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호구였던 적은 있다!!

치노짱 작성일 11.10.19 0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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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때 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과 통화를 하고 나서 우연히 나온 얘기로 예전에 엄청 찌질했던 저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ㅋㅋㅋㅋ

 

당시 군입대를 명 받고 휴학을 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대략 2~3개월 '그래 좀있음 고생하니까' 라는 동정어린 시선을 받으면서 잘먹고 잘노는 웰빙백수 였던 시절이였습니다..

 

당시 전 한국 본토의 여성에 대한 엄청난 잘못된 환상이 있던지라..이번 기회에 꼭 한국에 있는 동안 짧은 연애라도 꼭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뭐..한국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참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친구들하고 MSN을 하던중에 match finder라는 기능을 알게 됬습니다..

말그대로 짝을 찾아주는 기능인데요..이게 남자는 유료였습니다 ㅋㅋㅋ

뭐...배고픈 한마리의 짐승이 우물을 개걸거리며 찾는 것 처럼..결제를 하고 프로필 작성하고 기다렸습니다..ㅎ

 

한..2일 지났을까?

긴 생머리에 죤내 청순하게 생긴 처자가 관심 표명을하더군요..

메신저로 연락도 하고 이래저래 하다 1주일만에 만났습니다..

뭐..외모는 약간 사진빨이더군요..ㅋㅋ

그래도 상당한 미모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간만에 맘에 불어온 꽃바람에 초 가을에 진짜 돈쓰고 정주고 맘주고...아 후럴.. 몸은 못줬네요..ㅡ_ㅡ;;

 

이년..아니...이 친구가 경기도 쪽에 살아서 거의 주말 커플이었습니다..

강남 버스터미널 근처에서만 놀았네요 ㅋㅋ

 

근데...

첫날부터 좀 이상했던 게..

뭐..딱히 대단히 비싼 곳을 가는 것은 아닌데..

얘가 엄청 먹는 겁니다..분명 늘씬한 몸매인데..;;

 

점심때 만나면 일단 바로 점심 먹고 중간에 간식 먹고 저녁 먹고 또 해어지기 전에 밤에 한끼 더 먹고 갑니다;;

 

뭐 당연히 제가 돈을 냈죠;;

 

뭐..이건 먹성이 좋구나~이러면서 좋아라 했습니다..

근데 슬슬 조금씩 비싼 곳을 대려가더군요..

당시 20 초반의 백수 였던 저로선 코엑스에 아쿠아리움 정도면 꽤 큰 지출이었습니다 ㅋㅋ

 

근데 뭐..제가 전혀 적극적이지 못해서 그런 면도 있지만 진도가 드럽게 안나가더군요..

한국 여자들과는 100일은 되야 잠자리를 할 수 있다고 얼핏 들어서 어이 없었던 점도 있었지만..

뭔가..환경이 사람을 바꾼다고..저도 완전 순수한 청년으로 바껴서 볼에 뽀뽀 한번 하려고 하루종일 머리 속에서 생각하다 해어지기 직전에 한번 하고 그러는 순수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때 오늘 통화했던 지인과 이 여자 얘기를 했는데 그냥 반 농담조로 '야 그거 꽃뱀아니야?' 이러는겁니다 ㅋㅋ

그 말 한마디에 또 밤샘 고심을하다 진도를 과감히 나가기로 결정하고..

마침 그주 주말에 원래 약속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나온 그 캐후럴년..아니 얘를 상대로 삐진척을 하면서 오늘 친구집에서 자고 간다고 하고 1박하고 가라고 했습니다..

엄청 곤란해 하더니 그러겟다고 하고 엄마한테 옆에서 전화하더군요..

'아싸! 드디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ㅋㅋㅋ

 

근데...사건은 심야영화를 보고 나서 생겼습니다...

 

심양영화가 끝나고 전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더군요..

제 동공에 그년이 마지막 맺힌 장면은 분명 여자화장실 앞에서 영화보고 나온 인파에 줄서있던 모습이었습니다..

전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간단히 거울을 보고 나와서 기다리는데...

10분...20분..이 지나도 안나오더군요...

전화를 하려다가..

'혹시 속이 뒤집혀서..아님 원래 완전 변비라서 변기통에 앉아 있는 거면 민망 할 수 있으니..대인배인 내가 기다려야지 뭐' 이러면서 미련하게 30분이나 기다렸습니다...

 

근데..ㅅㅂ

안나오는겁니다..

 

어라?

전화를 했습니다..

안받네요?

순간 정말 벌컥 겁이났습니다..

화장실에서 쓰러졌나?

그렇다고 공중 여자화장실을 들어가 볼 수도 없고..;;

그래서 들어가는 사람의 수를 새봤습니다..

이때는 이미 인적이 매우 뜸해서 금방 파악이 됬죠..

그래서 마지막으로 나오는 여자를 붙잡고 상황을 설명하고 안에 혹시 사람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한칸에 사람이 안나오고 있다..라고하더군요!

그래서 아무래도 여친인거 같으니 무슨일인지 문 한번 두드려 봐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얼마후 그 여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왜 옆에 다른칸 쓰지 자기 칸 뚜드리냐고 그러는데요? 흥!' 이러면서 유유히 사라지더군요..

아 ㅅㅂ 뭐가 잘못되도 잘못됬구나..

문자를 남겼죠..

'왜 그래? 어디 아파? 화장실에서 그러고 있을 게 아니라 말을 해줘야지;; 병원이라도 가야해?'

