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풍성하던 머리숱이 나이가 들면서 머리칼이 얋아지기 시작했고
인식도 하지 못하던 사이 서서히 빠지기까지 했다.
어릴 적부터 동안 외모였지만 지금은 머리가 빠지면서 내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작년 여름이었다.
청바지에 반팔티에 모자를 쓰고 인근 공원에 가서 친구들과 모여 맥주를 마시면서 주위에 더운 날씨에 지쳐
밤 바람을 맞으러 나온 아가씨들을 나의 수려한 말솜씨로 꼬셔 같이 통닭에 맥주를 같이 마시곤 했지만,
맥주를 마시고 몸의 열기가 머리 끝으로 모여 모자를 벗이면 내게게 관심을 주던 아가씨들은 슬슬 자리를 뜨곤했다.
머리숱이 적은게 스트레스였는데 우연히 잡지 광고를 보니 가발광고가 눈에 뜨였다.
큰 맘먹고 덕화 아저씨가 광고하는 가발 집에 가서 10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그 동안의
머리숱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것을 한 순간에 날려 버리려했다.
약간 귀찮기도 했지만 그래도 10살정도 많아 보이던 외모가 오히려 내 나이보다 5년이상 어려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 동안 없던 여자들도 주위에 하나둘 꼬이고 새 인생이 시작하는 듯 했다.
가발을 착용한 지 2개월이 지나면서 부터 성격이 이상해졌다.
지나가는 여자들을 낮에 무심코 보면 괜찮은데 어두워지는 밤만 되면 누구를 다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살기에 퇴근 후 저녁을 먹으러 나섰지만 왠지 집 인근 보다 멀리 떨어진 곳을 가고 싶었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를 운전을 해서 큰 도로에 주차를 하고 골목으로 들어가니 고등어 정식집과 천냥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머리는 식당으로 향했지만 발걸음은 천냥 코너로 향하고 있었다.
안에 들어서자 많은 교복 입은 여고생들이 있었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자
핸드폰 줄, 저금통 등등 내겐 전혀 필요없는 것들과 생활용품이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었다.
그 순간에 갑자기 눈에 확 띄는것은 과도(과일깎는칼)였다.
천냥 코너지만 과도는 3천원이라는 가격의 라벨지가 붙어 있었다.
순식간에 화가 나면 이상야릇한 감정이 머리 끝까지 올랐지만 겨우 참고 3천원을 주고 샀다.
칼을 손에 쥐니 더 이상 배가 고프지 않았다.
천냥 코너에서 나오자 마자 포장되어 있던 껍데기를 제거 하고 가게에서 받은 봉지에 넣었다.
뒤늦게 식당에 가서 고등어 정식을 먹고 식당에서 나오니 저녁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냥 집에 가기 싫어서 여기저기 돌아 다니던 중에 가발을 쓴 후부터 간혹 있던 두통이 또 재발하고 있었다.
머리가 아프니 짜증이 나고 정신없이 걷다보니 어느 골목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골목길에 어떤 머리 긴 아가씨가 걸어가고 있었는데 왠지 갑자기 떠오른 내 질문에 답을 맞춘다면 두통이 멈출 것 같았다.
그리고 조용히 뒤를 따라가면서 비닐봉지에 손을 넣어 아까 샀던 과도룰 꺼내 오른손에 쥐고 따라가던 중
그녀가 갑자기 걷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
그래서 오른손에 칼을 들고 나 역시 빨리 그녀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이 칼 얼마게요?"
"3000원요"
"우와 귀신이시당"
그렇게 귀신 같은 그녀를 보내고 주차 했던 곳으로 오니 내 차가 귀신이 곡할 노릇인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 옆에 전봇대에는 약도와 4글자가 적혀있었다.
주차금지.
귀신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