽입니까?”

 

“자네의 말처럼 구생신은 인간들이 나쁘다라고 여기는 것을 도리어 당연한 것처럼 행하지. 그런 족속들이 사람 죽이는 것을 대수로 여기겠나?”

 

명근은 처연하게 외쳤다.

 

“맙소사!”

 

사내는 탄식을 하며 말했다.

 

“괴물은 자네의 친구를 처리했을 게야. 이제 남은 것은 자네의 목숨이니 미리 대비하도록 하게. 나도 성심껏 도와주도록 하지.”

 

명근은 진오에게 무슨 봉변이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 얼굴이 그만 누렇게 변했다.

 

당장 사내에게 물었다.

 

“괴물이 들이닥치기 전에 미리 우리가 찾아가도 되지 않겠습니까?”

 

“여기는 공간의 문이 있네. 보이지 않는 공간의 문이 있지.”

 

명근은 흠칫 거렸다.

 

그가 말하는 공간의 문이란 바로 워프현상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 공간의 문은 하루에 3번씩 열리곤 하지. 8시간에 한번씩 말이야.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그렇게 인상을 쓰고 발악을 하여도 다 소용없네. 기다리는 것 외에는 별 수가 없어.”

 

“이런 젠장할! 빌어먹을!”

 

명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잠시라도 진오의 곁에서 떠나면 안되었다. 설사 볼일을 보는 생리적인 현상이 일어났더라도 말이다. 그 당연한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어 무척 후회가 되었다.

 

진오의 얼굴이나, 아니면 자신의 얼굴을 하고 있을 도플갱어가 흉악한 표정으로 진오를 무자비하게 학살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시려왔다.

 

‘진오야, 제발……. 제발 무사해다오! 제발!’

 

사내의 말대로 지금은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조급함을 감추지 못하는 명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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