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의 '중력 탐사선 B'가 모은 데이터를 근거로 미국 스탠포드 학의 과학자들이 아인슈타인 일반 상대성 이론의 핵심 예언 중 한 가지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해외 언론들이 연일 보도하고 있다.
영국의 비비시가 16일자 온라인 기사에서 제시한 비유는 가장 흔히 이용되고 이해하기 쉬운 것이다.
무거운 볼링공을 고무판 위에 올려놓으면 고무판은 볼링공의 무게 때문에 움푹 들어가게 된다. 같은 방식으로 지구도 주위의 시공간을 왜곡한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주장이었으며 이런 현상을 측지 효과(geodetic effect)라 부른다.
한편 고무판 위의 볼링공이 회전하면 주변의 고무판을 끌어당기기 시작할 텐데, 지구 또한 주위의 시공간을 끌어당길 것이다. 회전하는 댄서의 스커트가 말려 돌아가 현상에도 비유할 수 있는데, 이것이 좌표계 이끌림(frame dragging)이다.
중력 탐사선 B는 극도로 정확한 자이로스코프(회전의(回轉儀)) 네 개를 이용해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의 두 가지 효과를 측정했다. 이들 효과가 실재한다면 일 년에 걸쳐 자이로스코프의 회전 각도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켜 0.0018° 기우러지게 된다. 탐사선의 데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측지 효과가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연구팀은 보도 자료를 통해 중력탐사선 B의 데이터는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측지 효과를 “1% 이상의 정확도(a precision of better than 1 percent)”에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처음으로 아인슈타인의 효과들을 직접 보았다”며 스탠포드 대학의 프랜시스 에버릿은 이번 연구의 성과를 강조했는데, 뉴사이언티스트가 16일자 기사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측정은 달에 있는 거울에 레이저를 쏘아 측정한 이전의 실험에 비해 정확도가 높지는 않다. 닐 암스트롱 등은 1969년 달 표면에 100개의 거울이 달린 2피트 너비의 패널을 남겨 놓고 왔다.
한편 측지 효과에 비해 1/170로 미약한 좌표계 이끌림 현상은 추가로 8개월가량의 분석 작업이 진행되어야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나무 기자 (저작권자 팝뉴스)