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스릴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끝까지 늦출 수 없는 긴장감. 끊임없이 머리를 쓰게 만들며 영화에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범죄 스릴러물이라고 나온 모든 영화들이 다 그런건 아니다. 예고를 보고 기대했다 낭패를 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영화는 사전 정보를 최소로 알고 보곤한다. 이 영화의 경우 그래서 나에겐 괜찮게 비춰진 영화다. TV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내용도 아주 적었을 뿐더러 나 역시 그것마저 왠만하면 안 봤기 때문에...
이 영화는 아주 쌩뚱맞게 시작된다.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두 사람이 화장실이었던 바에 갇혀있다. 단서는 아주 조금. 그것들로 과연 어떻게 끼워맞춰서 탈출할지 이제부터 배우들과 관객들의 두뇌 싸움이 시작된다. 스쳐가는 인물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대사와 주위 환경을 잘 살펴본다. 이런 종류의 영화나 책의 경우 전혀 의외의 인물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그런 사람들에게 더 집중한다.
이제는 왠만한 결말에는 관객들이 꿈쩍도 않는다. 워낙 놀라운 반전이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이 영화에서 결말 부분에 나오는 진실을 보고 처음엔 실망했다. 후반부에 가면서 예상했던 결말이기에. 하지만 그 뒤에 또 다른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결말. 놀라움이다. 인간의 상상력이 무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결말. 한가지 아쉬운 점은 범행의 동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 그냥 약간의 복수심 아니면 묻지마 범죄?
어쨌든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던 시시한 스리럴물과 이 영화는 확실히 다른다. 잔인한 장면을 견딜 수 있고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고 싶다면 봐도 무방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