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살인자의 사랑이야기

치즈송이 작성일 07.12.16 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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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모방작이아닌 창작작임을 알려드립니다.

(cemetery 를 기다려주시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있다면 2화는 오늘 저녁 혹은 내일 오후쯤 올라올 것임을 미리 말해두는 바입니다.)


어느 살인자의 사랑이야기


메리는 올해 29인 여성이며 한 남자의 아내다. 그는 평범한 셀러리맨인 남편 로버트와 함께 교외의 작은 마을에서 함께 살고있다. 결혼한지는 올해로 2년 그리고 아이는 아직 없다.

마을 안팍에서는 그들의 소문이 자자하다. 바로 그 누구라도 인정 할 수 밖에 없는 닭살커플로.... 실제로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으며 여느 신혼부부들이 한번씩 겪게 되는 부부싸움도 아직 한번도 경험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마을사람들은 둘 사이에 아이가 없는 것을 매우 이상하게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이가 없냐는 질문에 "둘이서 충분히 즐기고 싶다." 고 웃으며 대답하기 일수였으므로 이제 마을사람들도 그러려니 하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부부에게 일이생겼다. 남편 로버트가 아침에 일터로 나간 뒤에 실종되어 버린 것이다. 메리는 즉각 회사에 연락을 하였지만 회사쪽에선 정시에 퇴근하였다는 말을 했으므로 메리는 로버트가 사정상 외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하지만 평소 금술이 좋던 두 부부였기에 로버트의 갑작스러운 외박 소식은 마을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리가 없었고 결국 경찰들이 로버트 수색에 나서지만 마을주변, 직장주변 그 어느 곳에서도 로버트의 흔적은 발견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실종사건이 발생과 동시에 어떠한 괴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 지방에서 몇일째 일어나고 있던 의문의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인데 로버트가 그 살인자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소문이었다.


여기서 잠간 이 사건의 정황을 설명하자면 한 살인마가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해체시켜 그 피와 여러 체액으로 그 주변 땅을 붉게 물들인 사건으로 현재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사건의 희생양이 되었다.


이러한 괴소문에 의해 메리의 마음고생은 날로 심해졌으며 결국 1주일 후 수척해진 메리에게 해체된 시체가 발견되었으며 그 옆에는 로버트의 옷가지들과 여러 소지품들이 널려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메리는 결국 그자리에서 졸도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 사건은 사실상 로버트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고 그 뒤 3달동안 아무 일도 없는 듯 하였지만 3달 뒤 건강을 회복해가는 메리에게 한통의 편지가 배달되면서 다시 불거진다.


그 편지의 봉투에는 '메리에게' 라는 글씨가 써있었다. 메리는 봉투에서 편지를 꺼내 펼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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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에게

나 로버트오.
당신에게 이제와서 편지를 쓰게되어 정말 미안하오. 하지만 나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소. 지금부터 말할 것이 바로 그 사정에 대한 이야기오. 그리고 그에 앞서 당신에게 뒷내용을 읽기전에 마음에 준비를 해두라는 이야기를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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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초조한듯 심호흡을 한번 한 뒤 다시 편지지로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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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가겠소.
사실.. 난 정신병자였다오. 검사 결과 뇌의 전두엽이라는 부분이 손상되었다고 들었소. 그리고 이 전두엽이라는 부분이 손상된 사람은 죄책감 따위의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되기 때문에 이들중에는 살인마가 많다고 하오. 그리고 이들을 [사이코패스] 라고 부르오.
유감스럽게도 나 역시 사이코패스 라오..

언제부터인가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심장에 검을 꽂아 넣고 싶고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고 싶고 팔다리를 톱으로 자르고 싶어졌소. 나는 나 자신을 필사적으로 억눌렀지만 결국 참을 수 없었소.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나는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소. 제일 처음 죽인사람은 젊은 여자였소. 퇴근길 혼자 길을 걷는 여자의 뒤로 다가가 목을 졸라 살해했었던거요. 그렇게 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소. 처음에는 한달에 한번 꼴로 죽이다 점점 열흘에 한번, 일주일에 한번, 심지어는 하루에 한번까지도 죽이게 되었소. 그리고 그런 날들이 반복되던 어느 날 난 당신을 만난거요.

당신과 있으면 내 마음속의 살의를 억누를 수 있었소. 내 마음속의 왠지모를 공허함도 채워지는 느낌이였소. 그리고 당신과 결혼하면서 나는 점점 살인이라는 것을 잊을 수 있었소.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도 오래가지 못하였소.

어느 날 퇴근길 나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한 노인을 발견하였고 그 노인을 목졸라 살해했소. 그렇게 또다시 나는 의미없는 살인을 시작하였소.

살인은 마치 마약같은 중독성으로 나를 사로잡았고 나는 필사적으로 싸웠지만 지고 말았소. 하지만 집에서 만큼은 그런 살의를 조금은 억누를 수 있었던 것 같소. 사실 이제와서 말하건데 당신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소. 미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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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 메리는 잠시 멍한 상태로 있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계속 읽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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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결혼한지 1년 하고도 8달이 지났을때 나는 문득 한 여자를 죽이며 뭔가 허전함을 느꼈소. 그 허전함은 사람을 죽이지 않을때의 공허함과 매우 비슷했소. 마약을 먹으면 먹을수록 좀 더 강한것을 원하게 되듯이 나역시 좀더 강한 자극이 필요 했던 것 같소. 그리고 마침내 나는 살인에 예술을 부여했소!

