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번역] 스카이 크롤러 -제1화 "카울링"- 2

jjunius 작성일 08.04.10 14: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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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카 마크b 의 콕핏은 넓지는 않다. 몸이 작은 나에게는 딱 좋았
다. 초기형인 마크a 에 비교하면, 형상적으로는, 보넷이 상당히 낮
고, 캐노피의 후방을 부풀렸다. 이것으로 전방도 후방도 시계가 아
주 개선되었다. 이 효과는 절대적이라해도 좋다. 그밖에는, 마크a
에서는 날개 좌우에 2정 있었던 기관총이 동체하부로 옮겨졌다. 이
것은, 날개두께를 얇게 하기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들었지만, 의외
로 관성모멘트가 개선됨으로써, 원래부터 풍차라고 불릴 정도로 좋
았던 롤계의 운동성이 더욱 연마되었다. 파일럿에게는 이 점이 가
장 환영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날지 않는 인간은, 무기의 카탈로
그 데이터를 중시하고, 나는 인간은, 조종간의 가벼움을 제일로 생
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자는, 파일럿의 실력탓에 비행기가 떨어진
다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고, 후자는, 비행기의 성능 탓에 파일럿
이 죽는 것을 언제나 두려워한다. 이 갭은, 비행기가 처음으로 하
늘을 날았을 때부터, 넓어질 지언정, 좁아진 일은 없다.
 나는, 토키노의 후방 약간 위의 위치를 유지하며 날고 있었다. 구
름때문에 지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래는 새하얗고, 위는 파랗고, 바로 위에는 태양.
 등뒤에서 전해져 오는 엔진의 진동도 기분좋다. 아주 좋아하는 주
파수였다. 맛사지를 해주는 거나 마찬가지다. 오늘아침, 정비사인
사사쿠라에게서 들은 숨잇기는, 아직 시험해보지 않았다. 시각은
십삼시십오분.
 날고 있을 때, 나는 언제나 음악을 듣기로 하고 있다.
 사실은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정도로 볼륨을 올리고 싶은
참이다. 하지만, 일을 할 때는 그럴 수도 없다. 물론, 무선이 들
리지 않아서야 곤란하고, 그 이외에도, 소리는 매우 중요한 정보기
때문에 흘려들을 수는 없다. 엔진이나 기체나 프레임이 내는 이상
음, 조타의 링키지음, 프로펠러의 날개소리, 계기가 내는 시그널.
그래서, 음악은 조용한 쪽이 적당하다. 그 조용한 멜로디가 방아쇠
가 되어, 이것을 넘어오는 소리만 주의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어느쪽인가 하면, 시끄러운 음악쪽이 좋지만,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가끔, 단 혼자서 정찰비행등을 나가서, 임무를 종료한 귀
로에는, 시끄러운 음악을 마음껏 들을 기회도 있을테지, 라고 생각
하고, 그런 종류의 디스크도 딱 한 개 플라이트팩 속에 넣어두었다
. 현재로써는 그런 기회는 없다. 아니면 이미, 어쩔도리가 없게 되
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이것을 듣자, 하고 결심
하고 있다. 그 때는, 디스크가 끝나기 전에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
, 고 생각한다.
 밑의 구름은 거품처럼 둥그렇다. 위의 구름은 회색으로 평평하다.
그 사이를 빠져나가듯이 똑바로 난다.
 이륙하고서, 딱 한 번 토키노의 목소리가 이어폰에서 들려왔다.마
침 기어를 다 격납했을 때로, 구름을 향해 완만히 상승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설마..., 이녀석이 처음은 아니겠지?" 그는 갑자기 그렇게 물어
왔던 것이다.
 "이녀석이라니..., 임무? 아니면 기체?"
 "기체"
 "마크b 라면, 처음이 아냐" 나는 대답했다.
 "그럼, 숨잇기는 알고 있을테지?" 토키노가 물었다.
 "무선으로 말하지 않는 게 좋아"
 "ok"
 그걸 끝으로, 한 번도 교신은 없었다.
