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골치가 아픈 영화다. 난해한 영화들이 꽤 많았던 편이지만 이건 도통 알 수가 없다. 끝까지 보는 것조차 곤욕스러웠고 보고 나서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멍한 상태였다. 거의 오기로 봤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래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라는 이름 있는 감독의 작품이니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고 인터넷도 조금 뒤져봤는데 별로 자료도 없고 있어봐야 영화와 철학이니 감독의 영화관이니 이런 얘기들 밖에 없으니 절망적이지 않을 수 없다.
내용도 감독의 생각도 알아채기 힘들다. 단 한가지 알 수 있는 건 감독이 '사랑'이란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했다는 것. 그러나 그 '사랑'은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 아니었다. 좀 더 근본적 물음을 가지고 남녀간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그것을 표현하고 있다는 정도만 언뜻 알 수 가 있었다. 육체적 사랑이라든지 단순한 욕망 또는 범접할 수 없는 성역과 같은 사랑. 그런 것들이 아마 감독이 원했던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아주 오래전에 를 보고 너무 답답해 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엄두도 못 내었다.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