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상실. 아픔. 그리고 인생.
결국 죽음으로 향하는 어느 순간에 대한 이야기.
영화는 대화라기보다는 어떤 고백에 가까운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딸과 아들은 이야기하고 엄마는 들어준다.
정작 엄마의 이야기는 흩어지고 사라지는데..
그렇게 우리들은 엄마의 얘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
엄마의 품을 벗어나 현실과 마주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어느순간 당신도 엄마가 되어있다.
엄마의 엄마가 된 그녀는 이제 일생의 끝자락을 향해간다.
우리는 이 커다란 상실을 결코 이겨낼 수 없다는 듯 쓰라린 아픔을 상상하지만,
결국 그 순간이 찾아오면 담담하게 인생을 살아가려 준비하고, 또 마지막 인사를 고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다.
결코 무심해서가 아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냥 그렇게 인생에 한번은 마주해야 할 어느 날에 아주 가까워진 것 뿐이다.
상실을 위로하는 인생.
살아온 인생이 그 아픔을 달래듯 우리를 위로한다.
엄마가 내 곁을 떠나도 어김없이 돌아가는 인생이 우리를 위로하는 것이다.
먹고, 자고, 일하고, 돌보고, 나누고, 사랑하며.
결국 상실도 삶의 일부라는 듯 담담하게 그 아픔을 스며들게 한다.
상실의 순간, 엄마는 우리 모두에게 아픔이다.
그 아픔마저 달래는 내가 기억하고 간직하는 엄마.
그렇게 엄마는 영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