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기다리는 분들이 계실텐데 글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몸이 좀 좋지 못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 뜨거웠던 여름의 아주 이상한 만남은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내 바램과는 달리..
약 50여일간의 악몽으로 이어졌으며
지금도 그 기억들은 여전히 생생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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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체험. 그러나..
지금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사람이란 어떤 일이건, 얼마나, 몰입하여 반응하느냐의 정도에 따라 그것이 지나칠 경우 이성을 잃어버리고 두려움에 떠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간혹 밤 길을 걸을 때 휘파람을 부르며 여유있게 걷는 사람이 있지만, 어떤 사람은 누군가가 뒤에서 쫒아온다고 생각하고 무서워서 어쩔 줄몰라 하다가 나무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경우에도 스산하게 놀라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내게 있어서 수혜 사건은 이런 류의 사건을 직접적으로 깊게 관여하여 경험하는 것으로는 사실상 첫번째 사건이었으므로 의미가 깊었는데, 이 사건이 종결된 이후에도 기도원에서 교회로 바뀔 때까지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그녀보다 훨씬 더 심한 몇 몇 정신질환자를 받게 되었고, 당시 수혜의 경험은 훗날 그들과 대면할 때도 보다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시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면 당시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있다는 것도 무지했던지라 잘 몰랐을 뿐 아니라, 누군가가 상세히 알려주고, 이에 좀 더 관심을 둘 수 있었다면 얼마나 더 효과적이고, 지혜롭게 사건들을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사실 당시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교회들의 이분법적 사고관은 여전히 자유롭지 못했으며, 학문에 대한 가치관과 타종교에 대한 일방적인 혐오감과 우월 의식 역시 일정부분 마찬가지 였다. 누구 말 마따나 무지는 왜곡을 낳고 왜곡은 언제나 폭력을 낳는다.
아마도 십 수년 전 기도원의 문화를 떠올려 보면 이쪽 분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경험해 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한 예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극복하기 힘든 어떤 큰 문제가 발생하거나, 중대한 기도제목 앞에선 무릎을 꿇고 양손을 높이 뻣어 혼신을 다하며 기도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면 몸을 전후좌우로 흔들고 더 깊게되면 일종의 입신과 방언 환상들을 체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굳이 비유하자면 굿이나 최면 현상 같은 것들을 떠올려보면 될 것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각 교파마다 개인적인 체험들에 대해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지나친 절대성 부여와 오남용을 막기 위해 좀 더 절제를 부탁하고 경건의 모습을 중시하는 쪽도 있고, 그러한 초자연적 현상들에 대해 더 큰 열정으로 이를 더 깊고 다양한 방법과 학문들을 접목시켜 탐구하며 그 안에 감추어진 신의 뜻을 깨닫고 해석하려는 쪽을 상대적으로 덜 절제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일률적이고 독단적이며 폐쇄적인 해석들이 주를 이루었던 것도 사실이 아니었나 싶다. 때문에 한 가지 현상들에 대해서도 이 사람 저 사람 물어보면 전혀 다른 대답들을 하곤 했는데, 이는 각자가 지금껏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했는지가 현상에 대한 접근방식과 해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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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도 이야기 했듯 널널이 전도사였음에도 당시 상황에서 나는 거의 필사적일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기에...
10분 20분 30분 ...그 이상을 그냥 손만 들고 있어도 팔이 아프지만, 실험은 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해도, 계속해서 손을 들고 있다면 피가 손 끝으로 잘 몰리지 않아 손 끝에 전기가 오듯 쩌릿쩌릿해지는 비슷한 현상들은 당시 나 말고도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을 일이었다.
그러나, 난 당시 바로 등 뒤에서 거의 사람의 이성이라고는 눈꽃만큼도 찾을 수 없는 한 마리의 짐승처럼 식식거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작증세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것도 눈을 감은 채 대치하고 어떤 일이 갑작 스럽게 일어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내 기도에 대한 전념은 그것이 진정성을 가지고 있건 그렇지 못하건 아주 깊게 몰입할 수 밖에 없었고, 거의 맹목적인 기도일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 몸이 불덩어리처럼 뜨거웠고 땀에 흠뻑 젖었다. (게다가 여름이었다.) 옆에서는 비몽사몽간에 방언 소리가 들려오고, 어머니와 김 전도사의 기도소리가 내 귓가에 윙윙 울리면서 작게 들렸다가 또 반대로 점점 더 높고 커져만 갔다.
그러나, 나의 기도는 당연히 그들과 다를 수 밖에 없었다.(때문에 더 힘이 들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내 의지가 투영되며 더 많은 힘이 들어갔다. 그러다, 방언 비슷하게 흉내까지 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왠지 모르게 손이 쩌릿쩌릿하면서 하늘에서 손바닥에 전기충격이라도 온 것처럼 굉장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난 서서히 착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비록 신과 나 자신을 적당히 기만하며 즐기는 하루하루의 삶을 살와 왔다 할지라도, 신께서 현재 내 모습을 불쌍히 여기사 내 손바닥에 흡사 영화에나 등장 할 법한 철사장과도 비슷한 그 어떤 강력한 치료의 능력을 내려 주셨고, 그 손으로 당장에라도 그녀의 머리에 올려놓기만 하면 귀신이 비명을 지르며 떠나가고, 성서에 나온 기적과도 같은 기적같은 일들이 당장 내 눈 앞에서 펼쳐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가슴이 점점 더 벅찼다. 알 수 없는 그 어떤 일들이 당장 일어날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합심기도가 끝나고 우리는 아니 나는 내 자신을 조금 더 신중하게 추스리며 비장한 각오로 임했고, 모두가 그녀를 둘러싸고 그녀의 머리와 팔 어깨 위에 각자의 손을 올려놓고 다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의 기도는 거의 눈물 바다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까지 된 것이고, 이곳까지 올 수 밖에 없었는지 나는 대충이라도 이야기를 듣지 못해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분명 한 때 건강하게 살았고, 행복했던 시절이 있을 것이고, 그녀가 해 맑게 웃으며 자신의 어머니와 오손도손 살았던 모습들을 상상하니, 현재의 비참하기 이를 때 없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으로부터 절제하기 힘든 그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두 눈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신이시여. 이 영혼의 고통을 보십시오. 이 여인을 부디 긍휼히 여기사 십자가의 보혈로 깨끗이 씻기시고 다시는 죄와 고통가운데 빠지지 않게 하소서.. ...점점 더 흐느끼며 이런 비슷한 염원을 담은 기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어느덧 그녀의 고통을 내 자신의 죄와 미래에 받을수도 있는 죄의 고통과 징벌의 두려움을 일치시키고, 내 자신에게 투영시켜서 그간의 내 죄에 대한 참회를 동시에 함께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간절한 바램과 기원과는 달리 기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으며...,
당일 날 밤부터 그녀는 거의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 30분에 한 번씩 거의 사람 목소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늑대나 곰처럼 울부짓는 짐승같은 목소리로 새벽에도 연실 소름끼치는 괴성과 비명을 질러댔다.
다음 편엔 그녀가 아프게 된 사연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