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 집에서 컴퓨터로 받는다

행동반경1m 작성일 09.12.14 10: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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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5일, 최강군 씨는 퇴근 후 컴퓨터를 켰다. 야근 때문에 미뤘던 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서다. 화생방 훈련 프로그

 

램을 클릭하니 동영상과 함께 아나운서가 훈련 취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딴짓도 잠시, '깜짝 퀴즈' 때문에 정신을 차린다.

 

퀴즈 점수가 나쁘면 또다시 동영상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사격훈련. 김씨가 가장 좋아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평소 즐기던 'FPS(1인칭슈팅게임)'과 같은 화면이 눈길을 끈다.

 

헤드셋으로 다른 예비군과 함께 작전을 주고 받으며 게임 속 캐릭터를 움직인다. 새로 개발된 첨단 장비도 착용해보고 분주

 

히 마우스를 움직이다보니 금세 훈련이 끝났다. 구급법, 안보교육 등 남은 훈련은 내일 자투리 점심시간에 받기로 하고 컴퓨

 

터를 껐다.



2016년부터 예비군 훈련이 이처럼 확바뀐다.


국방부는 최근 육군발전협회에 의뢰,

시뮬레이션 게임, CBT 교육 등의 내용을 담은 '예비군에 대한 효과적인 원격교육 적용

 

방안'을 마련했다. 국방부측은 구시대적인 예비군 훈련에서 탈피, 학습과 재미를 모두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14일 본보가 단독입수한 예비군 훈련 '개선안'에 따르면, 안보교육, 화생방, 구급법, 재난대비훈련 등은 원격교육으로만 진행

 

되는 원격교육형으로 분류되며 사격, 주특기교육, 각개전투, 분대전투 등은 원격교육과 소집훈련을 병행하는 형식으로 진행

 

된다.


특히 사격훈련 등은 예비군원격교육포털에 접속, FPS처럼 게임을 즐기며 훈련목표를 달성하는 '게임형 콘텐트'로 운영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현실 상 제약이 심해 소음, 섬광 등 실전에 가까운 전장상황을 연출하기 힘들고 구형화기로 진행돼 현

 

예비군 훈련에 불신이 팽배해져 있다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플래시 애니메이션도 신(新) 예비군 훈련에 적극 활용될 수 있는 기술. 플래시를 시청하며 퀴즈 형식 등을 적용, 통과할 때까

 

지 반복 교육을 진행하는 등 기존 훈련장에 집합해 다수를 상대로 한 명의 교관이 설명하는 방식보다 학습 효과가 향상된다

 

고 육군발전협회 측은 밝혔다.


예비군 훈련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눈에 띈다. 지난 6월 2일부터 19일까지 육군발전협회가 육ㆍ해ㆍ공군 현

 

역 간부 및 예비군 334명을 대상으로 면담 및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원격교육을 선호한다', '원격교육과 소집교육 병행 교

 

육이 필요하다'는 등 원격교육을 요구한 응답이 예비군의 86%, 현역 간부의 81%를 차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7월 2012년 시범운영 계획을 발표하기 전부터 연구해 왔다. 시뮬레이션 게임 교육 방안을 비롯, 다양

 

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7월 국방개혁기본계획 수정안에 따라 예비군 원격 교육 세부지침을 마련, 2012년부터 시범운영하고 2016

 

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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