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실신 8

지금은짝사랑 작성일 09.08.09 11:27:53
댓글 4조회 543추천 5

 

세상일이 다 그렇듯 인생이란게 생각대로만은 굴러가지 않는다. 나는 강호에서 이름깨나 날리는 사마세가의 장남으

 

로 태어났다. 유년기는 참 행복했다. 엄격하지만 가족들을 사랑하는 아버지, 자애로운 어머니, 귀여운 동생들 불편한

 

게 있다면 태어날때부터 무공을 쌓을 수 없는 몸으로 태어난 거지만, 애초에 가문자체가 무공보다는 귀계와 진법으

 

로 유명한 곳이니 그렇게 차별 받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머리가 꽤나 영특해서 사마세가 장로님들과 아버님께

 

사랑을 받으며 컸다. 나이 16이 되자 아버지께 무공을 쌓지를 못하니 강호에 이름나기는 틀렸고 대과를 보겠다며

 

장원을 하여 가문을 빛내겠노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출발한지 하루만에 산적에게 붙들려 산적

 

들 재산정리 및 회계를 몇년동안 해야만했다. 재산정리 및 회계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중 사마세가가 멸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은 마인들을 도왔다는 죄로 오체분시 당했다고 했다. 그날 난 산채에

 

서 난동을 부리다 산적들한테 죽지 않을만큼 맞았다. 맞으면서 울었다. 세상 넓은줄 모르고 머리만 믿고 까불었더니

 

가족들은 죽었고 나는 산적들에게 잡혀서 나갈 수 조차 없었다. 수년이 더 지나고 정파녀석들이이 산적들을 토벌했

 

다. 산적들에게 잡힌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그들의 말에 사마세가의 장남이라고 말했다가는 칼침맞게 생긴지라

 

우물쭈물했더니 신원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마천루와의 전쟁터로 끌려가게 되었다. 마인으로 분류되 죽임당한

 

가족들이 보면 기가 막히겠지만 나는 정파의 노예병으로 최전선에서 몇년간을 보내야만 했다. 결론은 세상은 될 녀

 

석은 무얼 해도 되고 안될녀석은 무얼해도 안된다는거다. 나는 하늘을 수놓으며 포물선을 그리며 날라오는 무수히

 

많은 암기들을 바라보며 어울리지 않게 상념에 빠져있다. 마천루 녀석들은 어디서 돈이 생겨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

 

는거야. 

 

"커억.."

 

옆에 서있던 자가 암기에 맞고 쓰러졌다. 강호에서 이름깨나 있다며 거들먹 거리던 자였는데 역시 이름값이 목숨을

살려주지 않는다. 마천루의 암기에는 고수를 피해 돌아가는 눈이 달려있지 않으닌까. 난 살아있는지 숨을  꺽꺽데는

그를 집어 방패삼아 떨어지는 암기들을 막았다. 이 지긋지긋한 암기세례가 끝나면 곧 마천루의 돌격대가 몰아치겠

지. 난 상념을 뒤로한채 창을 꾸욱 지었다. 무공하나 없는 내가  이 지옥에서 몇년동안 살아남은 것은 귀와귀 사이에 있는 뇌라는 존재와 이 창 때문이닌까. 마천루의 암기세례가 끝나고 주위를 둘러보니 신음소리가 가득하다. 이번 전투 아무리 봐도 불길하다. 망할놈의 지휘관은 수가 불리함에도 전면전을 고집하고 있다. 아 사마건 드디어 여기서 죽게되는구나. 어머님, 아버님 동생들아 복수를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냈더니 여기서 허망하게 노예병1로 죽

는구나.

 

이곳은 전쟁터, 나는 이 전투를 이길 수많은 비책들을 알고 있지만 전세를 바꿀 수 없는 그저그런 노예병1,

아 연초 땡긴다.

 

 

겹겹히 쌓인 시체들 사이에서 위장하여 살아남는건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 방법으로 나는 무수히

많은 전투에서 살아날 수 있었다. 나는 나의 집중력과 인내심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고 자신한다. 이것들이 오늘의

전투에도 나의 목숨을 살려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마건, 내 자신을 믿자.

