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어려워...

Coldday 작성일 06.01.03 20: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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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그냥 일반적 상업 영화가 아닌 예술 영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게다가 감독은 '세가지 색 이야기' 시리즈로 유명한 키에슬로프스키. 동유럽권의 영화를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예술 영화를 표방한 그들의 난해함은 솔직히 나에겐 지루함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진짜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면 잘 보지 않는다. 근데 이 영화는 웃긴다. 비디오 가게에서 발견하고 한참을 망설였다. 땡기는데 머릿속에선 후회할꺼라는 생각이 맴돌고... 그러다 결국엔 빌렸다.

역시나 만만치 않은 영화였으나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단 재밌게 본 편이었다. 무엇보다 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그리 길지 않은 분랸이 한 몫했던 것 같다.

영화는 아주 정적이다. 등장 인물도 많지 않고 대화는 더더욱 적다. 한 장면 한 장면을 길게 찍음으로써 지루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그 여운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그 뒤로 흐르는 음악. 마치 영화와 하나가 된 듯해서 그 음악들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깜빡하기도 한다. 결국 영화는 주인공들의 대사나 사건보다는 음악과 표정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사랑에 대한 수없는 견해가 수많은 영화를 통해 나왔다. 하지만 아직도 확실치 않는 것이 사랑이다. 이 영화는 시중의 수많은 멜로 영화처럼 신파조도 아니고 웃음과 눈물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단지 한 여인에 대한 사랑과 사랑을 불신하는 여인이 존재할 뿐이다. 배신과 냉소 그리고 믿음. 이런 것들을 통해 사랑에 대해 조금씩 알려주려고 하나 그리 쉽지 않다.

이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에 신경쓰고 대사 한마디에 심취한다면 그리 만만치 않은 영화일 것이다. 그래서 난 이 영화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해석없이. 그래서 진가를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루하진 않게 보았다. 하지만 추천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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