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검사와 나꼼수

gubo77 작성일 12.02.29 21: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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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꼼수 방송을 듣다가 깜짝 놀래서 정말 간만에 짱공에 글올리네요.

 

여기 오시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이번 청탁껀과 관련한 나꼼수의 주장은 사실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어른들 싸움'에서 증명될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고,

그렇기에 나꼼수 측에서도 (우리 주장은 사실이지만 싸움에는 이길수 없을 것이기에) 자신들이 안고 갈 각오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던 것이겠죠.

 

그런데 박은정 검사가 양심선언을 했다는, 즉 다시말해 그것이 '증명' 되었다는(적어도 증명에 아주 가까운) 사실에 깜짝 놀라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어디서도 박은정 검사의 양심선언은 발견되지 않고, 박은정 검사는 노코멘트코, 담당 검사팀은 주진우에 대한 구속 검토도 없다고 발뺌하고 있는게 현재까지의 상황이네요.

 

저는 박은정 검사가 담당 검사팀에 증언했다는 나꼼수의 주장도 사실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어른들 싸움'에서 증명될수 있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눌러 담아도 터져나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밤새도록 편지를 썻지만,

아침에 일어나 다시 읽어보니 이거 보냈으면 병신됐겠다 하고 안심하는 그런 기분 아시죠?

 

저는 박은정 검사에게도 저런 감정의 변화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또는 그런 회유나 합의가 있을 수도 있겠죠.

정의감에 욱하고 일은 벌렸지만,

검찰에 미운털 밖힌 퇴직 검사출신 변호사의 밥줄이란 뻔하잖아요.

 

하지만 지금 박은정으로 검색해 보면, 그녀의 양심선언이 마치 기정 사실인냥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나꼼수 측에서는 박은정 검사를 보호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공표한다고 말했지만,

지금의 상황이라면 나꼼수 측에서 박은정 검사를 압박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만약 나꼼수가 아니었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묻어 버리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박은정 검사에게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니까요.

 

애초에 양심선언이라면

기자회견을 한다던지,

대중에게 공개된 법원 게시판에 글을 남긴다던지

등등의 방법으로 자기 자신도 자신의 선언을 뒤집을수 없는 방식으로 행해져야 했는데,

박은정 검사의 증언은 그런 방식은 아니었죠.

 

박은정 검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녀가 자신의 증언을 후회하고 있다면

지금의 상황은 그녀에게 아주 가혹하게 보입니다.

 

그녀도 나와 같은 인간이기에,

자기 자신의 안위를 위해 비겁해질 권리는 가지고 있는 것인데,

이제 그녀에게는 영웅이 되어 여생을 비참하게 보내거나

아니면 전국민적 찐따가 되는 극단적인 선택지밖에 남아있지 않네요.

 

물론 저는 그녀가 좀더 신중한 방식으로 사건을 진행시키기 위해 말을 아끼고 있는 것 뿐이지,

자신의 증언을 후회하고 있는 중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 껀에 대한 가치판단은 사건의 추이가 더 많이 진행된 후에야 가능하겠죠.

 

하지만 나꼼수의 이번 방송은,

선로에 사람이 떨어졌고 열차가 들어오는 긴박한 상황에서

등떠밀어 만든 영웅과 같은 위험성이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사건의 추이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지만,

최악의 경우 그녀를 욕하지 않을 각오는 모두에게 있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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