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번역] 스카이 크롤러 -제1화 "카울링"- 1

jjunius 작성일 08.04.10 14: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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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카울링

수년에 걸쳐 나는 확신하고 있네만, 이십일 쥐라는 녀석은, 불타오
르는 페리스식 관람차를 뒤로하고 (아우 번역하기 귀찮어~)

                                (드 도미에-스미스의 푸른 시대)
                                 샐린저, '나인 스토리즈'중에서


1

 쿠사나기 스이토의 하얀 데스크의 앞에서 나는 경례를 했다. 그녀
의 방은 오피스의 이층으로 활주로에 면해있었지만, 지금은 블라인
드가 내려져 있어서, 밖은 보이지 않았다. 벽에는 액자에 끼워진
사진이나 서류가 정렬되어있다. 아마도 뭔가 빛나는 업적을 증명하
는 것이겠지, 은색의 별이나, 금박의 장식이 눈에 띄는 것이 많다.
이렇게 보니까, 그러한 과거의 증거품을 장식하는 취미가 있는 인
간, 혹은, 특별히 그런 종류의 의식에 대한 저항이 없는 인간이외
에는, 이 방에 어울리지 않는다. 결과, 이 직종도 가질 수 없는 건
가, 하고 생각한다. 아니, 그게 아니면, 그것들을 과시하지 않으면
안 돼는 대상이, 어디선가 몰래 감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기까
지는 나는 알 수 없다. 그런 것을 멍하니 상상했다. 그 밖에는, 담
배냄새가 났기때문에, 이 상사가 끽연가란 걸 알았다는 정도. 담배
를 피우지 않는 상사를 나는 신용하지 않기로 하고 있으므로, 그
점에서는 운이 좋다, 고 믿기로 결심했다. 매일 그 정도의 챌린지
는 필요하다.
 "칸나미 유히치" 그녀는 일어서서, 나에게 한 장의 서류를 건넸다
. 인텔리전트하게 억제된 발성으로, 냉철한 느낌을 연출하려 하고
있다. 선인장같은 스토익(금욕적)인 느낌이 있어서, 도리어 매혹적
이었다. "이것이 사령장이다. 오전중에 최초의 커맨드가 온다. 대
기하고 있도록"
 "옛"
 그녀를 관찰하는 것을 그만두고, 그 자리에서 대강 서류를 훑어본
다. 타이프된 뻔한 문구 맨 아래에, 바로 직전에 기재된 숫자가 있
었다. 그것이 나의 패스워드다. 당장, 그것을 암기했다.
 "토키노는?" 쿠사나기는 데스크에 있던 수첩을 넘기며 물었다.
 "토키노란, 누구입니까?" 나는 똑바로 선 채로, 되묻는다.
 쿠사나기는 천천히 얼굴을 들고, 더욱 천천히 안경까지 한 손을
들어올린다. 거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으나, 일순간의 침묵은, 명백
하게 그녀가 놀라고 있다는 증거, 그것도 적지 않은 분개를 동반한
놀라움이란 걸 알 수 있다.
 "자네의 룸메이트인 토키노다" 쿠사나기는 말했다.
 "그라면, 침대위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나는 대답한다.
 "지금도 자고 있다고?"
 "지금, 저는 이곳에 있으므로, 그의 상태를 알 수는 없습니다. 최
소한, 제가 일어나고, 방을 나올 때까지는, 자고 있었습니다"
 "왜, 깨우지 않았나?"
 "그를 깨울 이유가, 저에게는 없습니다"
 "왜?" 턱을 들고 눈을 가늘게 뜬 그녀는, 겨우 정말로 화난 표정
으로 보였다. 하지만, 변화는 너무나 희미하다. 원래부터 화내고
있는 듯한 얼굴생김인 것이다.
 "말을 바꾸겠습니다. 그 시점에서는, 깨울 이유가 없었습니다. 지
금은 그게, 억측입니다만..., 이유가 생겼으므로, 필요하다면, 깨
우러 가겠습니다"
 쿠사나기는 데스크 건너편에서 똑바로 일어서서, 나를 줄곧 노려
보고있다.
 "지시를 내리십시오" 나는 덧붙였다.
 "토키노와 짝을 지으라, 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나?"
 "예. 게다가, 설령 그것을 들었다해도, 오늘아침 시점에서, 저는