목을 조르기만 해서 죽였던 나에게 하얀 피부속에서 나오는 붉은 피들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소. 그리고 난 그때부터 살인을 계획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하였소. 경찰들이 추적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 부터였소. 하지만 나는 그럴때마다 경찰들에게 도전이라도 하듯 사람을 죽여나갔소. 아니 나의 살인은 살인이 아닌 예술이었소. 토막난 시체의 살점에서 피와 체액을 짜내 땅을 물들이며 나는 어렸을적 그림을 그릴때 같은 기분을 느꼈소. 나에게 살인이란 살인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요.


(물론 당신은 이런 나를 미쳤다고 생각 할 지도 모르오. 아니 분명 미쳤다고 생각 할꺼요. 맞소. 난 미쳤소.)


난 그렇게 수 많은 사람을 나의 예술의 도구로 사용해왔소. 그렇게 나의 예술이 절정에 다달았던 어느날 나는 생각 했소. 꼬리가 길면 밟히듯이 경찰들이 나를 붙잡는 날도 이제 머지않았다고.... 나는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소.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죽음으로 위장시키는 방법을 떠올렸고 어느 날 한 남자 기절시켜 그의 옷과 소지품을 챙긴 뒤 그에게 내 옷을 입히고 소지품을 그의 주위에 던져놓았소. 그 뒤에 그를 또한번 평소 하던 방법으로 죽였소.

하지만 나는 그를 죽이면서 다른때와 다른 비통함을 느꼈소. 아마 그것은 내가 죽었다고 생각할 당신에 대한 감정이었을 것이오. 그리고 나는 난생 처음 내 자신이 못난 것을 느꼈소. 이렇게 사랑하는 당신에게 해준 것도 없는데 허구헌날 살인이나 저지르며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소. 그래서 난 이 편지를 당신에게 보낸 거요.

사랑하는 여보.

제발 내가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사랑의 표현을 할 수 있게 해주오. 날 용서해주오. 난 당신을 만난 뒤에 바로 자수를 하겠소. 지금 자수를 한다면 사형을 면치 못할 나지만 마지막으로 당당하게 당신에게 고백하고 싶소...

만약 이런 내 마음을 받아준다면 x월 x일에 xxx가 34번지 여관으로 와주오. 그곳이 지금 내가 묵고있는 곳이오.

그럼 이만 쓰겠소. 사랑하오.

로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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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모두 읽은 메리는 그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서는 쉴세없이 눈물이 흘렀다.
로버트에 대한 사랑과 로버트에 대한 충격이 한대 뒤석인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메리는 이런 자신을 한탄했다.

그토록 사랑하던 남자를... 잃게 된것이다... 적어도 메리가 알던 로버트는 그런 살인마가 아니었기에 메리는 그 장소에 나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늘은 그 것을 원하지 않았는지 순간 메리에 눈에 남편과 찍은 사진이 들어오게 하였다. 지금으로부터 반년 전 그러니까 시간대로는 남편이 살인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찍었다고도 할 수 있는 사진이었다.

메리는 그 사진을 보며 생각했다.
'지금의 로버트는 저때의 로버트로 돌아가 나를 마지막으로 만나 당당하게 죽고싶은 거야.. 그러니까 나는 로버트를 만나야해..'

메리는 마음을 다잡고 눈물을 훔치며 일어섰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갱생을 하려 한다면 기꺼이 도우리라...


약속한 날짜가 왔다. 메리는 집을 나서며 로버트와의 추억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찰나에 메리는 약해지면 안된다고 스스로에게 말을걸며 마음을 다잡았다.

메리가 도착 한 곳은 한 허름한 여관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로버트가 서있었다.


"오 사랑하는 메리.. 와주었구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로버트는 메리를 보자마자 달려들어 포옹하며 말했다. 그의 눈시울이 붉어져있었다. 그리고 한참동안의 그런 재회의 기쁨이 오간 뒤 로버트가 말했다.

"메리.. 마지막으로 당신과의 한때를 보내고 싶구려.. 여관 뒷편에 예쁜 정원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지 않겠소?"

"네.. 좋아요.."

메리와 로버트는 정원 뒷편으로 갔다. 순간 펼쳐진 아름다운 정원에 메리는 푹 빠지고 말았다. 사랑하는 로버트와 함께니 더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정원이었다.

순간 거친 손이 메리의 목을 감싸 조이기 시작했다.

"..케..케..로..로버트..오..왜.."

메리가 로버트의 손을 필사적으로 잡아밀며 겨우 말했다.

"사랑하는 메리.. 나는 당신에게 마지막 선물을 해주고 싶었소. 그것은 당신을 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것!"

로버트의 광기어린 미소가 메리의 눈물고인 눈동자에 비쳤다.


여관주인의 신고에 출동한 경찰이 그를 연행해 갈 때에도, 의욕 없는 국선변호인이 변호할 의지가 없음을 말했을 때도, 1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을 때도, 제판관에게 상고는 없음을 말할때도, 사형집행 날을 기다릴 때도, 목사가 자신에게 기도를 해줄 때도, 거친 밧줄이 목을 감쌀 때도, 교수대에 바닥이 꺼질때도 그리고 마지막 심장이 서서히 멎어 갈 때까지도.....
그는 그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마지막 예술 작품... 자신의 아내의 피로 물든 꽃들이 가득 찬 섬뜩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본 한 겁쟁이의 일그러진 표정을 * 못한 것을 아쉬워 할 뿐이었다.

어느 살인자의 사랑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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