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정적을 깨는 전화벨 소리...
그의 이름이 찍혔습니다.
잘못 본것이 아닌가 한참을
전화기에 찍힌 이름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이 분명했습니다.
심장이 요동쳤습니다.
손이 마구 떨렸습니다.
혹시나 끊어질까 전화기를 열었습니다.
온 몸의 기가 빠져 나가는 듯 했습니다.
하마터면 전화기를 놓쳐 버릴뻔 했습니다.
행여나...
전화기를 온 힘을 다해 거머 쥐고 있었습니다.
'나야...'
전화기 저편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9개월만에 듣는 그 사람의 목소리였습니다.
떨리는 내 목소리를 그가 눈치 챌까
전화기를 막은 채 큰 숨을 한 번 내쉬었습니다.
'잘 지내니?'
뜨거운 눈물이 소리없이 흘렀습니다.
'응...'
한 마디 대답 밖엔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목소린 술에 취해 있었습니다.
'나 술 한잔 했어...'
'응...'
'잤니? 갑자기 생각이 나서 ...미안해...'
'아니야...'
'잘 지내야 돼...'
'응...'
'정말 잘 지내야 돼...'
'......'
'끊을께...잘 자...'
>'응...'
그가 먼저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가 끊겼다는 걸 알면서도
한동안 전화기를 덮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입김이 전화기에 그대로 남아 있는 듯 했습니다.
그의 전화가 너무나 고맙습니다.
술 취한 그의 목소리가 아픕니다.
그는 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느 누구와 술 자리를 해도
취한 모습을 절대 보이지 않는 그입니다.
다만 힘이 들땐 취할때까지 술을 마십니다.
취해서야 내게 전화를 합니다.
한없는 눈물이 흐릅니다.
그 사람의 목소리가 귓가를 떠나지 않습니다.
떨어지는 눈물 속에도 그가 보입니다.
가슴 저린 행복입니다.
그가 또다시 나를 뒤흔들어 놓습니다.
온통 그의 생각 뿐입니다.
너무나도 절실히 그가 그립습니다.
얼마간은 그 때문에 또 아플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 아파도...
이 가슴 저린 행복을 잃고 싶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