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일주 - 2 <BGM>

Shinss 작성일 12.03.07 16: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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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쓸게.


얘는 자전거 뒤에 패니어에, 돗자리에... 딱봐도 나같은 장거리 자전거 여행자였어.


나한테 와서 일본어로 뭐라 하길래 한국인이라고 알려줬어. 


아까 만난 할머니 만큼은 아니지만 얘도 영어를 좀 하더라. 일본인은 영어를 잘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엉 ㅋ


유우바 라는 애였는데. 나이는 나보다 한살 더 많은 스물 둘이고 간사이 지방에 산다고 하더라.


얘가 지금까지 온 루트를 보니까 내가 앞으로 갈 루트랑 완전히 똑같은거야 ㅋㅋㅋ


그래서 이것저것 정보 교환하고, 무슨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자기 핸드폰 번호도 알려주고... 


앞으로 내가 가는길에 대한 정보도 좀 받았어.


내년에 한국에 온다길래 연락되면 우리집에 묶어도 된다고 하니까 자기도 나 간사이 지방 지나갈떄 자기집에 들르래 ㅋㅋ 재워준다고


오예 여행 첫날부터 현지인집에 초대받았어. 만세!


이제 유우바군이랑 헤어지려는데 애가 패니어에서 뭘 주섬주섬 뒤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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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주더라.


헤어지고 한 두시간 더 달리다가 배고파서 먹으려고 꺼냈는데 유통기한 지난거네 싀발쇼끼가 ㅠㅠ


그래도 배고파서 먹음 ^^


안에 존나 정체불명의 페페로니 비슷한 거랑 마요네즈 들어있는데 의외로 먹을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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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빵으로는 도저히 모자라서 좀 이르지만 점심 먹으려고 밥집 탐색을 시작했지.


근데 가도가도 밥집이 안나와 ㅡㅡ 11시가 다 되어가는데 문닫은곳도 엄청 많고... 혹시 공휴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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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맛있을것 같지만 더럽게 비싸네.


먹고 싶어도 아직 오픈을 안했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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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짱구는 못말려에 나오는 유치원이랑 완전 똑같지 않냐??

짱구 튀어나오는줄 알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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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계속 달리는데 배고프고.


 밥먹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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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먹고 거의 30분동안 돌아다녀서 겨우 오픈한 라면집 발견.


점심시간이라 그런가 안에 손님들이 은근히 많았음.


우리나라랑 다르게 혼자와서 먹는 사람들이 참 많은게 신기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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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이 영어를 못해서 고생함 ㅠㅠ


결국 메뉴판에서 싸고 맛있어 보이는걸로 시켰어. 


미소라면에 돼지고기 들어간 라면 같은데, 가격이 320엔 이었어.


배고파서 그런지 몰라도 너무 맛있더라.


라면먹고 공짜로 나오는 보리차?? 같은거 마시면서 지도 펼쳐서 보고 있는데,


아까 그 종업원이 다시와서 이상한 발음으로 웨어아유프롬 하더라 ㅋㅋ


한국에서 왔다니까 "칸고쿠 다이 스키데스!" 하면서 막 좋아함 ㅋㅋㅋ


다먹고 이제 자전거타고 다시 출발 하는데 종업원이 뒤에서 막 뭐라고 외치면서 손흔들길래 나도 똑같이 흔들어주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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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다보니 돈안내고 왔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뭐라 하던게 돈 안내서 그랬었나봐


거의 30분 넘게 달렸는데 걍 갈까 고민하다가 국가위신을 생각해서 다시 돌아가서 돈주고 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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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서 좋은데..


가도가도 계속 똑같이 생긴길만 나오더라.


힘들어 뒤지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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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면서 참 부러웠던게... 일본은 전원주택이 정말 예뻐보여.


뭐라고 해야하나. 우리나라는 새마을운동 하면서 전통가옥 전부 쓸어버리고 콩크리트로 싹 새로 짓고 했었잖아.


그런데 일본은 기와장 지붕이 대부분에, 전통가옥처럼 지은 전원주택이 정말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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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인데 힘들어서 뒤지는줄 알았음 ㅠㅠ 진짜... 이때 평소 체력단련 안해둔게 너무너무 후회되더라.


나처럼 집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던 놈들은 체력단련 좀 해라. 진짜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여튼 그러던중 발견한 작은 신사!! 


도저히 피곤해서 더는 못 갈것 같고... 옆에 작은 간이건물 있던데 거기 근처에 텐트쳐도 되냐고 물어보려 했어.


그런데 관리자가 어디갔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더라. 그래서 걍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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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다가 JR인가 뭔가 공공기관같은 건물에 들어가서 직원한데 근처에 텐트칠 곳 없냐고 물었어.


그랬더니 직원들끼리 한참 의논하더니 한사람이 자기가 데려다 준다고 따라오래.


그런데 차를 끌고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워주나 싶었는데 자전거가 너무 커서 안되고, 천천히 갈테니 따라오라함 ㅋㅋㅋㅋ


진짜 나 다리 힘풀려서 바들바들거리고 있었는데 자동차를 따라오라니 눈앞이 캄캄했지만 꾹 참고 따라감.


근처라더니 거의 5km는 달린듯... 진짜 죽는줄 알았다 ㅠㅠ


겨우 도착한 공원에 텐트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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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안에서 여행일지 첫페이지 적었어 ㅋㅋ


첫날부터 참 열심히 달렸다고 스스로 대견해 했음ㅋㅋㅋ



그런데 슬슬 새벽되니까 추워서 얼어죽을것 같더라 ㅋㅋㅋㅋㅋㅋㅋ


3월 말인데 와나 진짜 너무 추워서 온몸이 떨려옴...


거기다 완전히 캄캄하고 근처 도로에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도 엄청 크게 들려.


갑자기 텐트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 나서 심장이 덜컥 했는데 알고보니 내 발가락이 텐트 긁는 소리 였음 ㅋㅋ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적지만 그 때 얼마나 춥고 무서웠는지 ㄷㄷㄷ


무서운건 둘째치고라도 추위는 도저히 어떻게 못 하겠더라.


하다못해 바지를 두겹껴입고 침낭까지 푹 덮어쓰고 바람막이 아무리 쳐놔도 지면 온도가 너무 낮아서 소용이 없더라.


근처 공공화장실에서 자볼까 했지만 주변에 화장실도 없었어 ㅠㅠ



결국 텐트 풀고 길따라 되돌아 가는데... 피곤에 쩔어 온데다 길까지 어두워서 어디가 어딘지 거의 안보여.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는 존나 세게 달리고...  혼자 자전거 끌고 터덜터덜 걷는데 봉고차 한대가 딱 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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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워줄까? 묻길래 당연히 오케이 했지.


자전거 트렁크에 넣고 차에 탔더니, 보온병에서 따뜻한 차한잔 건내줌. 


너무 고마워서 순간 눈물이 다 날것 같더라 ㅋㅋㅋ


3월말이지만 아직 많이 춥다고, 조심하라며 호텔까지 데려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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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으로 추정되는 사람이랑 나 태워준 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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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가격이 4900엔 이었음.


최대한 아껴서 여행하려고 했는데 첫날부터 호텔이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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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안오고 해서 동네 한바퀴 돌았음. 


골목에 일본 양아치들 있어서 좀 쫄았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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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편의점에서 도시락 사먹었다 ㅋ


다음편에 계속해서 쓸게. 


재밌게 봤다면 짤막한 소감 정도는 남겨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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