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실신 9

지금은짝사랑 작성일 09.08.14 20: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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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님 왜 갑자기 눈물을 흘리십니까?"

 

"아, 아니야. 갑자기 예전 생각이나서. 그래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는가?"

 

내이름은 사마건. 마인으로 분류되어 멸문당한 사마세가의 장남이다. 가문의 원수를 갚기 위해 4년전 홀홀단신 마천루로 들어가 지금은 마천루의 군사직을 맡아 그럭저럭 마천루를 이끌어가고 있다. 4년이지났지만 마천루에 들어가 내 주군이신 만향님을 처음 만났을때를 생각하면 울컥하는것이 가끔씩 수하들에게 못난 모습을 보이고는 한다. 

 

 

 

 

 

마천루의 돌격부대와 같이 마천루의 내곽에 들어선 나는 마천루의 광경에 어리둥절 하여 멍하니 서있었다. 솔직히 마인들이 모여산다고 하길래 피가 범벅이고 해골이 가득쌓인 곳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저녁을 준비하는지 집굴둑마다 연기가 나오고 있고, 하루종일 뛰노느라 얼굴이 흙범벅이 된 꼬마들이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들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 시간이면 볼수있는 여느마을의 풍경이다. 단지 여느마을과 다른것은 온전한 몸을 가진자 보다 몸이 불편한자들이 더많다는 것, 그것 뿐이었다.

 

"왜? 피가 범벅이고 해골이 가득 쌓인 곳인줄 알았어?"

 

쌍칼이라고 했던가. 그 자가 씨익 웃으며 내게 어깨동무를 걸며 물었다.

 

"아, 네. 솔직히 그러했습니다."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야. 모두들 마인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이지만 말이지."

 

모든 마인들의 고향이라는 마천루. 이제야 그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들의 고향에게 버림받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찾은 제2의 고향이 이곳 마천루인것이다. 모든것을 잃은 나 또한 이곳 마천루에 서있지 않은가. 

 

"이젠 더 놀랄일이 있을거야."

 

무슨말인지 몰라 눈을 끔뻑거리고 있는데, 쌍칼이 희죽 웃으며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저멀리서 한 인영이 우리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우리쪽으로 다가온 자는 피범벅이 된 흑갑을 두른 여인을 바라보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지하야!!! 어디 다친데는 없어?"

 

흑갑을 두른 여인이 짜증나는 표정을 지으며 땅에 침을 퉤 뱉었다.

 

"아 시파. 내가 수하들 보는 데서 울먹이지 말라고 했지?" 

 

"그치만..."

 

울먹이면서 고개를 푹숙인채 야단을 맞는 남자의 모습을 보니 한심해서 나라도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

 

"대장, 우리들 있다고 너무 차갑게 굴지말고 만향님 좀 꼬옥 안아주쇼. 낄낄낄."

 

"켁"

 

갑작스런 타격음과 함께 마천루의 부대주가 신음을 지르고는 바닥에 쓰러졌다. 기절했는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향? 만향이라고? 마제의 아들 만향? 한번 미소를 지을때면 한명의 목숨이 사라진다는 일소일살! 마천루의 사신 만향? 훌쩍이고 있는 저 기생오라비가 만향? 나는 혼란에 빠져 멍하니 만향이라고 불린 자를 쳐다 보았다.

그러자 그 자도 내시선을 느낀 듯 다급히 눈물을 소매로 닦더니 나름 정색하며 말했다.

 

"그런데, 누구신지? 처음 뵙는것 같은데." 

 

"......."

 

"저기 누구?"

 

"......."

 

"이녀석 사마세가 장남이래. 머리좀 쓸 것 같아서 데려왔어." 

 

"이거 제가 너무 못난 모습을 보였군요. 전 만향이라고 합니다."

 

해맑게 웃으며 자신을 만향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보니 정말 만향이 맞구나. 일소일살이란게 한번웃을때마다 기가막혀서 사람들이 죽어나간건 아닐까라는 웃기지도 않는 생각과 함께 이런자를 주군으로 모시려고 했던 내자신이 한심해 눈물이 나올것 같다. 나 이곳에서 잘 생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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