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

좋은느낌이다 작성일 09.10.02 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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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게시판에서 좋아하는 여자들 때문에 고민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의 글들을 보다

 

예전 생각이 나서 글을 하나 쓰기로 했다.

 

 

 

 

말투는 이렇지만, 이건 내가 댓글이 아닌 게시물을 남길 땐 이런 투로 쓰는 게

 

샛길로 새지 않고 원래 쓰려던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니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아, 물론 주제넘게 강의라든가 비법이라든가 그런 생각으로 쓰는 건 아니다-_-..

 

그저 경험에 의한 생각일 뿐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사실, 제목을 좀 더 저질스럽게 쓰려고 했었다.

 

 

예를 들면, '여자를 업신여겨라' 라든가 '여자를 존중하지 말자' 라거나

 

좀 더 격하게 쓰면 '여자는 그저 요물' 이라든가 '여자가 하는 생각 따위 알 게 뭐야' 등등

 

 

 

 

솔직한 감정으로 쓰자면 대충 저런 식의 제목을 쓰고 싶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여자 회원에게 굳이 욕먹을 일을 제공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고,

 

쓰려는 내용을 생각해 보면 궁극적으로는 저 제목이 더 나은 것 같기에 저 제목을 썼다.

 

 

 

 

 

 

 

 

몇 년 전, 난 한 여자의 소환수였다.

 

나는 이상하게 사연 많은 여자가 꼬이곤 했는데, 그 여자도 그랬다.

 

드라마도 아닌데 출생부터가 남달랐다. 살아온 과정도 평탄치 않았고.

 

 

뭐, 지금 생각하면 그것들이 그 여자의 정신 이상에 대한 핑계가 될까 하지만

 

그 당시엔 그 여자의 다친 마음을 치료해 줄 사람은 나뿐이라는 기묘한 착각에 휩싸였다.

 

뭐, 그 착각은 최근에 들어서도 종종 하는 거지만...... 어쨌든 그 여자에게 난

 

몹시도 최선을 다했었다. 그 여자는 결코 존중하고 가슴으로 안아 줄 만한 여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누군가 SOS게시판에 상담했다면 '이런 멍청이!'

 

라고 댓글을 달아 줄 만큼 바보같이 그녀에게 속아 넘어가 주다가 비참하게 버려졌다.

 

 

 

그냥 헤어지게 된 거라면 그렇게까지 비참하진 않을 텐데, 그때 그 여자는 영리하게도

 

나를 아주 위험하고 변태적이며 스토커 같은 인간으로 만들고 자신은 그동안 힘들었던

 

피해자인 것처럼 표현했다.

 

 

 

 

 

물론 그것은 오랫동안 그 여자를 본 내가 제대로 직시했더라면

 

사과를 위로 던지면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만큼이나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당시 나에게는 충격이었고, 한동안 여자에 오만정이 떨어져 환멸까지 느끼는

 

바보의 정석 코스를 밟았다.

 

 

 

 

 

 

슈발 여자는 더러워.

더 이상 여자를 생각해주지 않을 거야.

앞으로 여잘 믿느니 10년 만에 전화 온 중학교 동창에게 보증을 서 줄 테다.

 

 

 

 

 

속으로는 온갖 더러운 생각을 하는 주제에 거짓말만 늘어놓는 더러운 입을 가진 것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나는 더 이상 여자를 존중할 수 없었다.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자 여자가 꼬이기 시작했다-_-......

 

 

 

 

 

 

난 여자한테 환멸을 느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자를 보고 피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만나는 모든 여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빵집에 갔는데 괜찮은 여자 알바가 있으면 말을 걸었고, 피시방에 갔는데 괜찮은 알바가

 

있으면 말을 걸고, 책방에 갔는데 괜찮은 여자가 일하고 있으면 말을 걸고, 식당에 갔는데

 

괜찮은 여자가 있으면 말을 걸고..... (중략)

 

 

 

 

 

이때의 나는 여자가 무슨 말을 하든 무섭지 않았다.

 

어떻게 말을 꼬아서 거절하든 말든 상관없었으니까.

 

이 더러운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하든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이 거짓말쟁이 여자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었다.

 

 

 

싫으면 관둬라 이 쉬발련아.

 

라는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

 

 

이 쉬발련이 날 거부하는 건 이 여자가 쉬발련이기 때문이지

 

내가 이상해서가 아니다. 나는 상대를 배려할 줄 알고 거짓말하지 않고

 

자신의 더러움을 합리화하기 위해 상대를 병.신으로 만드는 인간도 아니다.

 

 

나는 제대로 된 인간이고 문제없음이다.

 

그러니까 쉬발련이 거부하든 말든 상관없다.

 

 

 

 

 

라는 무의식이 깔려 있었던 듯하다, 지금 생각하면.

 

 

 

 

 

 

 

이때의 타율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괜찮았다.

 

딱히 뭔가 대단한 노력을 한 것도 아닌데 제법 귀여운 여자의 연락처를 따내고

 

연락하면 괜찮은 호응도로 답이 오며 데이트도 했다.

 

 

 

스스로도 '고작 이딴 식으로 작업이 가능하단 말인가?' 라고 놀랐다.

 

 

 

난 여자친구 많고 바람둥이들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줄 알았다.

 

 

 

 

아 물론 그때의 내 정신상태는 특별하긴 했었다.

 

말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여자를 우습게봤었으니까.

