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 때 일산에서 일하면서 연신내에서 친구놈과 동거를 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삼성동에 살다가 지하철 3호선이 있어서 일하는 곳과 가깝다고
친구가 살던 집으로 들어가게 된거죠.
그러다 3개월 쯤 후에 급히 이사를 하게되었습니다.
예! 그 노무 귀신 땜에....ㅉㅉ
그 집은 살짝 반지하였고 위층은 주인집..즉 2층아닌 이층집이었는데
방이 큰게 2개, 거실겸 부엌, 화장실 뭐 이런 구조였지요.
원래 친구가 쓰던 퀸사이즈 침대가 있었으나 제가 가져온 침대가 더 새것이라
친구놈 거는 옷방겸 창고로 쓰는 방에 넣고
다른방에 살면서 둘이 한 침대를 썼죠...ㅋㅋ
사건은 제가 이사한 후 1달 쯤 뒤에 일어났습니다.
친구놈은 술만 마시면 코를 심하게 곱니다. 아주 심하게...
그 날도 전 집에서 놀구 있는데
친구놈이 12시 넘어 술에 쩔어들어오더군요.
'우씨, 오늘도 편안히 잠들긴 글렀군...'하고 고민하다
옷방에 있는 침대로 옮겨가 자야겠다 맘 먹었죠.
하지만, 그 방이 좀 어둡고 습기도 많은 것 같고해서
좀처럼 들어가 생활하지 않던터라 약간 망설여졌지만,
친구놈 코골이에 제 귀에 이상이 생기는 것보다는 나을거 같아서 어쩔 수 없이...
그 방은 문에서 들어온 방향에서 우측에 행거, 좌측에 침대, 침대 머리맡에 조그만 창문
대충 그런 구조입니다.
제가 잠을 잘려고 침대에 드러누워 이불을 가슴정도로 덮고 누웠는데
이상하게 잠이 잘 오지 않더군요.
그러다 살짝 잠이 들었는데 뭔가 섬찟한 느낌에
누운채로 눈을 떴습니다.
순간 침대 발치쪽 벽, 즉 문 바로 옆에 희미한 무언가가 서 있는게 아닙니까?
이건 사람의 형태가 아니라 그냥 사람형체의 실루엣(머리 어깨 팔 몸통 정도만 보이는)여서
절대 도둑이나 잠이 덜깬 친구가 들어온게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솔직히 겁 먹었습니다.
소름이 쫙 돌면서 저도 모르게 이불을 완전히 뒤집어 쓰게 되더군요...ㅠㅠ
그러고는 속으로
'침대 머리쪽의 창문으로 방범등이 있어 그 불빛이 커튼과 오묘한 조화를 이뤄
반대편 벽인 저 쪽에 비춰져 그렇게 보인거다.
그럼, 틀림없이 그럴거야!! 귀신일리 없잖아.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냐?'
이렇게 저를 설득했죠.
지금 생각해봐도 참으로 용감하게도
이불을 내리고 '그 것'을 다시 쳐다봤죠....
그런데 이게 스르르 움직이지 뭡니까?
그것도 벽에 붙은 채로 천정쪽으로
그제야 제 뇌에서 "이건 귀신이다!!!!!!"하고 알려주데요....ㅠㅠ
전 소리를 있는 것 질렀죠 "귀신이닷"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볼트보다 더 빨리 문으로 달렸습니다.
문을 열고 제 몸이 나가고 다시 문을 꽝 닫고 거실불을 켜는데까지 걸린 시간이
아마도 0.1초밖에 걸리지 않았을 것 같네요.
그러고는 친구놈이 자는 침대방에 들어가
깨웠죠. 소리지르고 두드려패고.....
친구놈 자다 깬 모습이 너무 우스웠지만
제 몸은 엄청 떨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 놈 하는 말..
"야, 자다 헛 것 본거겠지. 너무 졸리니까 자고 내일 이야기하자" 이럽디다...
당장 이 강아지를 저방에다 처넣어? 싶었지만
결국 불 켜두고 방문 잠근 채 밤 새웠죠.....ㅠㅠ
다음 날 제가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줬죠..
귀신을 믿는 사람도 아닌 사람도 일단 제 표정을 보더니
뭔가 보긴 봤구나 하던 표정이더군요
근데 그놈의 귀신이 또 찾아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누어 올릴려구요
지금이 새벽 4시가 다 되어가지만
아마 금방 올릴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