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무작정 전국일주 (8. 통영 -> 진주)

PLACEBO 작성일 12.09.12 00: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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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야말로 배를 타보겠다는 일념하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씻고 찜질방을 나섰다.

어젯밤 만두를 먹었던 찐방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여객선 터미널로 향한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임에도 배를 타려는 사람들로 터미널은 붐볐다.

붐비는 인파속에서 눈에 들어온것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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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런 ㄴㅁ...

날이 갠거 같은데.. 그래도 매물도는 멀어서 위험하다고 안된단다.. 1_43.gif

난 배하곤 인연이 없나부다..  아쉽지만 매물도는 포기해야겠다.

여객선 터미널을 나와 그냥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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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빵집이다. 꿀빵역시 먹거리 리스트에 있던터~

들어가보는데.. 역시나 이른이각이라 그런지 아직 준비가 안됬단다;

이따 다시 오겠다고 하고 옆에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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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아침이라 문을 연 식당도 없고해서 샌드위치와 라면으로 허기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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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빵이 준비되기까지 한시간 가량이 남아서 그냥 근처 PC방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한다.

통영 볼거리를 검색해보니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 올라 몬당서 채리보면 참말로 직인단다.

그래. 꿀빵 먹고 케이블카 타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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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나만 먹으면 되는데 팩으로만 판다고 하여 어쩔수 없이 젤 작은 6개들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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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여니 꿀발라진 빵이 먹음직 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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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팥앙금이 가득 들었다. 

맛은.. 달다.  많이 달다;;

단거 조아하는 사람들에겐 강추~ 

나같이 단거 그닥 조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하나 맛보는 걸로도 충분하겠다.

나머지 다섯개는 우쩐다..?  가방도 무거운데 넣고 다니기도 그렇고.. 

일단 남은 빵과 내 가방을 빵집 아주머니께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러고서 가볍게 케이블카를 타러 출발 한다.

어짜피 통영 버스터미널에 가려면 중간에 들렸다 가면 되는거이니께~

통영주민분들께 물어물어 버스를 타고 케이블카타러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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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면 케이블카 승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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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미륵산 능선으로 향하는 케이블카가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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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를 사주시고.. 주위를 둘러본다.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시끌시끌 했다.  그러고보니 토요일이구나~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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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전광판에 순번이 나타난다.

나는 1300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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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 횽님이 통영 명예시민 홍보대사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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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번호가 다가오자 탑승장 앞에 들어섰다.

저 안에서도 줄을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는데 사람들이 한쪽에 쏠려 뭔가를 열심히 구경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인듯 하다. 

나도 무지 보고 싶었으나 줄이 줄어드는바람에 TV와 멀어져 뒷사람들의 함성소리만 들어야했다;;

드뎌 케이블카가 내앞으로 다가왔다~

 

  탑승~!! 간다아~     같이 탑승한 사람들은 가족 친지단위로 나들이 나온듯 했다.

거기에 나혼자 낑겨 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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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는 정말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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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위 작은 섬들과 그사이의 작은 항구..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 ㅋ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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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736958138403.jpg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나오면 올라가는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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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거다. 더 높은 전망대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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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산대첩 전망대로 가보자.

더 높은 곳에서의 전망이 기대되는군~

 

  한산대첩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통영시내. 내가 타고 올라온 케이블카.. 그 뒤로 펼쳐져있는 한려수도.. 우왕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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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끝이 아니다.

이왕 여기까지 온거 미륵산 정상까지 가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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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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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중간에 쉼터에서 잠시 쉬어 주시고..

(꿀빵집 아주머니 가방 맡아주셔서 정말 고맙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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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정상 탈환~!!

비록 케이블카를 타고 오긴 했지만 그래도 정상등극의 위엄을 맛볼수 있었다 ㅋㅋ

그럼 제일 높은곳에서의 전망을 함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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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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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이는 통영시내

 

  한쪽에선 까마귀떼가 까악까악 울어대고 있었다.

미륵산 정상에서 태현에게 전활 걸어본다. 

산 정상이라 그런가 수신상태가 그지같다.  망할 SKT 3G...

 

이제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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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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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길을 만들면서 나무를 자르지 않고 길에 구멍을 낸 훈훈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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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승강장으로 내려왔고 다시 꿀빵집으로 향했다.

가방을 챙기고 동피랑 장어구이집으로 갔다.

통영을 떠나기전 식사도 하고 아주머니들께 인사도 드릴겸 해서였다.

"서울총각 또 왔네~"  반갑게 맞아주시는 아주머니 ^^

"이번엔 멍게비빔밥 먹어볼게요~"

난 여지껏 멍게를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지만 멍게비빔밥은 통영만의 먹거리이고 태현의 추천도 있었기에 도전을 감행했다.

