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친 바로 직전에
같은 회사 여사원이랑 한 1년 6개월 정도 만났었네요
어느날 이 여자가 배신을 때리고 사장아들한테 넘어갔었죠
사실 그 때 화가 많이 났었습니다
여친을 잃었고 혼자 되었다는게 화가 난게 아니라
능력이 없어보인다는 이유로 저보다 키도 작고 학벌도 딸리고 뭐 그런 녀석한테
뺏겼다는것이 너무 분하고 억울했죠(자세한건 시티헌터 심리겟에서 제 아이디 검색해 보시길)
사실 그 때 이후로 스스로에게 많은 변화를 준 것도 사실입니다
예전에 시티헌터 게시판에 썼듯... 이젠 좀 티를 내고 다니고 싶었거든요
다시 예전처럼 시계, 목걸이에 옷도 항상 좋은 것만 입고 다니고
새 옷을 살때도 무조건 빈폴이나 폴로, 랄프로렌 같은 브랜드만 다녔네요
새 여친을 만나고... 나이차가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다시 MLB나 FUBU같은 옷들도 즐겨입긴 합니다(제가 쪼끔 동안이에요)
회사 나갈 땐 무조건 좋은 옷, 좋은 시계 그리고 좋은 안경, 좋은 신발만 입고 쓰고 다녔네요
한번씩 차도 가지고 나가고...
그렇게 다니다 보니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 사람들이 봐주는 인상이 달라지긴 합니다
옷이 날개라는 이야기가 괜히 있는게 아니더군요
여사원들도 슬슬 와서 말도 걸어주고...
가는 길에 태워다 달라는 사람도 생기고...
그렇게 헤어진지 지금 4개월 좀 넘었군요
그 여친이랑 헤어지고 한달 조금 안되어 지금 여친을 만났으니...
어제 회사에서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전 항상 외부 사람들이랑 자리를 자주 가지기 때문에
정작 우리회사 사람들이랑은 같이 술마시고 어울릴 자리가 많이 없거든요
사람들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어느 순간 보니 저 쪽 구석에 예전 여친이 앉아있더군요
진짜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그 자리에 나가지 않았겠죠
사내 연애 하다가 깨지면 매일 봐야 하는 그 짜증도 짜증이지만..
누군가 자꾸 흘끔흘끔 쳐다보는 느낌도 상당히 더럽거든요
예전 여친이랑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지는 않지만
한번씩 오다가다 마주치는 경우엔 좀 그렇더군요
물론 그 여친도 남자친구가 있고(저랑 헤어지기 전부터 ㅎㅎㅎ)
저도 여자친구가 있지만...
전 물론 지금 전혀 미련은 없습니다
덕분에 훨씬 착하고 싹싹하고 이쁜 여친이랑 만나고 있으니 말이죠
아무튼... 어제 그렇게 술자리에 여친을 봤는데
그 밝고 잘 웃던 애가 얼굴이 완전 당장 내일 모레 죽을 상을 하고 있더군요
저도 회사 사람들과 오랜만에 술자리라 이 사람 저 사람 할 이야기도 많고...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고
담배한대 피우면서 잠깐 바람 좀 쐬려고 밖에 나와서 여자친구랑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빠 오늘 또 술먹죠?"
"오늘은 거래처 사람들 아니라서 일찍 들어갈꺼야"
"거짓말..."
"진짜거든~ 오빠 내일도 일해야 되요 그래서 오늘 술 많이 먹음 안돼"
"오빤 3시까지 술먹어도 출근하잖아!! 미워!! 내일 토요일인데 나 보러 또 안올꺼지!!"
"아니에요~ 오빠 내일은 오전 근무만 하면 되요 그러니까 오후에 꼭 보러갈께요"
이런 이야기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갈려고 돌아서는데... 뒤에 예전 여친이 서 있더군요
술을 좀 먹었나 보더라구요
"누구야?"
"XX씨가 알거 없잖아요"
"오빠 나한테 왜 존댓말 해?"
"원래 저 회사 사람들한테 존댓말 하잖아요"
"그래서? 내가 그냥 회사 사람이야?"
"그럼 아니에요?"
"오빠 진짜 너무한다..."
"지금 저한테 너무한다는 이야기 할 자격 있어요? 제가 왜 그런말 들어야 되죠?"
"진짜 이럴거야? 도대체 왜 이러는데?"
