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이벤트]사랑과 우정사이 여자일기

노력매니앙 작성일 20.09.01 20: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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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못생기지도 예쁘지도 않은 흔한 여자였다.

 

평범해서 그런지 잘생긴 남자들부터 못생긴 추남들의

대시가 20살 기점으로 황금기가 왔는지 고백을 많이 받으며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며 평범한 연애를 하며 지냈다.

 

그러다 20살에 알게 된 마음이 엄청 잘 맞는 이성친구가 생겼다. 

 

물론 그 친구를 남친으로 생각한 적이 1도 없었기에 친하게 지냈고 시간이 지나 20대 후반까지 우정을 지키게 되어 베스트프렌드가 되었다.

 

그 친구도 나도 각자의 연애를 하면 서로 조언을 얻고 헤어지면 위로를 해주며 동성친구보다 훨씬 깊은 마음까지 공유하게 되었다.

 

29살.

 

12월 31일…

 

그 친구와 연말을 보내며 술한잔을 하는데 그 친구가 농담말투로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다.

 

 

<야. 우리 30살 넘어서 둘다 결혼 못하면 그냥 우정으로 결혼할까?>

 

그 친구의 말에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아무리 남자가 없어도 너랑은 절대 안한다고 벽을 쳤다. 

 

아니. 농담처럼 말은 했지만 느낌상 약간? 진심어린 느낌을 받았기에 우정이 깨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정색까지 했다.

 

그런일이 있고 우리는 30대가 되었다.

 

그 친구는 좋은 회사에 가기위해 공부를 하고 나는 취업해서 잘생긴 남자를 만나 연애중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내가 만나는 친구가 느낌이 별로라며 잘 생각해보라고 여러 번 조언했고 그럴때마다 코웃음치며 너나 잘하라고 했다.

 

4년이 지나 34살이 되었고 나는 그 친구 말대로 만나는 남자가 쓰레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바람도 아니고 나 말고 여친이 5명이 있다는 사실에 결국 헤어졌지만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 친구는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노력했고 그 친구 덕에 간신히 멘탈을 회복하고 일살생활이 가능해졌다.

 

그 친구에게 너무 고마워했고 내가 다시 밝아지나 그 친구가 대뜸 고백을 했다.

 

<나 사실 너 처음 알게 되었을 때부터 좋아했어. 더 늦기 전에 고백 하도 싶어.>

 

그 친구의 말에 겁이 났다.

 

너무 좋은 친구였다.  평생 내 옆에 있어 줄 친구가 남자친구로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그 친구가 남자로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거절했고 그 친구는 괜찮다며 계속 친구로 지내자며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 고백 이후 나는 예전처럼 편하게 그 친구를 대할 수 없었고 만남은 점점 줄어들었다.

 

 

36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만나자는 말에 나름 꾸미기 시작했다.

 

왠지 모를지만 살짝 설레기까지 했다. 연애를 너무 안한지 오래되서 그런가 생각하며 반가운 마음으로 그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친구가 내민 것은 청첩장이었다.

 

축하한다고 이야기하고 그 동안 못만났던 이야기를 하며 헤어졌다.

 

뭔가 아쉬운 느낌이었지만 진심 축하해주었다.

 

그 친구의 결혼식날 결혼식에서 그 친구를 보는 순간 깊른 마음속에서 슬픔이 올라와 급하게 화장실로 피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고 머리가 너무 아팠다.

도망치듯 결혼식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고 밤새 울면서 지냈다.

 

며칠 후 나는 인정했다.

나도 그 친구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

 

 

사랑과 우정사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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