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짱공 지존글터 님들.
일단 글을 시작하기 전에.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시고 리플도 달아 주시고 해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간간히 제 나머지 이야기 들려 드릴게요. 사실 순서대로 쓰고 싶었는데,
가위, 나를 찾아오는 그림자 편을 적으면서 궁금해 하시드라구요. 2년 뒤를...
그래서 그 이야기 부터 적을까 합니다. 참고로 그렇게 무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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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가위를 눌린후 어느덧 1년이지나.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때까지만해도 학업보다는 좀 운동쪽으로 많이 좋아했죠.
당연히 학교는 공고였고, 다들 아실지 모르겠지만.
05년까지는 공고가 고3이되면 현장실습을 나가게 됩니다.
뭐 현장 실습 안나가는 학생들은 등교를 하지만.
그때의 학생들은 당연히 학교가는 걸 싫어 해서
위장 취업을 하죠.
아 잡설이 길었네요.
하여튼 그때가 학기 초였을 겁니다.
그때 전 아 어서 위장취업 할 공장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반친구 여러명들을 대상으로 알아보고, 점심시간 끝나면
땡땡이 치면서 운동을 하로 다녔죠.
음 그때는 제가 집에서 안살고 할머니 집에서 살았었는데,
그 이유는 할아버지가 장이 안좋아서 제가 고등학교2학년 2학기 시작할때쯤.
입원을 하셨었습니다.
결국 건강이 악화되셔서 인공장을 다셨는데,
그땐 좀 건강 하시는 듯 하더니, 몇달뒤에 다시
재 입원을 하셨습니다.
혼자 남으신 할머니가 측은하기도 해서, 결국 제가 큰마음 먹고
혼자 외로우신 할머니 집에 가서 말동무라도 해야겠다.
하던 것이 할머지 집에 몇일 살게 되었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왕 이래 된거,
혼자 계시는 할머니도 보살필겸,
학교와 가까운 할머니 집에서 등하교해라고 부모님이 권유 하셨죠.
음 아침잠이 많은 저로써는 쌩큐였습니다.
더할나위 없는 조건이었죠.
그렇게 할머니 집에서 고등학교3학년이 될때까지 쭉 살았습니다.
그 간에 몇몇 일도 있었는데(영적인 체험)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 하겠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고등학교3학년 시절,
한창 운동을 하던 어느날, 저녁에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친한친구 중 한명인 광호(가명)에게 연락이 왔죠. (이친구와 있었던 일도 꼭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받았더니 오늘 뭐하냐고 대뜸 물어보더군요.
특별이 급한일이 없어서. 뭐 시간 빈다고 했더니.
오 그러면 여자들 몇명있는데 같이 놀자. 너 보고싶단다.
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일 제쳐 두고 당장 달려갈 일이었지만.
그때는 여자보다는 뭐, 운동이 좋았고. 가뜩이나 그때 할아버지 건강이 악화되셔서.
저녁마다 가족들이 병문안 가고 그런 상황 이었습니다.
그래서 안간다고 딱 잡아 땠더니, 아 안된다면서 너도 나오는 조건으로 여자들 불렀다고
무조건 와야된다고 막 그러더군요.
어쩔 수 없이 그러면 집에 가는 길에 잠깐 들린다고 말하자.
학교근처 XX호프집으로 오랍니다.
(음 원래 미성년자는 술, 흡연을 하면 안됩니다. 죄송하네요.)
샤워실에서 시원하게 샤워 한방 한 다음.
도복을 주섬주섬 챙겨 약속장소로 갑니다.
제가 그때 파마하고 염색한 상태라 (어머니가 미용실이라서 자주 해주십니다. 물론 학교에서는 금지지만...)
키도 제법 큰편이고 옷을 또 트레이닝 복에 막 큰 운동가방 이런거 들고 다니니
어른들이 학생으로 잘 안봤었죠... 그리고 동네술집이 사실 민증검사도 잘안하니까요..;;
하여튼 그렇게 술집으로 무사히 들어가서 친구 옆에 앉습니다.
광호와 얼굴만 아는 남자애 한명, 그리고 여자들 세명 이렇게 앉아 있습니다.
대충 걸터 앉아 광호가 따라주는 술 한잔 먹습니다.
여자애들이 막 질문을 던집니다.
운동 언제부터 했냐. 여자친구 있냐. 어디사냐. 등등...
(이때 여자가 좀 많이 꼬였어요..절대 자랑하는거 아닙니다. )
동갑내기 애들보다 좀 성숙한 맛이 있어서 그런지,
여자애들이 저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이더군요.