"제가 뭘 어쨌다고 이러세요? 지금 들어가 봐야 겠어요 자리 오래 비웠네요"
그러고 그녀를 지나쳐서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에 앉아 사람들하고 일에 관련해서 좀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문자가 오더군요
"오빠.. 진짜 냉정하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변해? 나 사랑한다며... 나한테 왜 이렇게 차갑게 구는데?"
예전 여친입니다...
"너 사랑했었지.. 근데 그건 몇 달 전 이야기고.. 니가 나 차버려놓고 내가 너 기다려 줄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내가 나 싫다는 사람한테 그렇게 까지 매달릴 거라고 보였나?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
너 나랑 만날 때 나한테 어떻게 했었는지.. 그리고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었는지 그리고 나한테 이런거 보내다가
XX(사장아들 이름)가 보면 참 좋다고 하겠다 술많이 먹었음 집에 가 나한테 술 주정 부리지 말고"
답문을 보내놓고 다시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한참 했습니다
어느 순간 보니까 예전 여친이 없더군요
집에 갔답니다
그렇게 술자리가 끝나고 보니 밤 11시쯤 되었더군요
택시를 타고 지금 여친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빠 지금 집에 가요~"
"진짜에요?"
"그럼~ 택시 기사 아저씨 바꿔 줄까?"
"아니야 대써 진짜 집에 가는거죠?"
"네~ 그러니까 걱정하시 마세요~ 오빠가 집에 들어가서 씻구 전화할께요~"
"그럼 내일 몇 시에 나 보러 올꺼에요?"
"내가 2시까지 도착하게 갈께"
"응 그럼 씻구 전화하지 말구 일찍 자요 내일 아침에 통화해요"
"알았어~ 그럼 잘자~ 내일 봐요"
그렇게 집에 내려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비상계단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제가 4층 살거든요)
집앞에 딱 도착했는데 예전 여친이 집앞에 서 있더군요
깜짝 놀라서 술이 확 다 깹니다
"여기서 뭐해요?"
"오빠... 내가 미안해... 잘못했어..."
"잘못한거 없으니까 집에 들어가세요 많이 취한거 같은데...갑시다 집까지 데려다 줄께요"
"오빠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해"
"저 내일 출근해야 되요 그리고 지금 많이 피곤하고... 좀 쉬어야 겠어요"
"그러니까 잠깐만..."
"할 이야기가 뭔지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합시다"
"오빠... 내가 그 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오빤 내가 그렇게 잘못했는데도.. 나 걱정해서 집에 데려다 준다는데...
난 그 때 왜 오빠한테 그렇게 나쁜 짓 했을까... 오빠... 진짜 잘못했어... 한번만 용서해 주면 안될까..?"
"XX씨 나한테 용서받을짓 한 거 없구요 지금 이렇게 늦게 들어가면 집에서 걱정하시지 않나요?"
"오빠... 나 집에 안가면 안돼? 오빠 집에 나 재워주면 안돼?"
"안되거든요 그리고 멀쩡한 집 놔두고 왜 외박을 할려고 해요? 갑시다 집에 데려다 줄께요"
"오빠.. 나 진짜 잘못했어..."
예전 여친이 펑펑 울기 시작합니다
참 난감하더군요
"술깨고 회사에서 이야기 합시다 조만간에 술한잔 살께요 그러니까 오늘은 집에 갑시다"
간신히 달래고 달래다가 결국 업어서 택시 타는 곳 까지 내려왔네요
택시에 태워서 그녀가 사는 아파트에 데려다 주고...
다시 돌아나오는 길에 보니 와이셔츠에 눈화장이랑 눈물이 범벅이 되어 있더군요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잠들고 아침에 출근해보니...
그녀는 출근도 안했습니다
하긴 그렇게 술을 먹고 출근하기 쉽지 않았겠죠
사장 아들넘하고 무슨 일이 있었나 봅니다
사장 아들넘이 원래 개 망나니 같은 넘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는 좀 알아봐야겠네요
제가 오바하는 건가요?
그래도 예전에 제가 1년 6개월이나 이뻐해주고 사랑해주던 사람인데...
우는 걸 보니까 마음이 아프네요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물론 지금 여친이랑 헤어지고 예전 여친한테 돌아가는 짓거리는 안합니다
다만... 그녀가 잘 지냈음 좋겠는데 잘 못지내니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하는군요
에휴... 주말에 생각 좀 잘해봐야 겠습니다
장문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PS. 관리자님 보나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