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사용설명서 - 다섯번째

픽업아트 작성일 08.06.16 20: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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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헌팅하라

 

 

 

 

 

지난 편 글이 너무 어려웠다고 쪽지를 보내주신 분이 있었다.

 

어려웠다면 미안하다. 원래 각자(覺者)는 말이 쉬운 법이라는데 그런면에서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한가보다.

 

더불어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준 것 계속 고맙게 생각한다.

 

 

 

 

 

 

각설하고,

 

당신의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헌팅이다.

 

 

 

 

 

다른 어떤 작업 방법보다 헌팅이 잘 통하는가?

 

그렇다면 내게 연락주라. 당신은 진정한 고수다.

 

그리고 당신은 이미 다른 분야에서도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헌팅하기 전 명치쪽에 밀려오는 심한 압박, 그리고 몸을 엄습하는 무력감, 그리고 갑자기 똥이 싸고 싶어지는 심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이 긴장감은 유전적으로 프로그램화 되어있는 게 분명하다. 이 긴장감의 유전학적 근거는 나중에 미스터리

 

의 세미나 동영상을 직접 번역하면서 설명해주도록 하겠다.

 

 

 

 

 

현존하는 모든 작업방법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헌팅이다.

 

왜냐하면 길거리에 있는 그녀들은 ‘아무런 의도도 없기 때문이다.’

 

나이트를 예로 들어보자. 나이트로 들어서는 여자는 어찌됐든 남자와 엮이고 싶다는 의도를 품고 있다. 물론 푸싱 값에

 

공짜술만 축내러 온 꼬맹이들도 더러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클럽은? 춤만 추러 온 여자들이 절반 이상이겠지만, 춤추러 온 애들이 하이힐에 미니스커트와 탱크탑을 왜 입고 오

 

겠는가. 정말 춤만 추다 갈거라 치자. 춤 다 추면 그냥 일찍 갈 것이지 막차 끊긴지 한참인데 귀멍멍 연기자욱한 클럽에서

 

동틀녘까지 왜 지지고 볶고 있는가. 이런 힙순이들 조차 아주 적게나마 의도를 품고 있다. 

 

여자들이 클럽 오는 이유가 어찌됐든 헌팅보다 승률은 높은거다.

 

 

 

 

 

채팅은? 컴퓨터를 키고 프로그램에 접속한다는 것 자체가 남자에게 마음을 열어두었다는 뜻이다.

 

대관절 외롭지 않은 여자라면 왜 채팅을 하겠는가. 수다떨려고? 수다가 필요한 이유도 외로움 때문이다.

 

헌데 수다떨러 친구보다는 채팅을 택한다? 뭔가 냄새가 나지 않는가?

 

그렇다. 조건 요구하는 쪽지가 득실댈 걸 알면서도 채팅방엘 들어간다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다.

 

 

 

 

소개팅이나 미팅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전 남자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소개팅자리에 나왔다는 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

 

복수할 거면 직접 가서하지 왜 하필 소개팅을 택해? 결국 그녀는 나와 신나게 연애를 즐기다가, 이제는 내게 복수하려고 다른

 

남자와 소개팅을 하고 있단다. 이유가 뭐든 간에 자리에 나왔다는 건 이미 그러려는 경향이 있다는 거다.

 

 

 

 

 

최면치료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왜 최면에 빠지는 줄 아는가. 그들은 치료를 받으러 이름있는 최면센터를 물색하고, 지인과

 

상담하면서 최종적으로 비싼 치료비도 지불한다. 그리고 최면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는 얘기까지도 마음에 담아둔다.

 

이 과정 자체가 사실상 최면에 걸리려는 의도가 없는 사람을 걸러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일단 최면쇼파에 앉게 되면 게임은

 

끝난다.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최면을 걸 수 있다는 건 최면가들도 인정하듯이 매우 비현실적인 생각이다.

 

 

 

 

 

나는 한 때 사회조사분석사로 활동했었다.

 

가오잡는답시고 통계자료 취합 보다는 직접 일선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며 설문하는 조사원 보직을 택했다.

 

헌데 이 설문이 특이했던 건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전화나 길거리에서 물어보는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거다.

 

 

 

 

 

먼저 조사해야 할 집을 내게 선정해주는데, 서울 시내 모든 세대 중에서 랜덤으로 30세대를 골라준다.

 

그리고 그 집의 호주에게서 ‘무조건’ 설문을 받아야 한다는 거다.

 

응해주지 않으면 딴 집으로 가는 게 아니라 응해줄 때까지 계속 도전해야 한다. 그렇게 30세대를 몽땅 빠짐없이 조사하랜다.

 

미칠 짓이다. 보수는 컸지만, 이걸 뺨까지 맞아가며 왜 해야 하나 생각도 들었다.

 

나중엔 건달 마누라를 인터뷰하다 남편한테 의심받아 애써 받은 설문지 뭉탱이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 일이 가치 있었던 이유는 그렇게 취합한 자료가 국내 어느 설문자료보다도 훨씬 신뢰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설문에 쉽게 응해주는 사람들의 성향은 뻔하다. 그들은 진보적이고 적극적이고 참여적이다.

 

우린 이런 사람들의 설문지는 원치 않았다. 정말 아무런 참여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설문까지도 필요로 했던 거다.

 

설문에 쉽게 응해주지 않는 사람의 설문도 받아내야 타당도가 높을 것 아닌가?

 

 

 

 

 

나이트, 클럽, 채팅, 소개팅으로 만나는 그녀들은 당신이 들고다니는 유혹의 설문지에 기꺼이 답해주려는 강한 의지가 있는

 

여자들이다. 그녀들은 남자들을 향한 강한 의지가 있다.

 

그렇다. 작업 초반에 있어선 '의도' 자체가 거의 모든 걸 좌지우지하는거다.

 

 

 

 

허나,

 

나는 아무 의지가 없는 여자들도 꼬시고 싶다.

 

그리고 후에 돌아보면 그런 진짜배기 여자들이 당일치기로 넘겨보냈던 여자들보다 기억에도 많이 남았고,

 

그들과 보낸 시간이 좀 더 가치있게 느껴지더란 거다.

 

그리고 이런 여자들을 꼬실 수 있는 사람만이 진짜 작업꾼, 진정한 픽업아티스트로 거듭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바다.

 

 

 

 

 

 

다른 작업방식은 어느정도 상황과 절차가 정해져 있지만, 헌팅은 그야말로 무규칙, 무규범 이종격투기다.

 

당신의 마음에 드는 여자가 언제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거다.

 

하지만 더욱 그렇기에,

 

이 헌팅이라는 분야에만 적응된다면 다른 어떤 작업구장에서도 위축되진 않을거라 확신한다.

 

가장 어려운 것부터 시작해보라. 가장 어려운 게 견딜만해지면, 나머지는 쉬워진다.

 

 

 

 

 

 

 

이번 편은 너무 길어서 두 편으로 나누어야 겠다.

 

글은 미리 다 써 놓았는데, 게시판에 붙여보니 너무 길어서 여러분께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음 글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방법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다. 금방 올릴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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