룸메이트인 그의 이름이 토키노란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역시 결
과는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즉, 그가 자신의..."
 "알았어, 알았어" 쿠사나기가 말을 끊었다. 그녀는 무표정인 채로
작게 끄덕이고, 시계를 보았다. "십분후에, 한 번더, 이곳에 오도
록. OK, 이상. 나가 봐"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경례를 하고, 그녀의 방을 나왔다.
 일단 시계를 확인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까 (막사는 바로 옆
건물이다) 아니면, 일층의 담화실에서 담배를 피울까, 하고 생각하
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뒤에서 도어가 개폐되는 소리가 나고, 쿠사나기 스이토가 계단을
달려 내려온다. 나는 신발장에서 그녀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내 쪽
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채 지나쳐가서, 쿠사나기는 로비의 유리문을
밀어 열고 밖으로 나갔다. 똑바로 등을 편 보행법으로, 컴퍼스가
걷고있는 것 같다.
 나는 담화실에 들어가, 담배에 불을 붙인다. 큰 창으로 중앙정원
이 보였으므로, 의자에는 앉지 않고, 쿠사나기가 막사로 향하고 있
는 것을 바라보았다. 짧은 스커트를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 어쩐지, 그리운 광경이군, 하고 왠지 생각한다.
 담화실에는, 가로로 긴 비닐의자와 낮은 테이블이 몇 세트 늘어
서 있고, 안쪽의 창가에서 남자가 한 사람 신문을 펼치고 있었다.
머리털이 이상하게 희고, 작은 렌지의 안경을 걸치고 있다. 눈만
들어 내쪽을 슬쩍하고 한 번 보고, 다지 신문에 시선을 떨어뜨린다
. 머리뒤로 한 손을 돌려, 흐트러뜨리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그가
뭔가 말을 꺼낼 것 같아서, 잠깐동난 기다려봤으나, 잠자코 얼굴을
들지 않는다. 나는, 재떨이까지 걸어가서, 거기다 담배재를 터는
시늉을 했다. 방금 불을 붙인 참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그럴 필요
없었다. 그에게 가까이 가려고 한 것 뿐이다.
 "어제 배속된 칸나미입니다" 나는 말했다. 인사해 둬서 손해는 없
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생각할 때마다, 자
신도 오래 살아왔구나같은 생각을 한다.
 "안녕하세요" 남자는 얼굴을 든다. "쿠사나기씨, 화내고 있는 것
같던데"
 "아아..., 아뇨..."나는 창밖으로 눈을 돌린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이미 없다. 유리가 빛을 반사해서, 막사의
안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토키노씨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
고 생각합니다만"
 "그래..." 남자는 재미없단 듯한 얼굴을 한다. "뭐야, 그런 건가"
 "여기 왔는데도, 저기..., 아무도 설명이라든가, 해주지 않는군요
"
 "무슨 설명?" 테이블에 펼친 신문을 보면서, 그는 물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이 있는가라든가..., 어떤 임
무를 맡고있는지라든가, 그런 것들, 이것저것..."
 "알고싶은건가?"
 "당신은, 파일럿입니까?" 나는 물었다. 그의 복장으로 볼때 그것
은 명백했으니까, 가벼운 조크를 할 생각이었다.
 "나는 유다가와" 얼굴을 들고 그는 말했다. 카메라의 플래시처럼
한 순간만 지어낸 웃음. "여기에 온 지 삼년이다. 당신, 에..., 뭐
라고 했더라?"
 "칸나미입니다"