 

대답이 없습니다..

ㅅㅂ 아무도 없고 걔박에 없는데 확 들어가 볼까?

이러고 또 몇십분이 흘렀는데..

 

이때 안에서 소리가 납니다..

아..

ㅅㅂ 걸죽하게 취하신 누님께서 휘청대며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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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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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잖아????????

 

진짜 화장실을 들어가봤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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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죤내 어처구니 없더군요..

즉,

줄서는 척 하면서 제가 화장실 들어가니 그길로 사라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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죤내 ㅆㅃ!! 분노의 전화를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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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ㅆㅂ년은 제가 무려 2시간 넘게 화장실 앞에서 쌩 쇼를 하는 걸 문자로 보고 받으면서도 모른척 했다는거 잖아? 라고 생각하니 정말 그때 그 감정으론 찾아가서 죽여버릴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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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때 컬러링이 '린' 이란 가수의 사랑했잖아..라는 노래였습니다..제가 최초로 mp3로 저장하고 듣게 된 발라드 가요가 됬지요 ㅡ_ㅡ;; 이때 중독이 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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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쉬지 않고 한 30통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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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차라리 꺼 놓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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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전화를 안받는 것이..

이젠 왠지 납치 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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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답변이 없으면 납치당한걸로 간주하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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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그런거 아니야..신고하지마..] 이런 문자를 마지막으로 전화도 꺼 놓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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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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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ㅄ같이..저런 문자를 받고도 왠지 이건 납치범이 뒤늦게 문자를 확인하고 저런 문자 보낸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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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한숨도 못자고 밤새 생각해 낸 것은 친척형이 당시 공익이었는데 동사무소에서 근무중이었습니다...집주소도 모르면서 집으로 택배 보내주는걸 보면서 어떡게 했냐고 하니까 다 조회할 수 있다는 얘기를 기억해내서 그 형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자초지정을 설명했더니..본인이 더 흥분하면서 도와주겠다고 하더군요..

대충 사는 구 이름과 생년월일과 이름으로 검색을 하니 바로 뜨더군요...

이름이 흔한 이름도 아니라서 딱 한명밖에 없더군요...집전화 번호가 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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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때까지만해도 얘가 충분히 납치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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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하니 어머니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이 전화를 받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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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녕하세요 전 XX 과 선배인데요 어제 과 모임후에 잘 들어갔나 해서 걱정되서 전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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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XX 오늘 아침에 집에 들어와서 지금 학교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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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마지막 기대?!까지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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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멍~~때리다 폭풍 분노의 문자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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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XX구 xx아파트 x동 x호..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면 연락해라]

 

아마 죤내 놀랏을 겁니다...제가 지 집주소를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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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바로 답장이 오더군요..오그라질년 전화 족히 100통에 문자 수십건을 보냈을땐 대답없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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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게? 어떡게 알았어??]

[너 사람 잘못봤다..123-4567 이거 니네 집전화지? 울 아버지가 경찰이다] (당근 아버지는 경찰이 아니십니다..ㅋㅋ)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뭘 원하냐고????? 그래 어제 왜 그러고 사라지셨는지 그 이유부터 들어보게 전화 받아라 아니면 니네 엄마라 얘기 좀 해볼까?]

[나 지금 전화 못해..문자로 해 그냥..어제 2년 사귀던 전 남자친구를 줄서다 우연히 만났어...오빠한텐 내가 미안해서 뭐라 할 말이 없어 미안해 그냥 나 찾지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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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을 그대로 믿자면 2년 사귀던 해어진지 얼마 안된 전 남친을 우연히 만나서 이걸 운명이라고 느끼며 두 년놈이 그대로 사라졌다는 것인데...

마이신이다! ㅅㅂ! 그걸 믿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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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뭔가 허무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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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사실이건 아니건..이년이 무슨 이유에서건 그 자리에서 도망친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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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년한테 주말마다 밥사주고 영화보여주고 같이 놀아주는 호구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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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현실인데 신상털었다고 그거 가지고 협박을 해서 뭐할 것이며...여기서 뭘 더 해봐야 나만 진상이고 찐따 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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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이후로 입대 이전까지 그냥 넋 나간 사람처럼 있다가 군대 끌려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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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참...;;

그래도 궁금합니다..정말 저런 영화같은 이유로 그 자리에서 사라진 걸까?

아님 그냥 소위 꽃뱀이었는데 좀 대리고 놀다가 왠지 오늘 남자가 큰맘 먹고 진도 나가려고 하는 거 같으니 이쯤하고 튄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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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네이트판 이런 유명 포탈에라도 올려서 수소문해서 물어보고 싶은 마음도 없진 않습니다..

근데..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후자인 꽃뱀류일 것이고...그렇게 사는 인생 분명 지금쯤 참 좆같이 살고 있을거 빤히 알고 있으니..

어린나이에 세상에 이런 좆같은년 의외로 죤내 많다는걸 알려준 고마운 존재 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과론적으론..이 오그라질년 때문에 저도 호구에서 탈출했으니까요...

스스로 고수라고 하면 죤내 웃기는 거고...ㅋㅋㅋ

호구에서 벋어난 사람들은 다들 이런저런 사연이 있어 그 상처 위에 딱지가 호구 졸업장으로 수여 받고 벋어난 겁니다..

갑자기 이제는 죤내 안주꺼리로 가끔씩 애기하는 이 좆 같은 경험이 오늘 갑자기 생각나서 잠을 못자게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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