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d to love…
누군가를 만난다. 대화를 한다. 즐겁다. 보고싶다. 계속 함께이고 싶다.
이것은 사랑의 전초전이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 중에서 어느 것 하나 생략될 수 없는 현상들.
Her에서 특히 말하는 것은 마지막에 함께이고 싶다는 것이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함께 있으므로써 사랑에 충분히 빠질 수 있고 정신적 교감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마 정신적 섹스(?)를 하는 장면이 깊은 관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그때부터 서로 어색해지면서 더 친숙해지기 시작하니까.
이 영화에는 일반적인 연인과의 사랑에 관한 모든 것들이 표현된다.
함께 여행을 가고 질투를 하고 안부를 묻고 잠을 자고.(컴퓨터는 잠을 안자지만.)
심지어 주인공은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했다.
결국 사이가 깨진 것은 다른 것에 있었다.
나만 사랑하지 않는 다는 것. 다른 수 많은 주인(?)을 사랑한다는 것.
이런 그녀를 사랑해야하는 지 헤어져야하는 지에 대한 딜레마는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와 비슷하다.
"난 둘다 사랑해, 누구하나 버릴 수 없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여러명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가능하다고 해도 그것은 이기적인 것이므로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것은 사랑하는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나쁜 사랑이라고 칭한다.
일단 Her에서 사람도 아닌 OS가 수 많은 이와 사랑을 나눈다고 밝힌다.
그것이 헤어짐의 계기가 된다. 물리적 만남을 할 수 없는 어려움까지 극복한 주인공이 말이다.
그 정도로 한명의 대상과 사랑을 독단적으로 나눠야한다는 것의 의미는 큰 것일까.
영화 제목처럼 OS를 Her라고 생각해보자.
하나의 여자 사람 인격으로 말이다.
그녀는 수천 수백명과 양다리를 걸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나쁜 목적으로 바람을 피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단지 그 숫자가 많을 뿐. 그리고 나도 진심으로 사랑해준다.
당신은 그녀를 계속 사랑해줄 수 있는가?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는 건 사랑하는 동안에도 상대가 떠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지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결혼이라는 제도로 묶어도 상대를 정말 사랑할 수록 떠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 역시 커지기 마련이다.
영화에서 'OS를 찾을 수 없습니다.'의 문구는 그것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메시지는 사고를 약간 전환해서 우리에게 던졌을 뿐이다.
'두려워 말고 사랑하라. 지금의 인연들을 더 사랑하라.'
OS는 떠났지만 그는 친구에게 돌아갔고, 전 부인에게 진심어린 편지를 보냈다.
바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 그것이다.
옆에 있는 친구, 애인, 가족에게 진심어린 편지를 보내거나 맥주 한잔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고민이 있다면 '왜 저런 OS가 없는 거야. 나도 대화 잘 할 수 있는데'라면서 기술을 탓하지 말고 인연들에게 털어 놓길 바란다.
진짜 her는 당신이 이미 가지고 있다.
OS에 있지 않다. 바로 옆에 있는 그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