 "칸나미군이군" 유다가와는 끄덕인다. 가슴의 포켓에 한 손을 넣
어,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아아 그렇군, 당신인가. 소문을 들
은 적이 있어"
 "여기, 파일럿은 몇명 있습니까?" 나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
았기 때문에, 다른 질문을 한다.
 "항상 있는 건, 요즘들어 네 명"
 "저를 포함해서?"
 "그래..."
 "요즘들어?"
 "그래, 요즘들어"
 "겨우 네 명?"
 "그래, 겨우" 불을 붙인 담배를 한 손에 들고, 유다가와는 연기를
가늘게 뿜어냈다. "그리고, 아리따운 쿠사나기씨를 넣어서, 날 수
있는 건 다섯 명이야"
 "하지만, 상당히 큰 기지인데요, 여기" 다시 창밖을 보았으나, 담
화실에서는 활주로 반대편이 되어서 보이지 않는다. 눈 앞에는 이
층겅물인 막사, 왼쪽에는 격납고와 공장의 일부, 오른쪽에는 게이
트, 창고, 철책 건너편에는, 도로를 끼고, 평평한 초원, 그리고 철
도의 철교가 놓인 강의 제방, 더 멀리는 검은 삼림, 그런 것이 창
밖에서 정지되어 있었다. 움직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늘은 바람
도 없는 모양이다. 오후에는 비가 올 지도 모른다.
 유다가와는 담배를 문 채로, 잠자코 신문을 다시 읽기 시작한다.
이미, 필요한 정보교환은 끝났다, 이런 것이겠지.
 어쩔수 없으므로, 창 가까이까지 가서, 밖을 바라보았다. 잠시후,
막사에서 쿠사나기가 나왔다. 가슴을 편 자세 좋은 보행법으로, 중
앙정원을 똑바로 되돌아온다. 나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아직 오분
도 지나지 않았다. 담배가 짧아졌으므로, 재떨이 구석에 비벼 끈다
. 한 개피 더 계속 피우고싶은 기분이었지만, 이것은 자신이 긴장
해있다는 증거다, 라고 자각하고, 천천히 공기만으로 심호흡. 담배
는 절약하기로 했다.
 중앙정원에 토키노가 나타나, 이쪽으로 걸어온다. 옷을 금방 갈아
입은 것이겠지. 셔츠의 단추도 채워져있지 않았다. 그가 오피스에
들어오는 타이밍을 계산해서, 나는 로비로 나갔다.
 "안녕" 나는 토키노에게 인사한다.
 "안녕" 그는 괴로운 듯 얼굴을 찌푸리고 대답했다.
 "쿠사나기씨가 깨웠군"
 "아아, 그녀였나" 토키노는 하품을 하면서 끄덕인다. "누구인지
인식할 여유도 없었어. 그나저니..., 당신, 누구?"
 "룸메이트가 된 칸나미"
 "아아..." 토키노는 조금 눈을 크게 뜨고, 내 전신을 보았다. "그
럼, 아래쪽 침대를 써 줘"
 "벌써 사용했다" 나는 대답한다.
 "그런가..., 그거 실례했군"
 어젯밤, 토키노는 나를 봤을 것이다. 그는 심야에 돌아왔다. 바이
크의 엔진음이 나고,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리길래, 나는 한 방을
쓰는 동료에게 인사를 하려고 생각해서, 침대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는 피곤한 모양인지, 나의 말에도 잠자코 끄덕였을 뿐, 그 대로
옷을 벗어던지고, 냉큼 침대로 올라가 버렸던 것이다. 말없는 남자
인가보다 생각했지만, 어쩌면 취해있을 뿐이었던가, 즉, 어젯밤의
일은 기억하고있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곤죽이 되어 있는 것
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기분이 안 좋은 모양인데" 나는 물었다.
 "응, 좋지는 않아" 그는 대답한다. 하지만, 조금 뒤늦게 살짝 미
소짓고,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 "가지"
 "그는 걸어나갔고, 나도 따라간다. 계단 도중에, 토키노는 단 한
번 돌아보았다.
 "토키노다, 잘 부탁해" 그는 신발장에서 한 손을 내 밀었다. 나보
다도 상당히 큰 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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