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김기덕 감독과 예술영화

패왕카이젤릭 작성일 06.08.19 14: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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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쓰레기


개인적으로 김기덕 감독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 김기덕 감독의 발언덕분에 최악의 인물로 손꼽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간 김기덕 감독을 좋게 보지않은 이유는 그의 영화때문입니다.
창녀, 강간, 폭력, 매춘, 납치, 인신매매, 탈영 등 사회에서 어두운면을 극단적으로 부각한 소재, 눈이 절로 찌푸려지는 연출, 특유의 난해함때문에 그의 영화를 싫어하게 됐고, 더 나아가 감독마저도 질리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도 예술영화를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투영시켜 만든 것이고, 예술에는 여러가지 시각과 해석이 있는데, 제 취향에 안맞았을 뿐이니까요. 마음에 안들면 안보면 되니까 하며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김기덕 감독이 괴물 흥행에 관해 얘기를 하더군요.
결론만 말하자면, '거대 자본의 스크린 잠식으로 소수의 영화들은 묻혀가고 있다.', '나의 영화는 훌륭한데 관객이 이해하지 못한다.' 였습니다.



저는 둘 다 '개소리'로 들리더군요.


'거대 자본의 스크린 잠식으로 소수의 영화가 묻혀가고 있다.'


괴물의 스크린 600여개 잠식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 같습니다만 이게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극장은 영화를 개봉하는 곳이기 이전에 돈을 버는 곳입니다.

여러분이 극장을 가지고 있다면 매일 매진이 되는 영화를 걸어놓으시겠습니까, 아니면 객석이 반도 안차는 영화를 걸어놓으시겠습니까?

여기서 괴물의 영화가 훌륭하네 아니네는 논외로 두겠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괴물은 관객이 많이 찾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극장이 너나할 것 없이 괴물을 건 것이지요.


김기덕 감독이 이런 소리를 한게 '개소리'라는 이유는 여기있습니다.
스크린 잠식을 피해를 입은 다른 영화 감독(좋은 작품인데 스크린 수에 밀려버린 영화. 각설탕과 같은...)들이 이말을 했으면 저도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이 이런 소리를 하니 절로 웃음이 나더군요.

앞서 말한바와 같이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예술영화입니다.
그것도 대중성을 포기하고 감독의 생각과 사상을 투영시킨 영화이지요.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소수입니다.

이런 소수를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개봉한 스크린이 적아서 망했네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스크린 수가 적어서 관객수도 줄었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스크린 수가 적어서 망했다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막말로 김기덕 감독 작품 영화가 스크린 600개가 아니라 1000개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관객 1000만을 넘을 수 있을까요? 절대 못넘습니다.



'나의 영화는 훌륭한데, 관객들이 이해를 못하고 안본다.'


너무 극단적인 해석이라고 하는 분도 있겠지만, 김기덕 감독은 분명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말을 했습니다.

이 소리를 들으니 김기덕 감독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서 인간이 불쌍해지더군요.
한 영화 감독이 이렇게까지 비굴해질 수 있는가도 싶고...

분명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예술영화로서는 훌륭합니다.
해외에서 여러 수십번 상도 타고, 영예도 많이 가졌겠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술영화'에서 대단한 것입니다.
훌륭한 예술영화라고 해서 흥행에 성공하지는 않지요. 그런데 김기덕 감독은 그것을 무시했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사마리아, 해안선, 수취인불명, 야생동물보호구역 등등... 훌륭한 영화라고 세상에서 극평을 한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관객들이 과연 이걸 재밌게 볼 수 있겠냐입니다.

여기서 극장에 갈때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가시는 분이 많을까요, 아니면 영화를 보며 고뇌하고 생각하고 현실에 대입하여 진리를 찾기 위해 가시는 분이 많을까요?

영화를 재미만으로 보다니 수준 낮은 놈들이라고 한다면 할말 없습니다만, 문제는 절대다수의 사람이 영화는 재미때문에 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하나같이 전부 재미가 있습니다.
내적에 딱딱한 이야기나 사상, 코드 등등이 포함되기도 했습니다만, 일단 영화의 첫번째 요건인 '재미'를 충족시키고 있기때문에 흥행에 성공하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는 '재미'가 부결되어 있습니다.
그게 수준높은 감독의 영화 기법이라면 할말 없습니다.
평생 그렇게 영화만들고, 관객만 욕하십시오.


PS : 김기덕 감독 영화 12편 관객 다합쳐서 100만 안된다는군요... 캐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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