 미션대로, 서남서로 향해 날았다. 지상의 기온은 삼십도가까이였
으므로, 어서 상공으로 올라가고 싶었다, 나는 것은 일주일 만이다
. 하늘의 태양의 눈부심은 여전하고, 하지만, 왠지 약간 안심하고
있는 자신의 얼굴이 미터의 폴리카보네이트에 비치고 있다. 때때로
자신을 인식해 줘야지.
 어느샌가, 완전히 추워져서, 무릎언저리가 차가웠다. 하지만 몸상
태는 상상.
 이 기체에 타는 것은, 이 개월만이었다.
 지금까지 탔던 산카 마크b 중에서는, 극상의 부류란 걸 당장 알았
다. 전에 탔던 녀석이 깔끔한 걸 좋아했나보지. 기내는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비행기처럼 깨끗하게 되어있다. 즉, 사진을 붙인 씰
자국도, 이니셜을 새긴 흠집도, 뭔가를 센 마크도, 시인의 프레이
즈를 베낀 낙서도 없다. 아니면, 그 사사쿠라라는 정비사가, 청소
를 한 것일까. 아니, 그건 아닐 것이다. 정비사라는 인종은, 콕핏
에는 손을 대지 않는 법이다. 인간의 위장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있어, 이곳은 기외인 것이니까.
 그리고보니, 올라탔을 때, 사람의 냄새가 나질 않았다. 인공적인
향료의 냄새도 없다. 그런 쪽을 싫어하는 나에게는, 이것도 마침
딱 좋았다. 그것만으로, 이 비행기가 나는 좋아졌다. 애당초, 남의
비행기에 타면, 언제나 냄새로 머리가 아파지는 것이다. 남의 차,
남의 옷, 남의 방, 남의 침대보다도, 남의 비행기가 가장 참을 수
없다. 왜냐하면, 도중에 바꾸거나, 밖으로 나가거나 할 수 없으니
까.
 토키노의 기체가 날개를 작게 두 번 흔들었다.
 강하할 셈이다. 벌써 그렇게 날아왔나, 하고 생각하곤 나는 시계
를 본다.
 구름속으로 가라앉아 갔다. 스로틀을 쥐고, 토키노에게서 조금 멀
어지기로 했다. 기체가 희미하게 진동. 가벼운 부유감. 강하할 때
의 이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감각이 나는 아주 좋았다. 기분이 좋아
. 여러가지 관계가 둔해지는 듯한, 주변이 나에게서 멀어져가는 느
낌이다. 어디까지건 계속 떨어져가고 싶다, 지구의 중심을 향해서.
... 그런 것을 언제나 연상한다. 동료들 모두는, 상승할 때 등에
꾹하고 걸리는 가속도가 좋다, 고 종종 말하지만, 나는 반대였다.
떨어져내릴 때 쪽이, 무언가로부터 해방되는 기분이 될 수 있다.
분명, 살아있다, 는 부자유함으로부터일 테지. 생물에게 있어, 그
것만큼 큰 구속은 없다.
 "혹시, 죽고싶어하는 것 아냐?"
 그렇게 말한 게, 누구였더라?
 그래..., 아마노다. 건방떠는 남자였다. 녀석이 떨어졌던 게 언제
였을가나.... 분명, 이 년전의 여름. 떨어져 갈 때, 무선으로 모두
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식당 아줌마한테, 아마노녀석은 도망쳤다고, 말해줘"
 생각해내곤, 웃음이 나왔다. 그런 능숙한 조크를 할 수 있는 남자
가 아니었는데, 분명 오래 생각하고 생각했던 소재였을 것이다.
 구름 속을 빠져나왔다. 금은 숲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아
마노도 분명, 이런 검은 숲을 본 거구나, 하고 나는 생각했다. 똑
바로, 지구가 가까워져 오는데, 구멍이 뚫려있지 않은 것이 신기하
다,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일까....