"찰밥을 했는데 일단 이거 함 먹어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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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손님이 아닌 한식구 처럼 상을 내오신다.

아주머니 아들도 있었고  다같이 식사를 했다.

정말 한 가족이 된듯한 기분~   외지에서 느끼는 따듯한 가족의 情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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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실한 생굴에 장어구이도 또 내오셨다. 

술도 또 주시는데 저번에 먹은것도 있고.. 또 가바야되기도 하고 해서 마시진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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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비빔밥이 나왔다.

유후~ 비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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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멍게는 내입맛에 맞지 않는다는걸 이때 알았다;;  멍게 특유의 싸~한 맛과 향이 내 비위엔 좀 아니었다;;;

그래도 아주머니께서 열심히 만들어 오신건데 안먹을순 없지 않은가.. 

멍게를 피해서 한숟갈 한숟갈 먹는 날 보시곤 눈치를 차리신듯

"총각 안맞으면 억지로 먹지마소~ 이거 이거 찰밥 드소~"

아아.. 넹.. 고맙습니다.. 1_47.gif 

생굴이 완죤 맛있었다. 굴 잘먹는다며 계속해서 굴 내다 주시고...

덕분에 이번에도 또 너무 잘먹었다~ 아주머니들께 죄송스러울 지경;;

 

슬슬 이제 통영을 떠날 채비를 해야했다. 

짐까지 여행하면서 느낄수 없었던 기분이 느껴진다.

어렸을적 사촌형이나 동생들과 놀다가 헤어질때가 되면 더 있고싶은 마음에 울곤 했었다. 

바로 그 느낌... 

하지만 나는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해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한채

또 오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가게를 나섰다.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나를 아주머니께서도 주방에서 한참을 바라보고 계셨다.

 

버스를 타고 통영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진주행 고속버스표를 끊고 터미널에서 나와 태현과 통화를 했다.

감동의 통영에 대해 한참 얘길하는데 맞은편 식당의 창문에 멍게비빔밥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번뜩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게 있었으니...  밥값!!! 1_50.gif

밥값을 낸 기억이 없는것이 아닌가...!! 

한 식구처럼 너무도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나도 모르게 까맣게 잊고 그냥 나와버린 것이다;;;

나가는 날 아주머니께서 한참동안 바라보시던 이유가 그것이었나..?! 

나 완죤 나쁜 총각으로 기억에 남겠군;; 

제길 버스는 10분뒤 출발인데.. 어쩐담... 

아냐!!  버스고 뭐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그분들께서 내게 해주신게 있는데.. 넌 임마 버스비 걱정을해?? 

바로 택시를 잡아탄다.  "중앙시장 가주세요!!"

멋쩍은 표정으로 다시 들어가 정말 깜~박~했다고 죄송하다며 밥값 만원을 드렸다;;

"아이구 총각~ 양심있네~"

이번에야말로 진짜로 작별인사를 드리고 동피랑 가게를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진주행 고속버스는 그냥 다음꺼 타면 되는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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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시내에서 내려 여기저기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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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는 진주성이지~

진주 주민들께 물어물어 진주성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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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입구다.  거뭇거뭇 해는 지고 있었다.

남는게 시간아닌가~ 천천히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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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촉석루는 들어갈수 없었다. 

진주성 한바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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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을 오르다 나온 문지기 두명을 보곤 순간 놀랬다;; 어두운곳에 떡 하니 서있는데 귀신인줄..

촉석루에 못들어간 아쉬움을 남긴채 진주성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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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분식집에서 순대볶음을 포장했다. 

슈퍼에서 조그만 캔맥주와 처음보는 소주를 하나 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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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방에 보이는 모텔로 들어간다.

비도 다시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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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이..

화이트와 더불어 처음보는 소주였기에 안살수가 없었다.

맛은.. 화이트의 승리다. 미묘한 차이지만 화이트가 더 깔끔한듯~

소맥과 함께 진주에서의 밤은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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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와 더불어 전국일주중 가장 기억에 남는곳 통영.

볼거리와 먹거리도 좋지만 통영주민들의 정이야말로 최고의 자랑거리가 아닐까..

버스터미널에서 만약 맞은편의 멍게비빔밥을 보지 못했다면.. 나는 까맣게 잊은채 통영을 떠났을테고..

나에게 눈물나게 친절을 베풀어주신 그분들께 완죤 몹쓸놈으로 남았겠지;;

때마침 그때 멍게비빔밥이 내눈에 들어온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내 마음속엔 항상 그분들의 고마움이 남아있다.

꼭 한번 다시 찾아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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