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슈난이라고 했었는데, 슈난이 아니라 우베 였어. 정정할게.
일단 아줌마 따라 아줌마네 집으로 같이 갔어.
아줌마가 한국어를 잘하진 못하고. 조금 할줄 알더라.
요즘 일본 아줌마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는게 열풍이래 ㅋㅋ
사진은 개집에 들어간 '병'.
존나 귀엽다 ㅋ
대충 패니어랑 짐 내리고 아줌마가 어디 같이 가자함.
한국인 친구들 있는데 소개 시켜준다면서.
자동차 타고 한 20분 달렸나? 가보니까
무슨 정육점 같은걸 하는 집인데. 안으로 들어가니까 좁아서 터질것 같았어 OTL
그래도 오랜만에 손님 왔다고 아는 한국인들 다 불러서 고기 구워줌.
귀한거라고 사슴고기도 내줬는데 비린내 때문에 못 먹겠더라 ㅠ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자전거로 여행한다니까 막 대단하다고, 내 머리보고 뭐라 하는데 뭐라하는지 못 알아듣겠고 ㅋㅋ
이 분들 말하는게 억양 이상한 한국어랑 일본어를 조금씩 섞어 쓰니까 이해하기 힘들었어.
근데 두번째 사진에 내 어깨에 팔 두른 사람 있지. 그 사람이 뜬금없이 장군님 이야기를 함 ㅋㅋ
처음에 이 할부지가 뭔 소리 하는지 몰라서 당황했는데... 잘 들어보니 김정일 장군님 어쩌고 하는데...
비록 지금은 북쪽이 잘 못살지만 언젠가 남쪽이랑 김정일 장군님이랑 화해하면 어쩌고 저쩌고...
우와 ㅋㅋㅋㅋㅋ
이 사람들 조총련 이었던거야.
난 조총련에 크게 감정은 없지만...
그래도 북한사람이나 다름없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 느낌이 참 오묘했어.
이제 슬슬 일어나려는데 할머니 한분은 눈물 글썽이고.
밖으로 나가 배웅해 주시는데... 아까 장군님 어쩌고 한 할아버지가 와서 나한테 힘들텐데 열심히 하라고 용돈이라고 4천엔 주더라.
한번 거절한 뒤에 넙죽 받고 다시 아줌마 집으로 갔엉 ㅋㅋㅋ
가는길에 아줌마한테 조총련에 대해 설명해 줬는데 잘 못 알아듣는 눈치였어
원래 아줌마 아들 방인데 지금 일하러 가서 몇일동안 안온다고 함.
욕탕 써도 된다길래 샤워하고 나오니까 그집 아저씨 왔더라.
아저씨가 완전... 뭐라고 해야하나. 전형적인 일본 노동자?? 그렇게 생겼음.
굳이 묘사하자면 만화책 크로스게임에 나오는 야구 감독 처럼 생겼어.
대충 인사하고 같이 밥 먹는데 맥주를 권해서 같이 마심 ㅋㅋ
한국어로 말하면 아줌마가 통역해서 아저씨한테 알려주고 그런식 이었는데,
주로 내 자전거 여행 이야기랑 좀 있으면 입소 한다고 해서 한국 군대 이야기도 하고.
늦은시간 까지 아저씨도 나도 서로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각자 떠들었어.
말은 안 통하지만 왠지 소통이 되는 듯한 느낌이랄까? 시간이 너무 늦어 자러 들어갔고.
낮선 집에 초대받아 다다미방에 누워 올려다보는 천장이 너무 어색했지만, 그래도 따뜻한 인심에 안심이 놓이는 곳이었어.
하앜.. 완전 꿀잠 잤다.
아침으로 어제 먹다 조금 남은 스테이크랑 계란, 밥이랑 된장... 한국김도 있음 ㅋ
아저씨는 이미 출근 했더라. 좋은 사람이었는데 인사 하고 싶었는데 ㅠㅠ
아줌마 모아둔 한국 영화 콜렉션 같은것도 보고, 한국여행 때 찍은 사진도 막 보여줌. 한국을 세번이나 갔었더라 ㅋㅋㅋㅋ
완전 골수 한류팬인듯.
나중에 한국여행 또 오면 꼭 연락하라고 연락처랑 주소 알려주고...
아줌마도 여행중에 무슨일 있으면 꼭 연락하라고 연락처 주소 다 알려줌.
다시 달리기 시작했어 ㅋㅋ
어제 하루동안 너무 푹 쉬어서 기운이 펄펄 나더라 ㅋㅋㅋ
초등학교 야구부 애들인듯.
야구 만화를 좋아해서 이런거 보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여긴 중학교 야구부...
가는 곳마다 학교운동장 보면 애들 전부 야구하고 있음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슬 우베를 벗어나서 나아가는데, 거대한 돔 발견!
