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의 집시 15 -에필로그- 집시2편 집착 기대해주세요.

풍경운영자즐 작성일 07.07.03 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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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에필로그)-


 

 

고스트 하우스의 비밀
   진오는 집으로 돌아온 즉시 파일로 만든 사진들을 지카 홈페이지에 올렸다. 식인화와 관련된 자료와 고스트하우스의 체험. 수봉산의 비밀 등을 모조리 밝혀내서 게시판의 공지로 크게 띄웠다.
   지카 홈페이지는 풀려진 미스테리의 사건에 한창 시끄러웠다. 그 중에서 자료실에 올려진 사진이 합성이 아니냐며 의심도 받았고, 거짓말을 지껄인 것이 아니냐며 비난까지 받았다.
   진오는 김춘호씨의 사진과 똥물을 뒤져서 나온 뼛조각, 피아노 줄 등을 찍은 사진을 뒤이어 올려놓았고, 3년전 김춘호씨가 겪은 도플갱어 사연도 올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짓말이라며 진오와 명근을 욕했지만 15일 후 3년 전, 수봉산에서 실종되었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도로 자취를 감추었고 그 뼛조각이 수봉산에서 발견되었다며 언론에서 보도가 되자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언론에서 떠들어대기를 15일 전 동시에 실종된 사람들의 것으로 보이는 뼛조각은 3년 전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지카 홈페이지는 평소보다 몇 배 이상의 방청객이 늘었다.
   또한 김춘호씨를 추모하는 글 또한 적지 않게 올라왔다.
   3년 전 자신의 친딸을 죽였다는 죄명으로 짐승보다 못한 놈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김춘호씨는 지카 홈페이지에서나마 ‘자식을 사랑한 진정한 아버지.’ 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수봉산의 실종사건은 종결되었다.
   그 후로 수봉산에 들어가도 실종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                    *                      *

   늦은 새벽, 진오는 명근이 잠이 든 틈을 타 컴퓨터 앞에 앉아 메신저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HERMIT(은둔자) : 진오님. 이번에도 역시 잘 마무리를 하셨던 데요. 고스트하우스의 정체가 고작 식인화의 농간이었다라……. 식인화를 실제로 보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인간타롯(박진오) : 홈페이지에 올린 데로 불쾌할 뿐이었다.

 

HERMIT(은둔자) : 그래요? 그럼 제가 몇 마디 해도 괜찮겠습니까?

 

인간타롯(박진오) :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HERMIT(은둔자) : 진오님이 올린 사진을 보고 말씀드리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요. 몇 천년 전 중국의 역사를 보면 주왕(紂王)이라고 하는 아주 못된 폭군이 있었습니다. 그 주왕에게는 두 명의 애첩이 있었다는데 한 명은 달기(?己), 또 다른 한 명은 바로 교첩(蛟妾)이죠. 그 중 달기는 사람을 홀리는 재주를 지닌 천년 묶은 여우라는 설이 있고, 교첩은 사람을 한 명, 혹은 두 명씩 잡아먹는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여의주를 잃은 용과 같다고 하네요.

 

 

 

모니터를 바라보는 진오의 얼굴이 점점 굳어져갔다.

 


인간타롯(박진오) : 네 말은 식인화가 교첩이다?

 

HERMIT(은둔자) : 정확하게 단정지을 수는 없죠. 다만 당신의 사진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교첩이 떠오른 것뿐이거든요. 두 팔을 벌린 줄기는 용의 앞발 같더군요. 그리고 수봉산에 다녀왔던 사람들은 모두 고약한 성품을 지녔다면서요? 그럼 딱 맞아떨어지네요. 주왕은 몸집이 크고 당당했으며 힘도 세어 단단한 뿔을 한 손으로 부러뜨릴 수 있었고 또 물 속에 들어가 교룡(蛟龍)을 죽일 만한 담력이 있었으며, 총명하고 성격도 담백한 영웅호걸의 기개를 지닌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성품은 난폭하면서도 잔인하게 변했다죠. 어떻습니까? 정말 딱 맞아떨어지지 않습니까?

 

인간타롯(박진오) : …….

 

HERMIT(은둔자) : 주왕은 백성들의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향락만을 위하여 그들의 고혈을 짜내었기 때문에 모든 백성의 증오를 받게 되죠. 결국 그는 달려드는 백성을 피해 스스로 성에 불을 지르고, 분신자살을 하여 죽게 되는데 그의 애첩인 달기도 따라 죽었다지만, 그 어디에도 교첩은 보이지 않고 자취를 감췄다네요.
   인간타롯(박진오) : 흐음. 네 말도 일리가 있군. 아름다운 여인인 동시에 괴물이라고 하니 꽃. 즉, 식인화일 수도 있겠어. 난 여기까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HERMIT(은둔자) : 아, 우연히 떠오른 것뿐입니다. 추켜세우지는 말아요. 아무리 그래도 당신은 똑똑하니까.
   인간타롯(박진오) : 언제 모습을 드러낼 거지?
   HERMIT(은둔자) : 후훗. 조만간 당신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쭈욱 지켜봤지만 너무 마음에 드네요. 이젠 당신이 저를 마음에 들어할 차례이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인간타롯(박진오) : 조만 간이 어느새 사 년 되었다는 걸 명심해.
   HERMIT(은둔자) : 네. 명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 에요. 이제 곧 있으면 당신 앞에 제가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인간타롯(박진오) : 너는 명근의 정체도, 내 정체도 모두 알고 있었다. 나타나려면 빨리 나타나도록 해. 기분 나쁘게 감시 따위나 하지 말란 말이야.
   HERMIT(은둔자) : 이제 그런 일은 없을 테니 염려 말아요. 자, 그럼 다음 의뢰를 해볼까요?

 

 

 

 

 

 


― 집시 2. [집착]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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