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내공 : 상태나쁨
묵공은 전 12권으로 권력에 찌들어 이미 변질된 묵가를 배신하고 나온 혁리가 두개의 성을
지켜낸다는 시나리오 구성을 하고 있으며, 진나라가 세워지려 하는 당시 전국시대의 전면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방어병법을 주로 담음으로써 긴장감을 유발하는데 성공적인 명작 만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혁리로 인해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역사물 이외에 전쟁적 측면 뿐만
아닌 드라마적 요소도 잘 다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전 이 만화를 보고 이 만화 대로만
영화를 만들어도 큰 성공을 해내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만화의 캐릭터성조차
잘 살리지 못해서 크나큰 아쉬움이 들고 있습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원작 만화 중 5권의
분량도 잘 압축시키지 못한 주제에, 어중간하게 사랑이라는 요소로 드라마적인 면을 끌어내려
했는지 일연이라는 여자캐릭터를 오리지날로 짜 맞췄으나, 괜시리 주인공의 러브스토리 연연
하다가 그다지 본전을 찾지 못한 어중간한 느낌이 아쉽습니다. 제일 아쉬운 캐릭터는 항엄중
으로 원작에선 자신이 직접 사신으로 위장해서 적의 성을 감시하는 철두철미함과 혁리와 웃으
며 모의전쟁을 하는 점에서 대범함을 보여주었고,(영화에선 모의전쟁신이 비중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님) 일단 1만병사가 양성을 넘어가야만 하는 필요성으로 둘 사이에 대립하는 긴장감
을 높여주였으나 영화에서는 일부러 스펙터클하게 하겠답시고, 10만병사로 늘려놓고, 우습게
도 굳이 양성을 공략하지 않아도 되는 스토리를 전개함으로써 항엄중은 어리석게 10만병사의
병력을 낭비하는 승부욕에 눈이 먼 장수로 그려지게 됩니다. 원작에서 투석기에 병사를 실어
성안 초가집을 향해 던지는 전법은 쌩뚱맞게 그당시 있지도 않은 기구 (기구만들 가죽은 어디서
났으며 가스를 연소하는 기술력이 있어야 기구를 띠울게 아닌가 ㅡ,.ㅡ)로 침투하는 어처구니
없는 전술로 바뀌어 중간에 갑자기 이게 역사극이 아닌 환타지로 바뀐듯한 느낌을 줍니다.
혁리는 분열하는 백성들을 광장에 모아 자신의 팔에 상처를 내어 맹세를 하는 명장면이 만화에
있는데요. 영화에 혁리는 소집이고 뭐고 그냥 몇 안되는 백셩과 떠들어대면서 입이 무거운 혁리
이미지가 없어지고 마치 백성들을 교란시키려고 온것 마냥 행동하는 모습이 좀 의외였습니다.
자신의 지략을 보여주는 신은 있지도 않으며 전략 회의에서 보여주는 느낌도 무시 된 채
회의하는 장면만 대충 나오는 지라 도대체 혁리의 무얼 보고 믿게 되는가? 를 의심하게 합니다.
혁리의 사랑놀음씬 때문에 제대로 표현 못된 장면은 크게 두가지를 뽑을 수 있는데,
양성의 후계자 양적은 고집이 세고 백성을 생각치 않는 콧대 높은 귀족자제였지만, 혁리를
보면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영화에선 변화는 커녕 급작스럽게 무조건 믿는
스타일로 나오더니 현명한 새 군주가 되는게 아니라 죽어버립니다. 그것도 아군에 의해.....
양적을 죽이는 아군의 장수 역시 원작에 없던 캐릭터인데, 중간에 캐릭터성이 너무 다르게 바뀌
어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혁리를 변호하다가 갑자기 혁리를 배반자로 몰죠. ㅡ,.ㅡ;;;;;
겁쟁이에서 혁리의 도움으로 백성들이 신뢰하는 대장으로 거듭나는 채구는 나오긴 하지만,
마을에서 탈출해서 다시 자객으로 들어온 이후에 하는 짓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나마 친구놈이 독이 든 칼로 황당하게 자기를 베는 시츄에이션을 일으킨 다음에는 아예
나오지도 않더군요. ㅡ,.ㅡ;
데스노트나 묵공이 두 캐릭터간에 극적인 긴장감을 유지했던것은 대사들로 표현하는 심리전
때문이었죠. 데스노트도 그러했지만, 영화 묵공도 대사의 느낌을 전하는 데 많은 실패를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히려 영화 묵공의 대사는 전략적이지도 않으며 평면적이고 단촐합니다.
억지로 오리지널 씬을 그렇게 많이 넣었으면 두 캐릭터의 대립구조라도 잘 그렸어야 했는데
그것마저 실패한 셈이죠. 만화를 보고 감동했다면 영화를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났다고 봅니다.
영화를 보려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원작만화를 재밌게 읽는걸 권유하고 싶네요.
쓸데없이 말이 두서가 없었네요. 이 긴 글의 포인트는 이겁니다. '만화를 봐라'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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