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번역] 스카이 크롤러 -제1화 "카울링"- 7

jjunius 작성일 08.04.11 21: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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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당신이 왔다는 건, 진로우는 죽었단 의미네요" 후코는 침대에 걸
터앉아 그리 말했다.
 "글쎄..." 나는 대답한다. "진로우란 게 누구인지, 모르니까"
 "진로우도, 첫 번째 날에 같은 말을 했어"
 "그는 어느정도, 여기 있었지?" 나는 셔츠를 입고나서, 오랜만에
담배에 불을 붙이고, 창쪽으로 걸어간다. 처음엔 하늘을 보았다.
밖에 있는 것중에선, 가장 좋아한다.
 "반년정도"
 ㄷ자형의 건물에 둘러싸인 중앙정원이 라이트업되어있다. 하얀 모
래가 깔려있는 것 같았다. 이상한 모양이 그려져 있고, 모던한 디
자인의 석조등롱도 놓여있다. 중앙정원의 반대편은 죽림이다. 어디
까지 이어져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연적인 것은 아니겠지
.
 "뭔가 마실래?"
 "가능하다면, 커피가 좋겠는데"
 "가능해요, 그정도는"
 후코는 침대에서 일어나, 캐비닛으로 간다.
 "토키노, 어느정도, 있는거야?" 나는 물었다.
 "일 년정도일까?" 후코가 이쪽을 보지 않은 채 대답한다.
 "당신은 어느정도, 여기에?"
 후코는 천천히 이쪽을 돌아보고, 입술을 깨물고 미소짓는다.
 "당신이라니? 그거, 나 말이야? 우스워..."
 "그럴까나"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해 보인다. "나와
, 당신밖에, 여기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나(僕)라니..." 후코는 후후하고 웃고는, 저쪽으로 돌아서 버렸
다. "아이같아"
*(僕-보끄-는 흔히 소년들이 일인칭으로 사용한다.)
 나는 다시 창밖을 본다. 하늘은 맑게 개어있다. 별이 선명했다.
마치 구름위의 또 하나의 하늘같다.
 "화 났어?" 후코가 속삭이듯 물었다.
 나는 돌아서서 그녀를 본다. 신묘한 얼굴표정으로 나를 보고있었
다.
 "어째서?" 나는 되묻는다.
 "아이라고, 말했으니까..., 화났어?"
 "난 아이야" 그리 말하고 나는 미소짓는다.
 프로 파일럿이니까, 그건 당연하다. 어른은 될 수 없는 직업인 것
이다. 그런 것으로 내가 화낼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혹시
죽은 진로우는 화냈던 것일까. 과연, 화내려고 맘먹으면 화내지 못
할 것도 없다, 고 나는 그런 사고를 트레이스했다.
 즉, 이런 거다. 어른이 되는 것을, 하나의 능력으로 판단한다, 그
리고, 아이인 채로 있는 것은, 그 능력의 결여이다, 하고 해석한다
. 그러한 사고방식에 입각하면, 우리들같은 아이들 깔 볼 수가 있
다. 그런 메커니즘인 것이겠지, 분명.
 하지만, 어른이 된다, 는 것은, 말하자면 늙는다는 것이며, 산에
서 내려가는 것, 죽음의 계곡 바닥에 가까워지는 것 아닌가.
 어떤 걸까....
 사람은 정말로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언제나 그것을 의심스럽게 생각한다. 내 부모나, 가까이 있
던 어른들, 그리고 노인들을 보고, 그것을 생각했다. 사람은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그들은 떨면서 살고있는 것일까? 아무래
도, 그런 징후를 나는 발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기대하지 않은채 세상에 태어난 우리들같은 아이를, 보통의 어른
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어떤 식으로 보고 있는 걸까? 일이
라곤 해도, 전쟁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그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인생과 결부하고 있는 걸까? 무엇을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아이인채로 죽어가는 것은,
 어른이 되고서 늙어 죽는 것과,
 어디가 어떻게 다른 걸까?
 어쨌든, 비교할 도리가 없다, 라는 것이 대답니다. 누구도, 그것
을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쪽을 한 사람이 체험하는 것은 불
가능하다.
 나는 어느쪽이건 상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으면, 쑥쑥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하지만, 가끔은 생각하는 쪽
이 좋을 지도 모른다. 쑥쑥 시간이 지나가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
거이기도 하다.
 나는 시계를 보았다. 슬슬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저기, 하늘을 나는 거 좋아?" 후코가 물었다.
 "응, 조아해"
 "다행이네" 그녀는 생긋 미소짓는다. 다람쥐같은 웃는 얼굴이었다
. 내 기분을 맞추려고 하는 거겠지.
 그래서 나도, 그녀를 위해 미소지어주었다.
 아이처럼.
 그렇게 가끔, 누군가에게 보답해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아이시절 받았던 것을,
 누구든지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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