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능력자 -4-

무심한하늘 작성일 10.12.19 21: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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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날 이상한 얼굴로 처다보더니 배고프냐고 물었다. 배가 고프다고 하자 아줌마는 뭐가 먹고 싶냐고 물었다.

 

나는 그냥 갑자기 배가 고픈데 밥보단 엿이 더 좋다고 했다. 아줌마는 깔깔 웃으면서 엿 말고 꿀은 어떠냐고 했다.

 

난 꿀을 먹어 본적이 없다. 엿보다 꿀이 더 맛있다는 말은 들어봤다. 먹고 싶다고 했다.

 

아줌마가 다음날 꿀을 가져다 주었다.

 

난 허겁지겁 꿀을 퍼먹었다. 냄세가 참을 수 없을 만큼 맛있었다. 냄세가 맛있기는 엿보다 더했고 혀로 목으로 넘어가는 것은 하루종일 뛰어놀다가 집에 와서 마신 식혜보다 더좋았다.

 

그 뒤로 굿하는 아줌마는 가끔씩 와서 네가 하늘에서 내렸어도 업보는 업보라며 밖에서 생기는 일은 들어야 한다고 했다.

 

난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아줌마의 이야기가 무섭기도 했지만 신기하기도 해서 계속 들었다.

 

엄마랑 아빠가 없는 동안 아줌마가 나를 돌보아 주며 바깥 이야기를 해주고 나는 친구들과 노는 대신 아줌마의 이야기를 들었다.

 

광증이난 도련님은 잠이 들었다가도 곧 깨어서는 배가 고프다고 하였고 그 댁에 갔던 의원들을 여러번 다치게 할뻔 해서 그 뒤로 아무도 안간다고 했다. 결국에는 굿 하는 아줌마도 가보았고 아줌마가 그저 업보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하자 매만 맞고 나왔다고 한다. 아줌마가 등을 보여줬는데 너무 아파보여서 쓰다듬었다. 그리고 아줌마의 상처가 다 사라졌고 내 등이 잠시 따끔했다.

 

아줌마는 웃으면서 고맙다고 말했고 다음에 또 꿀을 준다고 했다. 난 너무 좋아서 다음에 또 다치면 쓰다듬어 드린다고 했다.

 

아줌마는 자꾸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하늘이 주신 능력은 너무 함부로 쓰면 동티가 난다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알았다고 했다.

 

한달 두달 석달이 흘러 다시 듣게된 도련님 아저씨 이야기는 정말 너무너무 무서웠다.

 

도련님 아저씨가 이제는 쌀이든 뭐든 닥치는대로 먹으려 하고 그러다가 아저씨네 아빠도 먹으려 했다는 것이다. 아저씨네 아빠는 너무 놀라서 울부 짖다가 뒷산으로 아저씨를 데려가 온 몸을 꽁꽁 묶고 멍석에 말아 불을 질렀다고 한다.

 

산에서 들리던 무서운 짐승의 소리가 아저씨 소리였다니 난 가슴이 너무 콩닥콩닥 뛰었다.

 

그리고 도련님네 아빠와 그 가족들은 집과 전답과 선산을 모두 팔아치우고 한양으로 갔다고 한다.

 

난 무서워서 울었다. 굿하는 아줌마는 나를 안아주며 울지 말라 하였다.

 

불쌍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울어도 좋지만 업보를 받은 사람을 위해서는 울어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내게 그렇게 무섭고 슬픈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아줌마가 가르쳐주는 것을 배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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