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25전쟁이 발발한지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6.25관련 행사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고,
해외참전 용사들의 한국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또 그동안 조용했던 부산의 유엔기념공원에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하지만 최근 한 일간지에 실린‘누가 이런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던지겠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읽고 우리 안보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6.25전쟁에 참전하여 군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받은 한 할아버지가 주위의“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으면 그런
훈장을 받았겠느냐”는 따가운 시선 때문에 훈장을 달고 다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참전유공자 87%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터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적과 싸워 나라를 지켰지만 그 공을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 현실을 보며, 앞으로 이 나라에 또 다시 이런 위기가
닥친다면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걸고 싸우겠느냐는 것이 이 사설의 반론이다.
이러한 실태를 반영하듯 한국국방연구원 김광식 연구원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이 없는 다른 지역으로 피난가겠다고 답한
젊은이가 44.9%나 되었다고 한다.
이번 6.25행사에 초청돼 우리나라에 온 외국군 참전용사들이 가슴에 훈장을
가득 달고 자신이 과거 군인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에 비하면
같은 시대 같은 전쟁터에서 함께 싸웠던 대한민국 참전용사들이 너무도 초라한 것 같다.
왜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사람들이 자신의 참전사실을
숨겨야만 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가?
그 모든 책임은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있다.
6.25전쟁 60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이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겸허히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도 적의 도발에 맞서지 않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