 구름이 없어졌기때문에, 금방 토키노의 기체를 찾았다. 나보다도
위에 있었다. 상당히 떨어져있다. 다시 날개를 흔들고있었다. 쓸
데 없는 참견이라고, 하고 생각한다.
 숲위를 잠시 난다. 다음으로 커다란 강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
서 고도를 떨어뜨려서, 강을 따라 상류 방향으로 진로를 바꾼다.양
측은 평평한 초원. 멀리 농지나 목초지. 하얀 지옥이 듬성듬성 보
였다. 단지, 비때문에 몽롱하게 보인다. 멀리까진 내다볼 수 없다.는다.
 이 앞에 댐이 있고, 호수로 나가게 될 터이다. 밑을 보는 것은 토
키노의 역할이다.
 캐노피는 젖어있다. 옆을 보자, 주익의 꿑에 하얀 수증기의 띠가
생겨서, 후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더욱 고도를 내린다. 큰 비가 온 뒤일까, 강은 물이 불어난 것 같
았다. 흙색의 수면이 가까워진다. 양안의 제방보다도 약간 높을 정
도까지 내렸다. 다리가 있다면 위험한 고도다. 스로틀은 거의 내리
지 앟았다. 밀고있지 않으면, 대지효과로 기체는 떠오르려고 한다.
캐노피에 부딪히는 물방울이 늘어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침을
삼키자, 갑자기 소리가 커진다.
 내 우전방에 토키노기. 콕핏 안의 그는 구름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
 산이 다가온다. 강의 폭이 점점 좁아진다.
 엔진소리는 일정. 가볍다. 실력좋은 정비사가 있다, 는 증거. 뭐
가 중요한가 하면, 실력좋은 정비사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연인으로 삼아도 손해는 없을 것이다.
 토키노기의 프로펠러소리와 동조해 있었다. 매끄러운 소리. 감촉
좋은 모포같은 간질간질하고 기분좋은 소리다.
 상공후방을 몇번인가 돌아보았다. 다행히 하늘은 눈부시지 않다.
주변의 토지가 점점 높아져간다. 검은 삼림이 성장하여, 부풀어 오
르는 것 같다. 점점 태고로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는 것 같은 착각.
이미, 근처에는 인가도 길도 없다.
 강은 완만하게 오른쪽으로 휘어진다.
 주익을 기울이는 토키노. 나도 왼쪽날개를 내렸다. 이럴때는 반드
시 봅슬레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된다. 물론, 실제로는, 스키조차
해 본적이 없다. 눈 위를 난 적은 있지만, 이 손으로 눈을 만진 적
은 한 번도 없다. 떨어질 거라면, 눈위가 좋겠다, 라고 동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어째서일까, 눈을 모르는 나는 이유를 알 수 없
다.
 내리고 있는 주익의 저쪽엔, 진흙색의 수면. 중주의 모래쪽이 하
얗다.
 예정대로, 댐이 전방에 보이기 시작했다.
 하얀 것이라고 상상하고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검었기
때문에 약가 놀랐다. 기근이나, 새카만 비단모양이 종방향으로 들
어가있다. 나는 스로틀을 아주 조금만 밀어올린다. 조종간을 한
순간,희미하게 왼쪽으로 밀어서, 날개를 수평으로 되돌렸다.
 토키노가 상승을 시작하는 것을, 나는 기다렸다.
 아직, 수평비행. 그것도 속도는 높이지 않았다.
 벌써, 삼백미터 정도가 되었다.
 슬슬 일으켜 세우겠지.
 그런데, 토키노는 좀처럼 상승하지 않는데. 점점, 댐이 다가온다.
나는 좌우의 지형을 확인했다. 좌우로 선회하기엔 폭이 너무 좁다.
 아직, 똑바로.
 설마, 자고있는 건 아니겠지, 하고 일순간 생각했다.
 오늘아침 토키노는 숙취였던 것 같으니까....
 이젠, 안돼.
 지금이 한계.
