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 레스토랑
다급하게 남자가 뛰어 들어와서는 두리번 거리더니 창밖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
여성을 보고는 환하게 웃고는 웨이터의 말을 무시한채 여성에게 다가 간다.
가온 - 지영씨 맞으신가요?
지영 - 아닌데요.
가온 - (본인의 손목시계를 보고는) 그냥 맞다고 해 주시면 안될까요?
지영 - (놀란 표정으로) 네? 음... 제가 이지영이 맞긴한데요.
첫 만남에 이리 늦으시면...
가온 - (의자를 급하게 빼서 앉고는 고개를 숙이고 두손은 합장하고)
정말 죄송합니다. "이놈의 서울의 교통체증 그래서 나는 짜증!!"
(고개를 들고 자신의 개그가 통했는지 수줍게 지영을 본다)
지영 - 지금 이 상황에 저를 웃기려고 어이없는 랩하신 거예요?
가온 - (더 화난 표정의 지영을 보고는 깜짝 놀라며)
다시 한번 사죄 드립니다.
지영 - (갑자기 박장대소하며) 하하하 요즘 웃을 일이 없었는데
웃게 해 줘서 이번만 용서 해 드리죠.
가온 - (씨익웃으며 뒷통수를 긁으며) 웃으니 이리도 이쁘신데
어찌 그리 쌀쌀 맞은 표정을 지으셔요.
지영 - 다음에 또 저보다 늦으면 절대 용서 안할 꺼예요.
가온 - 그러면 다음에 또 저를 만나 주신다는?
- 웨이터가 와서 주문을 받기 위해 메뉴판을 나눠준다. 둘은 음식을 주문한다.
지영 - 오늘 하시는거 봐서요.
가온 - (경례를 하며) 옛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지영 - (두팔로 배를 잡고 상체를 숙여서 웃으며) 하하하.
가온 - 신기하네요. 딴데서 이런 개그하면 다들 썰렁하다 하던데
제 유머가 지영씨 한테는 통하네요.
지영 - (가방에서 수건을 꺼내서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그러게요.
그런데 이런 개그 보다는 다른게 잘 맞아야 하는거 아닐까요?
가온 - (얼굴이 붉어지며) 네? 다른거요? 다른게 잘 맞아야 한다는건...
그건 좀 빠른데...
지영 - 어머!! 이분보소. 지금 응큼한 생각하신거죠?
가온 - (두손을 펴고 두 팔을 앞으로 뻗고는 흔들며) 아..아니예요!!
저 되게 순진해요.
지영 - (팔을 x자로 해서 가슴을 가리며) 어머!! 그러면서 지금 어디다
팔을 뻗으시는 거예요!!
가온 - (빠르게 두 팔을 테이블 아래로 내리고 고개를 숙이고는)
죄송합니다. 지은 죄가 많아서 저는 이만 먼저 귀가 하겠습니다.
지영 - ( 한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더니)
김가온씨 맞으시죠? 저는 가온씨 너무 마음에 들어요.
특히 진짜 순진하신건지 수줍게 두 볼이 빨개지시는게
너무 귀여우시네요.
가온 - (좌측 입꼬리를 올리고는 거만한 표정으로) 아하 그러세요?
그러면 이제 부터는 제가 좀 튕겨도 되는 거죠?
지영 - 어머!! 이분 연애 기술을 네이버 지식인으로 배우셨나?
가온 - (놀란 표정으로) 어? 어찌 아셨어요? 제 컴 해킹하셨어요?
해킹하시면 안돼는데.. 야구 동영상 모아둔게 많은데...
지영 - (씁슬한 표정을 지으며) 에이. 지금 답변은 전혀
신선하지 않았어요. 마음에 든다는 말 취소할께요.
가온 - (실망한 표정으로) 네? 에이 그르지마요~~
지영 - (눈을 게슴치레 뜨며) 이보게. 자네의 야구동영상을
나와 공유하지 않겠나? 자네의 취향이 궁금하군.
가온- (입까지 크게 벌리고 놀라며) 저... 저기요...
나... 그리 오래산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지영씨 같은분 처음뵈요. 지영씨 남자들한테 인기 많으시죠?
지영 - (게슴치러 뜬 눈에 상체를 앞으로 내밀고 있던 자세를 바로잡고는
사랑스럽게 웃으며) 그러게요. 아쉽게도 제가 남자분들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어요. 그래서 인기가 많은지는 모르겠네요.
가온 - 수진 누님께 (이 둘의 만남 주선자) 명품 정장 해 드려야 겠어요.
꿈에 그리던 제 이상형을 만나게 해 주시다니...
- 웨이터가 음식들을 가져오고 둘은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눈다.
지영 - 수진 언니한테 가온씨 간략한 얘기 들었는데요. 올해 경찰 공무원이
되셨다면서요?
가온 - 아하. 네. 제가 운이 좋았죠. 세번만에 합격했으니 또 낙방하면 그냥
다 포기하고 인생 막 흘러가는 대로 살려고 했거든요. 운명이 나를
이끄는대로. 계획없이.
지영 -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대단하세요. 경쟁률이 어마 어마 했을텐데..
가온 - 에이. 왜이러세요. 대기업 비서실 직원분이 그리 얘기 하시니
부끄럽네요.
지영 - (얼굴이 어두워지며) 전혀 좋지 않아요. 지금 다른 직장 알아보고
있어요.
가온 - 네? 아하. 그러시구나.
지영 - 우리 언능 먹고 나가서 좀 걸을래요? 나 가온 오빠 팔에 매달려서 걷고
싶어졌어요.
가온 - (지영의 말에 놀라 눈이 휘둥그레 지더니 빠르게 본인의 음식을
먹는다) 옛썰!! 빛의 속도로 먹어 치우겠습니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