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외부의 폭력에 맞서는 유일한 대안 스크린쿼터?

아자가올 작성일 06.07.05 2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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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스크린쿼터 관련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가운데
안성기씨 같은 좋은배우들이 오늘 집시법 위반으로 소환명령까지 받았다고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영화인들의 '문화는 힘의 논리에 포함되어서는 안된다.'라는 영화인들의 구호내용도
일리가 있구요.

그런데 사실상 문제는 지금 그들이 외치는 구호와 지금 국내 영화시장과는 모순되는점이
많다는것 입니다.좀 구태의연한 말이지만 단순히 국내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영화의 질이나
완성도는 상관없이 보호받아야 한다는건 어불성설 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드리자면 얼마전에 우리나라 영화판을 떠들썩하게 했던 '태풍'이란 영화를
예로 들수 있습니다.태풍은 제작비로보나 캐스팅 되었던 주연급 배우들의 면면으로 보나 매스컴의 가쉽거리로는 충분히 좋은 레시피를 많이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역대 최고 제작비라는 기사거리 외에도 최다 스크린 개봉 이라는 기록도 세웠었었죠.

약300개의 개봉 스크린에 걸렸었습니다.제 기억으로는 우리나라 스크린이 전국적으로
500개 정도 되는걸로 아는데, 이것저것 다 뺀다손 치더라도
전국의 3개의 스크린중 하나는 태풍이 불었다는 결론이죠.

물론 위에서 언급한대로 여러가지 면에서 충분히 흥행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었던 만큼
극장주 입장에서는 가능한 많은 스크린에 걸고 싶었던것은 사실이었겠죠. 하지만 단순히 극장주의 자유의지 외에도 배급과 제작이 합쳐져있는 국내의 특이한 영화산업구조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스크린에 대한 제작및 배급사의 압력이 작용한 결과로 태풍은
압도적인 수치의 개봉관을 점령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에도 투사부일체라는 영화가 이와 비슷한 현상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태풍과 투사부일체 모두 대중성을 충분히 가진 영화였습니다.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었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화를 즐기는 인구의 1/3이 이영화를 보고싶어 했었을까요?특정영화가 한시즌의 스크린 1/3을 독식해버린후 나머지 다양한 영화들을 보고싶은 일반
관객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태풍과 투사부일체는 관객들의 평가나 혹은 영화 내적인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이것저것 합치면 흥행에 성공한 결과를 제작사측에 안겨줬었습니다.
보고싶지 않아도, 혹은 궁금하지 않아도 간만에 영화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에게
3개중의 1개꼴로 걸린 영화외에는 딱히 눈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선택의 자유를 원천봉쇄 한 셈입니다.

힘의 논리가 국내 영화판을 지배했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물론 할리우드 자본이
아닌 국내 자본의 힘의 논리에 특정영화를 제외한 여러 영화들이 압도당했었죠.
이쯤되면 내부의 폭력은 폭력이 아니라고 할 수 는 없겠죠.

역설적이게도 태풍 밀어주기에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장동건씨가 요즘은 스크린쿼터 관련
시위에 자주 보여집니다.(장동건씨를 개인적으로 싫어하는건 아닙니다.단지 그 상징성이
아이러니하게 작용하기에 개인적으로 묘하게 보이네요.)

국내영화라면 무조건 스크린에 많이 걸어주고 밀어준다는것은 있을 수 없겠죠.
하지만 우디 알렌의 영화가 단지 할리우드 자본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내 영화에 휘둘려
개봉관에 제대로 걸려보지도 못하고 대여점으로 직행해야 한다는것 역시 정당치 못하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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