다시 시골 풍경이네.
사진 중앙에 보면 저 멀리 다리 같은게 보이는데.. 저걸 건너야 함.
시발 존나 멀다 ㅠㅠ 언제 저까지 가냐
슈퍼에서 산 밀크 캔디랑 첫째날 텐트칠 곳 찾다가 과일가게 아줌마가 준 귤 ㅋㅋ
이건 뭐 거지 여행도 아니고 쳐받아먹으면서 여행 하네 ㅋㅋㅋ
힘들고 지칠때 밀크캔디 하나 먹어주면 달콤해서 큰 도움이 됬어.
혹시 나중에라도 자전거 여행할 게이들 있으면 꼭 달콤한 캔디 같은거 챙겨가던지, 현지에서 조달하던지 해 ㅋ
지금까지 항상 자전거 도로가 있거나, 자전거가 다닐만한 좁은 길목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게 없어지고 차도만 나왔어 ㅡㅡ;; 엄청 쫄아서 조심조심 운전함..
가다보니 무슨 유적지 있길래 잠깐 쉬어가고...
차도에서 슬쩍 벗어나서 안전한 길 발견!
근데 길잃음ㅠㅠ
더이상 이어지는 길이 없고 작은 마을이랑 강이 나옴..
길을 잘못 든거야... 괜히 샛길로 들어와서 이렇게 된 것 같았어.
차도에서 벗어나서 정말 한참 달렸는데... 다시 돌아갈거 생각하니까 눈앞이 캄캄 ㅠㅠ
마을 배회해다가 찍었음 ㅋㅋ
찍고보니 뒤에 개가 나 쳐다보고 있네 ㅋㅋㅋ
다시 돌아가서 가는중 ㅠㅠ
山口 는 야마구치라고 읽는걸 아줌마한테 배웠음 ㅋㅋ 여기 지명이라더라.
경찰서 같아 들어가서 대충 위치 파악하고... 2번국도 어딧는지 물어서 제대로 길을 찾았어.
히로시마까지 138km!!
오늘은 슈난에서 하룻밤 묶고 내일 히로시마까지 달려야징 ㅋ
가다가 구몬학습 발견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일본에도 있구나.
일본에서 온건가?
비 한두방울 내리길래 잠깐 쉼..
계~속 달리고 있다 ㅠㅠ
힘들어 죽겠다.
신사 나오는데 비가 제대로 내림 ㅡㅡ;;
일본은 보면 집집마다 전부 주창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 같아.
일단 비 좀 피하자 싶어서 아무집에나 가서 집앞에서 잠깐 비 좀 피해도 될까 물었어.
아저씨가 나왔는데 표정이 좀 불신감? 그런게 가득한 눈초리였어 ㅠㅠ
일단 허락은 해줘서 잠깐 쉬었지만.
비내리는 장면 찍은 사진인데 왜 빗줄기가 안보이냐 ㅋㅋㅋ
하앜... 빨리 풀려라 좀
비 그치기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집주인 아저씨가 나와서 저 아래로 내려가면 굴다리 하나 있다고 함..
눈치껏 알아듣고 얼른 굴다리로 갔어.
여전히 보슬비 같은게 내리지만 걍 출발.
길 쥰내 무섭다 ㅋㅋㅋ
가는길에 또 한번 길 잃었음 ㅡㅡ;
지도보면 2번국도만 따라가면 되는데...
따라가다 보니 고속도로가 나오더라고;;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제대로된 길을 발견했다.
근데 슬슬 비도 거세지고... 오늘안에 슈난가야 되는데 ㅠㅠ
가다가 일본식 여관? 그런게 나오길래 그냥 거기서 잠 ㅋㅋㅋ
3천5백엔 짜리 제일 싼방에서 묶었어.
사진은 아침에 일어나서 찍음 ㅋㅋ
짐정리 하다가 생각나서 어제 아줌마가 준 돈봉투 열어봤는데..
이런 맙소사
2만엔이 들어있어.
2만엔 이면 우리돈으로 30만원에 가까운 돈인데.
이걸 생판 모르는 나한테 용돈으로 줬다니 ㄷㄷㄷ 재워주고 먹여주기 까지 하고..
뭐라 말이 안나오더라;;
여관에서 아줌마가 준 번호로 연락해서고맙다고 몇번이나 인사했어 ㄷㄷㄷ
근데 오히려 너무 많은 돈을 받으니까 느낌이 참 뒤숭숭함 ㅠㅠ
아 욕탕 있으니 참 좋다 ^^
이른 아침이라 나밖에 없어서 혼자 독점~
밖에 보니 벗꽃도 피고 있네.
내가 일부러 벗꽃필 시기에 맞춰서 와서,
벗꽃 전선 따라서 이동하길 고대했는데 진짜 피는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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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에 계속해서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