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마족 Episode-1

빛잃은날개 작성일 06.11.05 16: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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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의 공주라...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여자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나는 처음에 거짓말인 줄 알았지만, 번듯이 내 앞에 살아서 나타났고, 모습은 거짓이 없는 진지한 얼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것이 사실이란 걸 알았다.
"근데요. 왜 제 집 앞에 계신거죠?"
"난 마족이라고. 안 놀라니?"
"어렸을 때 부터 굉장히 슬픈 일만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정도는 별로라고 생각해요."
"너 같은 인간은 처음보네."
"본론 부터 얘기 하세요. 왜 제 집 앞에 나타나셨냐고요."
"다른 마족들이 우리 마족 세계를 전멸 시켰거든. 그래서 그 마족들을 사냥 하러 왔다가 우연히 이 인간 세계까지 오게 된거고."
마족을 상대하는 마족의 공주라... 난 그 공주가 너무 대범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근데 인간들은 다 너같이 한심하니?"
"한심하다뇨!"
"내가 아는 인간들의 정보에 의하면 다친 인간들을 보면 도와준다고 하길래..."
"단순히 놀란 거예요. 엄청하게 상처 입은 사람이 저와 눈을 마딱 들였으니까요."
"아무튼 넌 나를 도와줘야 할 의무가 있어."
왠 생뚱 맞은 소리? 도와 줘야 한다니 이해 조차 할 수 없었다.
"제가 왜 당신을 도와줘야 하죠?"
"이미 내 정체도 알았고, 날 그냥 내버리고 도망간 죄라고 생각하면 돼."
"그런 핑계가 어딨어요!"
"왜? 인간들은 이렇게 하면 겁나서라도 도와 준다는데 안 그러니?"
"전 바쁘다구요. 도와 줄 시간도 없다구요."
"캬캬! 마족의 공주 시에르. 지금 인간따위에게 도움을 받으려 하다니 한심하구나."
멀리서 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정체불명의 사람이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이구나. 메르."
"나도 잊지 말라고. 하하하!"
"뭐야? 이것들은??"
"마족들간의 행동대장이라고 불리는 여 닌자 메르와 남 닌자 네로크야."
"난 이 사건과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까 당신들끼리 잘 해보쇼."
[탕!]
난 집 안으로 향하던 도중 갑자기 거대한 창이 내 발 바로 앞에 꽂혔다.
"어딜 가시려고. 넌 시에르의 하인 아닌가?"
"한심한 인간 같으니, 넌 이 세상에 뭐하러 태어났는지도 모르겠구나."
난 남 닌자 네로크가 내 뱉은 말에 그만 흥분하였다.
"다시 한 번 말 해 봐."
"좋다. 넌 이 세상에 뭐하러 태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내뱉은 걸 후회하도록 만들어 주지. 이봐요. 마족의 공주."
"응?"
"이 창으로 저 남자의 오른쪽 무릎을 향해 겨냥해 주세요."
"어쩌려고?"
"빨리 겨냥 해 주세요."
"알았어. 간다!"
[퍽!!]
"윽... 넌 뭐 하는 인간이냐? 나의 약점을 단 시간만에 간파하다니..."
이윽고 네로크는 한 순간에 증발해 버렸다.
"저 눈동자는... 사의 눈? 젠장...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다음에 만나자고 시에르."
"넌 진짜 뭐하는 인간이야? 정말 인간 맞아? 사의 눈을 가졌다니 믿기지 않아."
"사의 눈이라뇨?"
"상대방의 급소를 알아 볼 수 있는 눈이지. 그 눈을 가진 혈족은 이미 소멸됐다고 했는데..."
"아무튼 이제 끝난거죠? 이제 전 갑니다."
"아니, 넌 나에게 있어서 필요한 도구다."
"도구라뇨... 그건 좀 심하다고 보는데요."
"어차피 메르가 너의 모습을 본 이상 넌 이제 다른 마족들로 부터 사냥감이 된거야."
"이거 정말 귀찮게 됐네."
"살고 싶으면 나와 동행하라고."
점점 일이 꼬여져 가서 머리가 상당히 복잡해졌다. 어제 그 여자를 보고 놀래서 그냥 도망치치만 않았다면 이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인간과 마족 Episode-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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