 

정말로 여자가 하는 말은, 태도는 아무 상관없었다.

 

 

 

내가 중요했다.

 

 

 

 

단순히 연락처를 따는 것만이 아니라, 만나는 과정에서도 이 정신상태는 유용했다.

 

 

 

한 여자는 자기가 화를 내고 떼를 쓰면 남자가 사과하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것이 무척 익숙한 듯했다.

 

 

 

만나던 중, 이유는 지금 기억나지 않지만 그 여자와 사소한 것으로 의견다툼이

 

있었는데, 그 여자는 자존심 때문인지 자신의 잘못을 고치지 않고 화를 내며

 

고집을 부렸고 기분이 틀어진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예전의 나라면 어지간하면 만남을 깨지 않기 위해, 그 여자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말을 고르고 잘못을 넘어가며 안절부절못했을 것이었지만 이때의 나는

 

'넌 그저 응석쟁이일 뿐이야. 허세부리지 마.'

 

라는 말을 시작으로 내 생각을 싸늘하게 말하고 돌아섰다.

 

 

 

아마 SOS게시판에 고민을 올리는 사람들은 막상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취하기엔 어려운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여자는 '오빤 다른 남자랑 달라' 따위의 젓같은 말을 내뱉으며

 

새벽에 우리집 앞을 찾아오는 둥 오랫동안 인상 깊은 행동을 했다.

 

 

 

 

 

 

암튼 그런 식으로 한동안 생활했더니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시각에 정신이

 

지쳤는지 '아...... 정말 다 싫다.' 는 기분이 들었다.

 

 

속으로는 '쉬발련, 이빨 존나 까네. 뒤에서 그놈이랑 저울질 중이겠지 샹련?' 하면서도

 

겉으로는 부드럽게 눈웃음 쳐 주는 내 스스로가 재수없기도 했다.

 

 

그래서 더 이상 여자한테 집적거리는 것도 그만두고 시간이 오래 지나니

 

여자를 업신여기는 마인드가 점점 옅어져갔다.

 

 

 

그리고 나는 현재 인기 없음이다 ㅜ_ㅠ

 

 

 

 

그때는 왜 그딴 마인드로 그렇게 쉽게 여자와의 만남이 가능했는지 참 의아했는데,

 

요새 이쪽으로 조금 진지하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이해하게 됐다.

 

 

 

그러니까 상대 여자보다 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 그런 마인드인 것 같다.

 

 

 

 

 

그냥 말만 그렇게 내뱉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그렇게 믿어야 가능한 일이다.

 

 

 

철저하게 믿어야 몸에서 그 여유가 보이는 것이다.

 

그때 난 철저하게 맘속으로는 여자를 비웃었고, 여자의 뻔한 거짓말을 느끼면서도

 

여유롭게 웃을 수 있었다.

 

 

어른이 까부는 5살짜리 거짓말쟁이를 대할 때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진 않지 않나.

 

알면서도 어디 얼마나 하나 보자~ 하는 여유로움.

 

 

비웃음의 대상인 여자가 날 거부해도 난 아무렇지도 않음에서 나오는 여유로움.

 

 

 

 

 

 

지금도 느끼는 건데 여자는 남자의 무의식을 참 귀신같이도 느낀다.

 

말을 걸면서도 '거절당하면 어쩌나' '날 상대해 주려나' 하는 불안이 있으면 그걸 느끼는 것 같다.

 

 

 

 

 

요새 픽업아티스트라든가, 천연적으로 여자가 많은 남자들은

 

나처럼 잠깐 어떤 계기로 인해 그런 마인드가 오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내내 그런 마인드인 거다.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 정말 여자를 존중하고 잘된다면 한 여자만 바라보면서

 

오래도록 갈 수 있는 상태인 남자는 여자에게 놀림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하는데

 

 

 

여자들의 말을 우습게 듣고 뒤로 딴생각을 하며 거리낌없이 거짓말을 내뱉을 수 있는

 

상태였던 내가 더 수월하게 여자를 만나고 편하게 진도를 나갈 수 있다니.

 

 

 

 

 

 

많은 남자들이 여자를 대할 때 여자 말 한마디에 고민하고 벌벌 떨고 '그녀가 뭐라뭐라

 

했는데 저한테 마음이 있는 건가요?' 라면서 상담하고...(그때의 난 말 따위는 뭐라 하든 믿지 않았다. 오직 행동만 믿었다)

 

막상 만나면 여자 기분 거슬리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워하고

 

여자가 거부하면 자신의 존재 가치까지 의심하곤 한다.

 

 

 

 

물론 여자를 만나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 확립이라든가 외모 관리,

 

매너 공부, 심리 파악 등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다 하고 상대방을 인격으로 존중하면서 대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여자가 거절할까 봐 자신을 죽인다든가 여자가 거절한 것이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예전의 나처럼 여자를 맘 속 깊이 비하하며 업신여길 필요까지는 없지만,

 

여자를 자신의 눈보다 높게 생각하는 건 그만두자. 우습게도 여자는 남자가

 

자길 높게 봐 주면 좋아하지만 그런 남자한테 안기진 않는다.

 

 

 

 

나 스스로도 자신감이라든가 자아 확립은 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

 

정의를 내려 줄 순 없지만...... 어쨌든 경험담과 함께 이야기를 한번 써 보고 싶었다.

 

 

 

 

어쨌든 여자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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