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3편입니다...
생각보다 글이 많이 길어지네요... 이렇게까지 길게 쓸려던건 아니었는데...
하긴... 10년전 부터 일이니까...;
글 시작 하겠습니다
호주에 있을땐 '한국가면 꼭 점집이나 무당집 가서 물어봐야지'했었는데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취업의 압박이 다가오더군요
사실 이게 귀신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ㅎ
어느덧 귀신은 까맣게 잊어가고 있었죠
집에서 반 백수(학교 졸업은 안했으나... 그렇다고 학교를 열심히 나가지도 않는...)생활을 좀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희 어머니께서 아침에 아침 밥을 차려 주시면서 그러시더군요
'아들~ 우리 아들 사귀는 아가씨 있어?'
'응? 엄마 갑자기 그런거 왜 물어봐?'
'그냥 어제 엄마가 꿈을 꿨는데...'
이러시면서 꿈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꿈 속에서 저희 어머니가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시는데
제가 옆에 따라다니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카트에 이것 저것 막 싣고서는 계산대로 갔는데...
비닐에 담으니까 양이 엄청나게 많더랍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저보고 '좀 들어달라'고 했는데 제가 못들은척 그냥 가더랍니다(실제로는 절대로 못그럽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옆에 있던 아가씨가 후다닥 뛰어오더니 어머니께서 들고 계시던 비닐을 낼름 받더랍니다
여기서 정말 특이한게...
저희 어머니는 그 아가씨 얼굴도 못봤는데 굉장히 익숙한 기분 이었다고 하시더군요
뭐랄까... 그냥 아는 사람같기는 한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이런 식이셨죠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난 또 우리 아들보다 엄마한테 더 잘하는 며느리감이 생겼나 했지' 이러시면서
요새 만나는 아가씨 있냐고 물어보셨다더군요
전 그 때 또 한번 예전 일들이 생각나더군요
물론 저희 어머니는 제 주변 사람들이 그런 꿈 꾼거에 대해서 전혀 모르시고 계셨죠
그래서 전 어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엄마 그 여자 머리 스타일이 어때? 키는 얼마나 컸어? 몇살이나 되어 보이던가?
얼굴봤어? 말은 걸어봤어?.....
어머니께서는 그냥 머리긴 아가씨...라고만 하시더군요 다른건 모르겠다시면서...
진짜 저도 모르게 담배가 물어지더군요...
아파트 앞 밴치에 앉아서 한참동안 생각해봤죠
'진짜 점집이라도 가봐야 하는건가....' 싶어서 말이죠
그런데 막상 가도 또 웃기는 겁니다
그 여자가 제 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 꿈 속에서 절 해치는 것도 아니니...
가서 물어보기도 참 애매하더군요
그냥 점집은 포기하고... 나름대로 그냥 어쩌다 일어난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취업을 했고... 올해 이제 직장을 3년차 다니고 있습니다
나이도 있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혼자 살고 있죠
지금도 물론 혼자 살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거의 평일엔 9~10시퇴근.. 주말에도 토요일은 출근하고 일요일만 쉬는 형국이죠
직장이 구려서가 아니라 진짜 일이 많아서 그렇죠;;
저희 어머니 꿈을 마지막으로 그 여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던 어느날...
바로 작년 6월 이었습니다
며칠동안 스트레스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담배는 하루에 한갑씩 피워대고... 술은 마셨다하면 새벽 2시... 이런식의 생활을 계속 하다보니 회사에서 너무 피곤하더군요
저녁 8시 30분쯤 이었을 겁니다
그 때 제 맞은 편자리 과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야 우리 30분만 딱 자고 9시에 맥주한잔 하고 집에가서 자자'
그래서 저는 '과장님, 과장님만 주무십시오. 전 또 내일 할일도 많은데 밀리면 힘들어서요...' 이렇게 얼버무리고 넘어갔죠
과장님께서는 '그럼 9시 되면 나 깨워' 이러시더니 안경을 벗고 책상에 엎드리시더군요
그렇게 혼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8시 50분 좀 넘으니 일이 마무리가 되더군요
옥상에서 담배 한대 피고 와서 깨워드리면 되겠다 라는 생각으로 옥상에서 담배 한대 태우고 사무실에 내려왔습니다
그랬더니 과장님께서 이미 일어나 계시더군요
절 보시자...
'야 너 어디갔다왔어?'
'담배 한대 피우고 왔습니다'
'좀 전에 너 여기 혼자 있었냐? 누구 왔다간 사람 없어?'
전 뭐 다른 차장님이나 다른 분들이 왔다 갔는가 물어보는가 싶어서
'다들 퇴근 하셨잖습니까...'
'아니, 너한테 누구 오지 않았냐고'
그러면서 '아씨... 그냥 나가자... 나가면서 이야기 하자' 시면서 옷을 챙겨입으시더군요
전 그냥 맥주한잔 얻어먹을 생각으로 따라나가는데...
퇴근길부터 과장님이 하신 이야기가 또 그 여자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꿈 속에서 과장님께서 주무시다가 갑자기 확깼답니다
그러자 맞은편 자리에 제가 엎드려 자고 있고... 왠 여자가 제 옆에서 절 보고 있었다더군요
한손으로 제 머리부터 어깨까지 쓰다듬으면서 앉아있었답니다
그래서 과장님께서는 순간 놀라셔서
'누구...시죠...?, 여기 아무나 들어오면 안되는 곳인데...'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만 계속 보고 있더랍니다
과장님께서 이상하다 싶어서 제 이름을 부르면서 저를 막 깨우다가 잠이 깨셨답니다
속으로 깜짝 놀랬죠...
한동안 안보였는데... 싶었는데 다시 보이니까 말이죠...
술마시는 동안에도 계속 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겁니다
누구한테 이야기 하기도 참 뭐하고 말이죠....
1998년 여름부터 2007년 여름까지... 매년 2~3번씩 다른 사람의 꿈에 나타나는 제 옆의 누군가...
한숨도 나오고... 이젠 슬슬 무서워지더군요
진짜 이거 뭔가 싶기도 하고요...
또 길어지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저도 좀 쉬어야 내일 또 그 지옥같은 직장에 출근할테니...
다음 이야기는 최대한 빨리 써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