 내가 조종간을 당기려했을 때, 토키노는 희미하게 주익을 내렸다.
엔진의 회전을 올린 것이다. 그 반동토크로 기체가 기운다.
 나도, 스로틀을 당숨에 밀어올렸다.
 토키노가 기수를 올린다. 약간 오른쪽으로 기운채다. 반동토크를
계산하고 있었던 걸까. 비스듬히 상승할 생각이다.
 물론, 숨잇기에 대해 생각해내고 있었다.
 스로틀을 쥐려던 왼손에 힘이 약간 들어갔지만, 나는 그것을 믿고
, 손을 놓았다.
 그거라니, 뭐야?
 무엇을 믿었던 걸까, 하고 조금 뒤늦게 생각한다.
 엔진은 수초만에 출력이 올라갔다. 도중에 한 번 숨잇기를 한다.
아주 짧은 시간에, 확실하게 인간의 조작으로는 무리인 인터벌이었
다. 훌륭하다, 고 나는 생각했다.
 엔진은 *듯이 소리지른다.
 기체가 진동한다.
 기수에서 하얀 수증기의 띠가 나온다.
 가속도를 등에 느끼고, 구름낀 하늘을 눈앞으로 보고, 이럴 때 아
무것도 바라지 않는 자신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콘크리트 댐을 오르고있는 듯한 급각도였다.
 기속은 점점 떨어졌지만, 어떻게든 상승을 계속한다. 확실히, 이
녀석은 무겁다. 아주 조금만 더 엔진이 강력했다면, 이런 기분 나
쁜 시간도 줄어들겠지.
 댐을 뛰어넘어, 그대로 상승을 계속했다. 물론, 각도는 훨씬 완만
하게 수정.
 기체를 흔들어, 호수면을 본다.
 먼 수면은 녹색이었다. 훨씬 안까지 이어지는 모양이다.
 오른쪽에 도로. 그 건너편에 철도를 발견.
 더욱 안쪽에 공장.
 나는 그쪽을 바라보면서, 상승했다.
 기속이 부족해지기 전에, 한껏 엔롤을 끊고, 배면에 들어가서, 다
시 반 롤로 수평으로 고친다.
 심호흡.
 토키노기가 나보다도 조금 높은 곳에서, 아직 배면으로 날고 있었
다.
 한 번 더, 목표를 내려다본다.
 움직이는 것은 발견할 수 없다. 인영도 없다. 자동차도 없었다.
 현재로선, 밑에서는 발포해오지 않는다. 그것은 정말 기분나쁜 것
이다.
 공격이 없다는 것은, 목표에, 아무것도 없다는 증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왔다, 는 셈이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러한 정찰임무에선, 아무것도 없는 쪽이
, 안심되는 것이 도리일 터인데, 왠지, 아쉽군, 하고 생각하는 스
스로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호전적인 내가, 조종간을 쥐고있는
오른손 부근에 있는 것 같다. 이녀석을 확 풀어놓고 싶었는데, 라
고 그녀석은 약이 오르는 것이다. 장갑을 벗고, 얼굴을 봐주고 싶
다.
 크게 선회하면서, 공장쪽으로 돌아갔다. 토키노도, 지금은 보통으
로 비행하고 있다. 이 기체는 배면으로 십초이상은 위험한 것이다.
연료계가 따라오지 못하게 된다. 인간보다도 빈약한 메카니즘이 실
려있다는 것은, 그것에 타고있는 인간에겐 기쁜 상황은 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관찰한 대로, 공장은 가동되고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광
물을 처리하고 있는 시설이라고만 들었다. 긴 벨트 컨베이어가 있
었지만, 움직이고 있는지 어떤지는 확인할 수 없다.
 "돌아갈까?" 토키노의 목소리가 무선으로 들려왔다.
 "ok" 나는 대답한다.
 옆을 나는 토키노기의 콕핏을 보고서, 나는 상공후방을 돌아보았
다. 그 때, 구름의 잿빛속에 떠있는 검은 점을 세 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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