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미쓰타맨 작성일 08.01.21 23: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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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끄적이고 싶을 때가 있어요.
아무 생각없이 펜의 줄기를 잡고 언어를 한 없이 늘여가며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는 허무앞에 고개숙이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얀 백합이 저렇게 고상하게 피었어도 저 의미가 하얗게 피어나는 그리움 일지도 모른다고
저것이 어쩌면 나를 죽이려 들지도 모른다고...
점~점~점~ 숨막혀 와요.
아무 이유없이 그냥 끄적여요.
무얼 바라거나 무얼 찾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요.
나를 좀 파헤치려구요.
그냥 들어주거나 읽어주세요.
그런데...
당신은 누구인가요?
저는 누구에게 이 글을 쓰기 시작했죠?
결코 처음부터 당신이었다고 말하지 못해요.
하지만 결국에 또 당신에게 가게 되겠지요.

이 지독하게 무서운 사색의 끝이 당신께 이르러 맺히는 핏방울이 되겠지요. 어쩌면 바램일 수도...
그런데... 정말 당신은 누구인가요?
거리마다 코스모스 향이 나네요. 어느길가 도로변에 있냐고
기웃기웃 창가위를 보았는데... 코스모스 색색이 피어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네요.
향기는 내 주위로 지독하게 불어오는것만 같은데.... 
사랑이라는 것도 그런건가요.. 달콤한 향기에 온 촉수들을 세우고 더듬어도 결국 보이지 않는 당신같은 건가요?
어느 곳에 숨어있지도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늘 거기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숨가쁘게 찾아다니는 허무!
결국 나에게서 비롯되었나요?
정작 당신은 없는데 그리움은 한 없고, 어쩌다 당신이 나도 모르게 다녀가시면 마른 목을 축이지 못하고 하얀 김만 일으키며 사라지는  그렇게 타는 갈증같은 것인가요? 그렇게 안타까운...
나는 언제부터, 나는 왜 이렇게 당신이 그립기 시작했죠?
어느 봄? 어느 소름끼치던 가을? 어느 말라가는 여름과 얼어붙은 겨울 사이?
그곳엔 느티나무가 있었나요?
나는 언제 느티나무 한 그루 섰는 동산에서 당신의 무릅을 베거나, 나의 무릅을 내어주고 책을 읽었나요? 혹은 미소의 대화를 하면서 서정을 느꼈나요?...
전혀 없던 그 시간이 자꾸만 기억되어짐은 결국은 소망인가요?
그 작은 바램이 왜 가슴에 이리도 오래토록 진하게 남았죠?
그런데 그 무릅을 나에게 내어줄 당신은 있나요?
계시다면 맞다면...
제가 당신께 무릅을 내어주고 시한편 드리겠어요.
당신의 미소가 두드러질 듯 퍼지고, 보일 듯 말 듯한 행복함이 당신 눈가에서 갈색 머리칼을 따라 흐르는 것들 쓰다음어 주고 싶어요.
그래도 되나요?
그냥 무작정 욕심만은 아니라면 선물이라고 생각해도 되요.
나에게 꿈을 선물하는 거라구 생각해 주세요.
느티나무 서있는 동산에서 내 무릅에 당신을 누이고 시한편 읽어나가는 나의 목소리가 남보라빛 하늘까지 닿게 해주세요...
그런데...
정말 당신은 누구인가요?
정말 이 지독한 그리움은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나요?
오늘은 나에게 와 주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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