제가 사실 이때.. 여자기피증이 있어서... 버스도 잘 못탑니다.
괜히 여자들 있으면 죽눅들고 막 신은땀흘리고 그랬거든요.
하여튼 막 여자애들 말에 정말 싸가지 없이 대꾸합니다.
그랬더니 까칠한 맛이 있다면서 더 좋아라 합니다.
한창 그렇게 술 한잔 두잔 주고 받으면서 취기가 조금 올랐을때였습니다.
-띠리링 띠리링
갑자기 제 전화기가 울려댑니다.
화면을보니 아버지가 전화 하셨습니다.
밤늦은 시간 술집. 여자들 재잘거리는 소리... 좆됬습니다.
일단 급하게 화장실로 달려가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았더니 아버지가 대뜸 어디냐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운동끝나고 친구가 잠깐 얼굴보자 그래서 바람쐴겸 집근처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빨리 영대병원으로 오라고 하십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어서 빨리 그냥 오라고 , 할아버지 눈 감으시기 전에 너 봐야된다고 막 그러십니다.
할아버지가 죽는다고?
저는 전화통화를 끝내고도 멍하게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일단 정신을 추스리고 화장실을 나와 친구들에게 갔습니다.
미안하다 나 가봐야겠다.
애들이 눈치 없이 더 놀다 가라고 때를 쓰는데, 인상쓰며 거절했습니다.
광호가 눈치 채고 일어나 저에게 옵니다.
할아버지가 위급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광호가 택시비에 보태라며 오천원을 쥐어 줍니다.
됐다고 나도 돈잇다고 그러니까. 괜히 이런날 불러서 술마시게 해서 미안하다며 그냥
받으라고 합니다.
하여튼 미안하게 됐다는 광호에게 인사 한뒤 부랴부랴 택시를 탑니다.
아 난 뭐하는 놈이지?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힘드신 이때, 병문안을 찾아가도 시원치 않을 판에
웃고 떠들면서 술이나 처 마시고 있다니...
엄청난 죄책감과 이상한 불안감에 눈물이 조금씩 흐릅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제 표정을 보시더니 학생 걱정말라며 빨리 간다고 말씀하시며 막 달리십니다.
제법 먼거리엿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 덕분에 상당히 빨리 올 수 있었습니다.
마침 아버지가 병원 앞에서 어성거리시며 절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아버지가 왜 이렇게 늦었냐며 빨리 따라오라고 하시면서 발걸음을 서두르십니다.
저도 부랴부랴 같이 따라갑니다.
중환자실에서 입원하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응급실?같은 여러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셔서 입에 마스크를 대고 계십니다. 그런데 주변에 붉은 피가 막 튀어져있습니다.
제가 할아버지를 막 왜치면서. 달려갔습니다.
평소 할아버지와 상당해 친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도 똑같고(면종류), 신체적 특징도 매우 같았으며,
눈도 할아버지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렸을대도 할아버지랑 매일 붙어 다니고 그랫는데,
크면서 좀 찾아뵙기 뜸해지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런 할아버지께서
각혈을 하시면서 힘없이 눈을 뜨시고 절 바라보셨습니다.
장이 상해서 엄청난 고통을 느끼고계실텐데, 인상한번 안쓰시고 오른손을 드십니다.
저에게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 뼈밖에 남지 않은 할아버지의 힘없는 손을 양손으로 꼭 잡았습니다.
할아버지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제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할아버지는 뭔가 말씀 하시고 싶어하는 눈빛이었는데 마스크를 끼고 있어 말씀을 못하십니다.
한참 저를 바라보시다가 천천히 눈을 감으십니다.
-삐이이이이이이이
그와 동시에 기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가족 모두가 엉엉 거리며 슬프게 울었습니다.
저는 실감이 나질 않아 그상태 그대로 멍하게 서 있었습니다.
정말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손은 아직, 이렇게 따듯한데, 어째서 돌아가신거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믿기지 않아서,
돌아가신 사실이 실감이 나질 않아서, 모든 가족들이 슬퍼하며 울때,
저만 울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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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무서운 부분은 하나도 없네요...
일단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다시 한번 그때 많이 찾아뵙지 못했던 것들
죄송하고, 많이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
그
리고...
짱공님들 죄송합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안쓰고 싶었는데,
글이라는게 쓰다보니 줄줄 쓰게 되네요.
가까운 시일에 글 다시 올리겠습니다.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군인이라서요.
아 그리고 전 이제 17일 남았습니다. 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