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ympus has fallen (2013)

마키아벨리 작성일 13.05.04 23: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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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youtu.be/vwx1f0kyNwI

<공식트레일러, 동영상 태그는 안되나 보네요>


제라드 버틀러, 애런 애크하트, 모건 프리먼 주연의 'Olympus has fallen'입니다.

미국에선 3월말, 영국에선 4월중순쯤 개봉했고 한국은 '백악관 최후의 날'라는 제목으로 6월 초 개봉으로 알고있습니다.

리뷰에는 최대한 스포는 자제하지만 이 영화는 스포고 뭐고 할게 없습니다.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히어로 무비입니다. 백악관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아 함락되고

미국 대통령(애런 애크하트)는 백악관 지하 벙커에 테러리스트들의 인질로 잡히게 됩니다.

급하게 대통령 대행이 된 트럼불(모건 프리먼)은 테러리스트들의 수장(릭 윤)과 협상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앞에 놓이는데.. 유일하게 백악관안에 살아남은 전직 대통령 경호원 배닝(제라드 버틀러)가

테러리스트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미국 대통령을 구출하고 미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막아내는 원맨쇼를

감상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미국 만세.. 미국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얼씨구 절씨구..

양키우월주의가 도처에 깔려있지만 영화 자체는 꽤 잘 만든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스토리 이런건

전혀 기대하지 마시고 화려한 볼거리와 제라드 버틀러의 원맨쇼를 감상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데..


단 이영화에는 한국인이 보기에는 굉장히 불편할 만한 요소가 두가지 있습니다.

첫째로는, 이 영화의 테러리스트들은 현재 시류에 맞게(?) 북한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특수부대가

남한의 경호팀으로 위장해 백악관에 침투해 터는거지요. 뭐 여기까지는 현재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충분히 이해해 줄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런 설정때문에 영화에서 상당히 한국어가 많이 쓰이는데

이 한국어가 도저히 한국인이 들어줄 수 없을만큼 엉망이라는 겁니다. 얼굴만 동양인인 서양 배우들이

한국말을 급하게 배워서 쓰다보니 발음이 차라리 영 자막을 보는게 이해가 빠를 정도로 못알아듣겠는

데다가 몇몇 배우는 중국인을 썼는지 말투에서 중국어 느낌이 엄청나게 강하게 듭니다. 

(조선족 발음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듯.)

'미사일이 팔쏴퇴키 천헤 우뤼카 창악해햐 퇴효' 라고 하는데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여기서 미사일만

또렷하게 발음다는게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사실 첫번째는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 줄 수 있는데 두번째는 좀 약간 심각한게

영화 전체에서 대한민국이 너무나도 무능하게 묘사가 됩니다.

북한의 위협에 구조요청(?)을 하러 온 대한민국의 프라임 미니스터(?) 미스터 'LEE'는

초반 내내 겁에질려 어쩔줄 몰라하고 그를 경호하러 온 대한민국의 경호팀은 사실 죄다

미리 백악관을 털기위해 남한에 심어놓은 북한의 특수부대였다는 설정은 애교에 불과합니다.

북한 특수부대가 미 대통령을 인질로 잡고 내세우는 협상 조건은 DMZ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라는건데

만약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남한은 며칠도 안되서 북한에게 점렴된다, 우리는 남한을 잃게 된다

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는데 좀 부야가 돋더라구요.

뭐랄까, 영화내에서 대한민국의 설정은 미군의 대 북한 전초기지이자 보안도 허술해서

북한 특수부대한테 국가 수뇌부가 모두 장악당한 존재로 나오는데, 이런 부분이 가감없이 한국에서

개봉된다면 반응이 어떨지 좀 궁금합니다.


한마디로 그냥 머리를 비우고 볼 수 있는 괜찮은 블록버스터긴 하지만 한국인이 보기에는

좀 찜찜할 수 있다, 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특히 대한민국에 대한 묘사는

'007 어나더데이'만큼이나 웃기게 표현되어서 충분히 심기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한국계 배우 릭윤은 어나더데이에서도 나오더니 여기서도 나오네요.

현재 남은 유일한 미국의 주적이 북한이다 보니 이런 영화가 앞으로도 나올 여지가 많겠고

그럼 계속 이런역으로 중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리뷰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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