 

"얼레 이녀석 살아있네. 야 일어나봐."

 

"........"

 

"어쭈 쌩까냐. 일어나보라고."

 

"........"

 

"야  쌍칼 칼들고 와봐."

 

"무슨일이십니까."

 

"이녀석 찔러."

 

"아, 부대주가 하면되지. 그딴걸 시킵니까 짜증나게."

 

"어쭈 요즘 푸닥거리 안하닌까 편하지?"

 

"아, 진짜...알겠수다."

 

"살려주십시오!!"

 

칼이 내가슴에 다가오자, 나는 벌떡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마천루의 돌격대는 그악명이 자자하다. 산사람을 칼로

살을 조금씩 저미며 죽이고 사람 한명을 죽일때마다 문신을 하나씩 파는데 온몸에 正자가 가득찼다고 들었다.

난 살며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험상궂은 사내들이 내 주위에 가득 서있었다. 그때 부대주라 불린사람이

 피묻은 칼을 혀로 핥으며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진작에 일어났으면 얼마나 좋냐? 않그래?"

 

"넷! 그렇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지 들었지?"

 

"넷! 살을 조금씩 저며...아...못들었습니다."

 

"끌끌끌 그렇단 말이지. 살을 저며서 말이야 클클클."

 

"..........."

 

"빠악!!!!!!"

 

"켁"

 

갑작스런 타격음과 함께 마천루의 부대주가 신음을 지르고는 바닥에 쓰러졌다. 기절했는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

와 함께 이런 전장에서 어울리지 않는 미성이 들려왔다. 그 목소리와 함께 내 주위를 둘러싼 사내들이 부동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 새1끼1들이 대주는 부하놈들 한 녀석이라도 더 살릴려고 존1내 고생하는데, 여기서 희희덕거리고 있냐?"

 

"죄, 죄송합니다."

 

나는 고개를 살짝들어 미성이 들린쪽을 바라보았다. 피에젖은 흑갑주를 두른채 서있는 여인이 보인다. 사납게 치켜

올려진 눈을 제외하고는 상당한 미모다.

 

"야 부대주 기절 안한거 아닌까 쳐 일어나라."

 

"죄, 죄송합니다."

 

벌떡일어나는 마천루 돌격대의 부대주. 식은땀을 흘리는 부대주의 모습이 왠지 안쓰럽다.

 

"이 새1끼1는 또 뭐야?"

 

"아 정파 노예병인것 같은데 시체들 사이에서 죽은척 하고 있는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 명분따지는 정파녀석들 중에 저런녀석도 있네."

 

흥미로운듯 여인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흥미를 잃은듯 몸을 돌리며 말했다.

 

"어서 정리하고 돌아가자."

 

"흐흐 만향님을 만나러 가시는 겁니까?"

 

마제의 아들 만향? 한번 미소를 지을때면 한명의 목숨이 사라진다는 일소일살! 마천루의 사신 만향?

 

"시..시끄럽다."

 

"흐흐흐흐흐흐흐흐."

 

"죽을래....."

 

"..............."

 

"근데 저녀석은 어떻게 합니까?"

 

"살려줘. 기특하잖아.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 모습이."

 

"야 넌 운좋은줄 알아라. 애들아 가자."

 

가슴이 *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한번은 만나보고 싶었다. 권신의 후예를 놀라운 신위로 이겼다는 소식을

듣고 속으로 얼마나 기뻐했던가. 나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내 혼자힘으로

는 부족하다. 사마세가는 주군을 받드는 군사의 집안. 만향 그자라면 충분히 내 주군이 될만하다.

 

"저좀 데려가 주십시오."

 

"응?"

 

"마인으로 분류되어 멸문당한 사마세가의 장남! 사마건! 마천루로 꼭 가고 싶습니다!"

 

지금은짝사랑의 최근 게시물

짱공일기장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