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이 넘도록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보며(한번 해본 연애조차도 최악의 새드엔딩이며...) 뒤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한
독신 여성의 파란만장한 결혼 생활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 '위장부부' 간만에 웃음 폭발시킨 코믹 일드였습니다.
아마미 유키 드라마이기에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 작품이었어요.
'위장부부'는 마치 미국 드라마 스타일만의 파격 요소들을 과감히 차용한 듯이
기존 일본 드라마들과는 다른 차원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의 들리는(?) 내레이션부터,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함으로 인정받으면서도 개성은 놓치지 않는 캐릭터들,
시원시원한 스토리 전개, 각본인지 애드립인지 모를 사토 지로의 코믹 연기 등등
시청자들이 즐거워할 만한 요소들이 넘실넘실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에는 현실적이지 못한 설정들이 꽤 많기는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냥 컨셉 자체를
'비현실적 스토리'라고 염두에 두고 시청한다면 크게 걸리적거릴만한 요소들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만약 이런 설정들에 의구심을 품는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이 드라마가 더더욱 견디기 힘들어질 테고.
물론 저는 극히 전자의 입장에서 이 드라마를 마음 편히 챙겨봤던지라
극 중에서 벌어지는 상황들 하나하나가 다 유쾌하고 통쾌하고 덤으로 감동까지 얻었던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요 소품인 '독백'이 어색하지 않고 스토리에 힘을 부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미 유키의 목소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느껴지고, 집중을 하게 만드는 아마미 유키만의 아우라.
마치 '여왕의 교실'에서 굉장히 정적이지만 사람을 혼미하게 만드는
여주인공의 대사 처리와 같은 압도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잘 나가는 원톱형 여배우들이 몇몇 있기는 하지만 연기가 아닌 독백 대사 처리만으로
이 정도의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배우는 아마미 유키가 독보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게이 역할을 한 사와무라 카즈키의 연기도 너무 인상적이었고요.
연기인지 실제 모습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너무 잘어울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