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ㅁㅊㄴ 얼굴, 순간 그 x 뒤의 책상에 있는 커터칼이 눈에 띄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 아까 미술시간에 고무판 자르다 칼 다 부러뜨려서 새 칼을 집어넣는 걸 봤는데..
머리에서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느낌이 났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따끈하고 끈적한 액체의 느낌이.. 짜증난다…. 하지만 대항할 수 없는 느낌. 상상으로 밖에는 할 수 없는 그런 거..
상상을 할 때 항상 나는 누구에게 말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걸 이해한다고 가정하고 준비물을 먼저 챙겨볼까 ? 사과, 오렌지, 커터칼, 도마칼, 조개껍질, 그리고 있다면 디카까지.
처음엔 그냥 입부터 막아. 턱을 부러뜨려버리는건 어떨까 생각했다. 현재까지는 아무 준비물도 쓰지 말자구. 손으로 해결해. 하지만 목을 꺾거나 하지는 말자. 살려두자구. 어짜피 죽을꺼지만, 우리는 착하고 정많은 사람들이니까.
우드득 – 하는 소리를 즐겨듣지는 않는 나지만 그걸 즐길수 있다면 즐겨야겠지. 노래를 큰소리로 틀자구. 그리고 사과나 오렌지- 아니다. 오렌지는 저세상 갈 사람에게는 너무 큰 선물이지. 비싸잖냐. 사과를 목구멍까지 쑤셔넣어버려. 너무 깊이 넣지마. 다시 말하지만 .. 살려둬야 하니까. 그 다음은 점점 재미있어지지.
커터칼보다는… 상상에서라면 도마칼이 더 좋겠지. 옆에는 구멍이 송송 뚫린 도마칼 말이야. 후후- 회색빛 나는 돌에 가는 칼 소리란 기분이 좋아지지. 슬근슬근보다는 사악사악-
나의 사악한 마음을 나타내주는 소리. 훗. 그 칼로 뭘 하냐구 ? 내 앞에 있는 x의 살껍질을 살살 벗겨내는거야. 1mm정도 두께로 자른다고 생각하고 슬슬 벗겨내. 맛있는 회를 만드는 횟집요리사의 들뜬 느낌으로. 아이가 맛있어할 오이를 벗겨내는 주부의 마음으로. 손님들의 맛있어하는 표정이 눈에 선한 음식점집 주인의 느낌으로.
무서움 ? 두려움 ? 공포 ? 그딴거, 살인할 때는 필요없는거야. 살인을 할때는, 피할수 없으면 즐기랬다고, 흥얼거리며 좋아하는 노랠 흥얼거리며 작업하는것도 좋겠다.
그렇게 모든 곳의 살을 벗겨내. 하지만 벗겨 낼 때는 기억해야 해. 근육이 끊어지지 않게. 그리고 너무 깊이 하다가는 그 사람의 생명을 끊어버릴수 있어. 그러면 안돼, 즐길때까지 즐겨봐야지. 살을 모두 벗기고 나면 근육을 감상하는것도 좋겠지. 아니면… 미친듯이 팔딱대며 파리가 살짝 비켜나가게 맞아 다리 하나가 톡 부러졌지만 살려고 미친듯이 도망치는듯한 그런 육체를 잠시 감상해도 좋아.
만약 네가 이 일을 하고 있다면 피해자는 다리 부러진 파리보다도 못한 모습을 하고 있을 테니까. 후후.
코닥 모멘트 ? 좋아, 맘대로 해.
하지만 네가 잡힐 수 있다는 걸 기억하라구. 절.대.로. 싸이는 안된다고 말하고싶군.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도.. 네가 감상하고 충분하다는 마음을 가져야 해.
눈에 선하다. 핏발이 선 그 피해자의 눈. 눈물이 고이며 고통을 뿜어내는 입. 파리와 다른점이 있다면 네가 즐기고 있는 그 피해자는 근육과 뼈, 그리고 조금 남은 더러운 지방뿐이라는거지. 혹시 지방이 있다면 걷어내버릴 것. 더럽거든, 보기 불결하지.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 있는지 ?
헤라클레스의 아내와 헤라클레스가 강을 건널때의 일이지. 헤라클레스의 아내가 어떤 켄타우루스 (반은 말, 반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건너는데 그의 아내가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그녈 데리고 도망치려 했는데 헤라클레스가 놓칠새 없이 그를 죽여버리고 말았고, 죽어가던 켄타우루스는 헤라클레스가 혹시 그녈 버리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거든 자신의 피를 헤라클레스의 옷에 묻히라고 했지.
정말 예언이 들어맞았던걸까. 헤라클레스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됬고, 아- 약한 마음과 가시를 가진 장미꽃이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로다. 그의 부인은 옷에 켄타우루스의 피를 뿌렸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구 ?
훗 -근육만 남았어. 살이 옷에 붙어 떨어져나가버렸지.
난 헤라클레스 부인이 존경스러웠어. 갑자기 복받힌 화난 여자의 느낌. 난 그 일을 실행하고 싶었어. 하지만 우린 인간이지, 켄타우루스가 없는 세상에 태어난 인간.
하지만 그거 알아 ? 이미 꽤 날카로운 칼로 살을 벗겨내버렸다구. 조개껍질의 역할은 아직 오지 않았겠지만, 피가 철철 흐르겠지. 하지만 무서워하면 안되는거 알아 ? 이건 시작에 불과했어. 무서워진다면.. 아직 적응이 안된거야.
희열을 느꼈어야해.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아직 뜨끈뜨끈한 근육을 쓰다듬어보자. 매끈하지 않은가 ? 후후. 그 느낌이 전달된다면, 그리고 입가에 웃음이 온다면 반쯤은 넘어온거다. 근데…
이 과정을 다 마쳤다면, 이젠 피해자도 고통스러우니 보내줘야겠지. 조개껍질을 반쪽으로 쪼갠 후, 근육을 툭- 끊으면서 그 피해자의 목숨도 헤라클레스의 목숨을 끊으려 했던 눈알 1개를 나눠쓰는 세 마녀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실을 끊듯, 끊어버리는거지. 툭툭.. 하나씩 정교하게 . 이것도 미술이고 의학이라고. 보통 의사지망생들도 느끼지 못하는 따끈한 근육의 느낌을 비싼 돈 주지도 않고 쓰고 있으니 무슨행운인가.
혹시 아직도 살아있는 지독한 인간이라면 마무리도 해줘야겠지 ? 영화에서 많이 봤지 않았을까? 칼로 푹 – 깊숙이 넣어주는거. 심장말야. 팔딱팔딱 뛰는 심장을 깊숙히 찔러주자.
어때 ?
나의 상상이 ?
며칠 후면 상상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 될 것이란걸 잊으면 안돼. 현실세계와 상상은 상당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지. 어쩌면 나의 멋있는 최후가 안될지도 몰라. 하지만… 도전해볼만 한 가치는 있는거같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